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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H 올해 공공주택 사업승인·착공 달성률 1% 안돼…"업무 마비 상태"

    입력 : 2024.07.17 07:30

    /연합뉴스

    [땅집고] 올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승인·착공한 공공주택 실적이 각각 목표 대비 1%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주택공급확대가 공염불에 그치고 있어 공급절벽발 주택시장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땅집고가 LH 노동조합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LH는 올해 분양·임대를 합해 공공주택 6만8000여가구에 대한 사업승인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7월 기준 실제 사업승인을 마친 주택이 단 94가구로, 목표치의 0.1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착공 실적도 마찬가지로 1%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올해 분양과 임대를 합해 총 5만120가구 착공할 계획이었지만 실제 착공한 주택은 140가구 뿐이다. 달성률을 계산하면 0.27%에 그친다. 이마저도 전량 임대주택이고 분양주택은 단 한 가구도 착공하지 못했다.

    [단독] 올해 LH의 공공주택 사업승인 및 착공 실적. /이지은 기자

    LH의 주택 공급 실적이 꺾이기 시작한 시기는 2021년부터다. 2017~2020년까지만 해도 매년 공공주택 사업승인 및 착공 물량이 목표치의 90%를 웃돌았고, 심지어 100% 이상을 달성하는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2021년 사업승인 실적이 80%, 착공 실적이 38%로 훅 떨어지더니 올해에는 목표의 1%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LH 조직 내부에서는 인력 부족과 업무 과잉이 공공주택 공급 실적이 저조한 가장 큰 이유라고 입을 모은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자 정부는 LH에게 부동산 PF 부실 사업장 매입, 전세사기 지원, 대구 신공항 SPC 등 굵직한 부동산 현안을 전부 LH에 맡겼다. 이에 따라 LH가 진행하는 사업 규모가 최근 5년 간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에 반해 늘어난 업무를 소화할 수 있는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2021년 LH 임직원 신도시 땅 투기 사태가 터진 데다 지난해 인천 검단신도시 LH 안단테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붕괴하는 사건까지 연달아 발생하자, 정부가 LH 조직 통폐합과 인력 축소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최근 수도권 집값 상승폭이 커지자 정부가 LH에 공공주택 물량을 확대하라는 주문을 넣었다. 이달 5일 이한준 LH 사장은 정부 지시에 따라 올해 공공주택 5만가구를 착공하고, 내년에도 6만가구 이상 착공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LH 내부 사정을 고려하면 사실상 업무 소화가 불가능한 셈이다.

    장효수 LH 노동조합위원장은 “현재 LH 조직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력·조직이 축소된 데다 내부 사기 저하로 연간 900명이 휴·퇴직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부동산 관련 사업 주문이 쏟아지는 바람에, LH는 본연의 업무인 주택 공급 업무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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