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7.16 15:53
[땅집고] 지난달 서울의 집값은 고공행진한 가운데, 지방 집값은 하락세를 이어가며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악성 미분양, 입주 물량이 많은 대구와 세종 지역에서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전국 주택 매매가격 지수는 전달보다 0.04% 상승했다. 월간 동향에서 전국 주택가격이 상승한 것은 지난해 11월(0.04%) 이후 7개월 만이다.
하지만 지방은 전월 대비 0.10% 하락했다. 전달 -0.06%보다 하락폭도 커졌으며, 올 상반기 누적 하락률이 -0.62%에 달했다.
지방에서는 대구(-0.45%)와 세종(-0.32%), 부산(-0.21%)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대구(-0.45%)는 달서구·달성군 위주로, 세종(-0.32%)은 새롬·도담동 위주로, 부산(-0.21%)은 연제·수영구 위주로 하락하며 지방권 하락폭 확대됐다.
대구의 경우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은 것이 집값 발목을 잡는 걸림돌로 꼽힌다.
대구는 5월 기준 악성 미분양 물량으로 꼽히는 준공후 미분양 주택이 1만3230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주인을 찾지 못한 단지들의 경우 시세보다 수억원 저렴한 가격에 입주자 모집에 나서면서 집값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종시는 지난해 입주물량이 3092가구, 올해 3616가구가 예정되면서 대규모 입주가 이어진 것이 가격 하락 원인으로 지목됐다.
입주장이 몰리면서 기존 아파트 가격이 반토막 나기 시작했다.
세종시 고운동 ‘가락마을 19단지’는 전용 84㎡ 가 지난 2020년 7월 8억2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4억1000만원에 팔렸다. 고운동 ‘가락20단지 베르디움’ 같은 주택형도 2020년 12월 7억원에서 지난 1일 3억7000만원으로 가격이 급락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입주 물량 여파와 악성 미분양 등이 해소돼야 지방도 가격 반등이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CR리츠 등도 도입하기로 했지만, 수요가 따르지 않으면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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