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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선시티 온다" 국내 최초 대학 동문이 함께 사는 은퇴자 마을

    입력 : 2024.07.15 14:31 | 수정 : 2024.08.06 17:20

    [땅집고]실버도시의 롤 모델… 인구 4만 미국 애리조나 선시티 -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선시티(SunCity)의 전경. 여의도 13배 크기 부지에 은퇴자 맞춤형 도시로 조성한 곳이다. 미국 곳곳에서 온 은퇴자 4만여 명이 산다. 골프장과 극장, 대형 병원 등이 있다. 미국은 고령화에 대비해 1960년대부터 이러한 마을을 조성했다. 현재 미국 곳곳에 1900여 곳이 운영 중이다. /미국 선시티 홈페이지

    [땅집고] 미국 애리조나주 ‘선시티(Sun-City)’는 은퇴자도시 대명사다. 선시티는 1960~1970년대 조성된 후 여가·문화 시설을 내세워 미국 은퇴자들을 흡수하면서 성장했다. 최근에는 인구가 약 4만 명(2020년 기준)까지 늘었는데, 5명 중 4명(약 80%)이 65세 이상이다. 마트와 음식점, 병원 등 생활 인프라가 탄탄한 편이다.

    앞으로는 한국에서도 이러한 형태의 은퇴자도시가 생겨날 전망이다. 저출산·고령화 추세로 인구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자치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은퇴자도시를 표방하면서다. 정부 역시 이러한 은퇴자 거주 지역을 만드는 데 적극적이다. 지역의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다른 지역의 인구를 끌어오거나 출산율을 제고시켜야 하는데, 후자의 경우 이미 많은 지자체가 실패 사례를 남겼다.
    [땅집고] 충북 괴산군에 있는 은퇴자 마을 '미루마을' 한 주택의 모습. /유튜브 채널 'KBS 같이 삽시다'

    ■ ‘성공 경험’ 괴산군 “은퇴자마을, 인프라 관건!”

    최근 들어 군 단위 지자체에서는 ‘은퇴자마을’을 조성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충북 청주시는 행정안전부 ‘고향올래(GO鄕ALL來)’ 공모사업 선정에 따라 미원면 어암리에 '은퇴자 마을'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시는 2026년까지 10억원을 들여 어암리 산촌생태마을 다목적회관을 리모델링해 은퇴자 거주 공간을 조성하고, 이 지역의 자연·관광자원을 활용해 귀농·귀촌 교육프로그램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충북에는 국내 최초 대학 동문 공동체 마을 ‘미루마을’도 있다. 2009년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에 들어선 미루마을은 인하대 동문 50여 가구가 귀촌을 목표로 만든 곳이다. 마을 입구에 네 그루의 미루나무에서 이름을 땄다.

    괴산군은 이외에도 칠성면 율원리 일원 3만 4866㎡에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성산별빛마을’을 추진 중이다. 은퇴자와 귀농·귀촌인 등을 위한 임대와 분양형 타운하우스 각각 20가구를 만든다. 단독주택(15가구) 필지를 포함하면 총 55가구가 거주할 수 있다. 이곳에는 공유 주방과 헬스클럽 등을 갖춘 커뮤니티센터, 정원식물 스마트팜, 북 카페 등도 들어선다.

    괴산군 관계자는 “성산별빛마을의 경우, 차로 3분 거리에 수영장 같은 체육시설, 부대시설 등을 갖춘 ‘자연드림파크’가 있을 뿐 아니라 카페나 마트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며 “기반 시설이 부족하면 농촌에 정착하려던 은퇴자들이 살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이곳은 인프라가 좋은 편이라 정착률이 높다”고 했다.

    [땅집고] 경남 거창군에 2027년 조성되는 은퇴자 마을 '아로리타운' 예상 모습. /경상남도

    ■ 정부, 거창·인제에도 ‘은퇴자마을’ 만든다

    성산별빛마을은 8개 정부 부처가 나서 은퇴자나 귀농·귀촌 청년들의 정착을 지원하는 사업인 ‘지역활력타운’ 공모사업의 일환이다. 행정안전부가 올해부터 국토교통부, 교육부 등 총 8개 부처와 함께 추진하는 지방활력타운은 주거·돌봄·일자리 복합 거점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방활력타운’은 정부의 인구 감소에 대응책 중 하나다. 전국 89개 인구감소지역에서 추진 가능하다. 정부는 인구감소지역에서 ▲매력적인 정주 여건 조성 지원 ▲생활인구 유입 및 활성화 ▲지역 맞춤형 일자리 창출 및 산업 진흥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남 거창군 거창읍 정장리에 2027년 들어서는 ‘지식-인(IN) 거창 아로리타운’도 지역활력타운 사업 대상지다. 거창군은 총 3만 8900㎡ 부지에 걸쳐 타운하우스 16가구, 단독주택(32가구) 필지, 시니어형체육센터, 복합문화센터 등을 조성한다.

    이외에도 충남 서천군은 2005년 ‘농어촌복합노인복지단지’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후 노인 복지관·요양병원·요양시설, 장애인 종합복지관·보호작업장, 고령자용 국민임대아파트(보금자리 주택)를 한곳에 조성해 ‘ 서천어메니티복지마을’을 만들었다.
    [땅집고]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추이. /땅집고DB

    ■ 은퇴자 마을 성공 관건은? 인프라!

    최근 들어 이러한 은퇴자도시 조성 바람은 더욱 강력하게 불고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인구 감소 위기가 드리운 가운데, 지방 소도시의 경우 이미 빠른 속도로 인구가 줄고 있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1982년 11만 2000명이던 충북 괴산군 인구는 1988년 10만 선이 무너졌다. 불과 3년 뒤(1991년)에는 6만 선 아래로 떨어졌다. 줄곧 하락한 결과, 올 2월 기준 인구는 3만 6381명이다.

    전입 인구가 아니면 인구를 더 늘릴 방법은 사실상 없다. 2023년 괴산에서 태어난 신생아는 단 56명에 불과하다. 같은 충북지역이지만 비교적 대도시인 청주시(4514명)의 1% 수준이다. 이는 괴산만의 일이 아니다. 정부가 전국 89개 지역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선정하고, 재정·행정 지원을 약속한 이유다.

    다만, 은퇴자도시 성공을 위해선 여러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은퇴자의 경제적 기반이다. 은퇴 후 소비 활동을 위해선 반드시 연금 등 생활비가 필요하다. 은퇴자마을에선 새로운 생산활동을 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소비가 가능한 시설도 필수다. 유통망이 촘촘하게 있는 대도시와 달리, 군 단위 지역은 상권이 없거나 배달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 기반시설 부재는 은퇴자들의 불편함으로 이어진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대규모 은퇴자 마을을 조성한다면 은퇴자가 꼭 가서 살고 싶은 마을로 만들어야 한다”며 “주거와 생활, 의료와 복지 등이 모두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 운영 전문가 과정>


    땅집고는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부동산 개발 니즈에 맞춰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3기)’을 오는 8월 28일 개강한다. 올해 2월, 5월 순차적으로 개강한 1기, 2기는 조기 마감했다. 이번 과정은 시행사나 건설사, 자산운용사, 건축설계회사, 투자회사, 감정평가회사, 공기업, 공공기관 등 기업 회원이 대상이다.

    강의는 현장 스터디 3회를 포함해 총 18회로 진행한다. 김이진 전 시니어스타워 재무운영본부장은 시니어타운 개발과 운영 수지 분석 방법을 알려준다. 서울시 초대 유니버셜디자인센터장을 지낸 최령 컨설팅랩이엘 대표는 어르신의 사용성을 극대화한 인테리어에 대해 설명한다.

    황문영 종근당산업 벨포레스트 사무국장은 시니어주거와 요양시설의 차이점과 운영 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한다. 전국 실버타운을 직접 방문해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브 채널 ‘공빠TV’의 문성택씨는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기존 실버타운 개발 사례를 집중 소개한다.
    강의는 매주 수요일 오후 4시~6시30분이며, 수강료는 29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 (02)6949-6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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