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7.13 07:30
[르포] '고분양가 논란' 2년전보다 2억 오른 분양가…84㎡ 12억에도 견본주택 인산인해ㅣ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
[땅집고] “혹시 지금 어지러운 분 계세요?” “저요.” “아니, 방금 와 놓고 무슨…”
지난 12일 찾은 서울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5번 출구로 나와 대로변을 따라 3분 정도 걷다 보니 흰색 외관에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라는 큼지막한 초록색 글자가 적힌 견본주택 건물이 나왔다.
이면도로 쪽으로 출입구를 낸 이 건물 주차장이 견본주택 방문객 대기 장소였다. 어두컴컴한 주차장에 40여명이 견본주택에 입장하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머리가 희끗한 노부부부터 반팔 와이셔츠 차림을 한 30대 남성, 청바지에 에코백을 걸친 20대 여성까지 나이대가 다양했다.
이날 날씨가 덥고 습해 새 아파트 홍보 전단물이나 부채를 펄럭이며 땀을 식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날씨를 고려해 경호인력이 ‘지금 임산부거나, 혹시 어지러운 사람은 먼저 입장하도록 도와주겠다’고 공지했다. 이 과정에서 대기 장소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은 한 50~60대 여성이 견본주택에 빨리 들어가려는 목적으로 ‘어지럽다’고 말하자, 경호원이 ‘방금 도착해놓고 무슨 어지럽느냐’며 핀잔을 주기도 했다.
20분여 기다린 끝에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 견본주택에 입장할 수 있었다. 건물 안에 들어가서도 대기가 계속됐다. 59㎡ A타입과 84㎡ B·D타입 총 세 가지 주택형을 전시해 뒀는데, 혼잡을 방지하기 위해 방마다 2~3분 정도 기다렸다가 입장하는 과정이 반복됐다. 관람을 마친 방문객들은 로비에 있는 상담창구를 찾아 분양 상담을 받기도 했다. 총 8개 창구가 마련됐는데 마치 은행처럼 대기표를 뽑고 기다려야 했다.
■2년 만에 분양가 2억 올랐지만…견본주택 대기열 늘어져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 6구역을 재개발하는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는 2022년 11월 분양한 ‘장위자이 레디언트’(장위4구역) 이후 장위뉴타운에서 2년여 만에 공급에 나서는 단지다.
과거 ‘장위자이 레디언트’의 경우 84㎡ 기준 분양가가 최고 10억원대에 달해 당첨자의 40%가 계약을 포기하면서 대거 미분양이 발생했다. 올해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는 이보다 2억원 가량 더 오른 최고 12억원대에 분양한다. 그런데도 이 단지 견본주택에 대기열이 늘어질 만큼 관심이 뜨거운 분위기다.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량과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현상을 접하면서 서둘러 내 집 마련에 나서야겠다고 판단한 수요자들이 일제히 청약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는 총 2개 단지로 나눠서 짓는다. 1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3층, 11개동, 1068가구며 2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29층, 4개동, 총 569가구다. 모두 합하면 총 1637가구인데 이 중 전용 59㎡와 84㎡ 718가구를 일반분양한다.
견본주택에는 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세 가지 주택형 모델하우스가 마련됐다. 3베이 판상형 설계를 적용한 59㎡ A타입과 4베이 판상형인 84㎡ B타입, 타워형인 84㎡ D타입이다.
공통점으로는 ‘드레스룸 특화 옵션’이 보인다. 안방과 붙어있는 작은 침실에 슬라이딩 도어, 디자인 시스템 선반, 제습기 등을 설치해 드레스룸으로 바꾸는 유상 옵션이다. 비용은 59㎡가 380만~492만원, 84㎡가 236~261만원으로 책정됐다.
■34평 최고 12억 “비싸긴 하다”…1년 전매라 차익 투자도 가능해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는 총 15개 구역으로 구성하는 장위뉴타운에서 핵심 입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하철 1호선과 6호선이 지나는 석계역 초역세권 입지를 갖춘 구역은 이 단지가 유일해서다. 총 1637가구 대단지이지만 역에서 가장 먼 동에서 출발해도 석계역까지 걸어서 10분 내외로 걸린다. 지하철 1호선을 이용하면 광화문·을지로업무지구로 출퇴근할 수 있는 시청역까지 30분 정도 소요된다.
최근 서울 새아파트 분양 시장이 달아오른 만큼 이 단지 청약에 나서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분양가가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는 의견이 나온다. 견본주택 대기열에서도 입주자모집공고 팜플렛을 보다가 “진짜 너무 비싸긴 하네”라고 혼잣말하는 방문객도 있었다.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 주택형별 분양가는 ▲59㎡ 8억2600만~9억6700만원 ▲84㎡ 10억4000만~12억1100만원으로 책정됐다. 84㎡ 최고가 기준으로 바로 옆 ‘장위자이 레디언트’가 2년 전 최고 10억원대에 공급했던 것보다 2억원 올랐으면서, 입주권이 올해 6월 12억1000만원에 팔린 것과 비슷해진 금액이다. 결론적으로 시세와 비슷한 가격에 분양, 현재 시점에서 차익은 거의 없는 셈이다.
단지가 들어서는 성북구가 비규제 지역이라 각종 규제가 느슨한 것은 장점이다. 거주의무, 재당첨 제한은 없고 전매제한만 1년 적용한다. 이 단지가 입주일(2027년 3월) 전 분양권을 1년만 보유했다가 매각해 차익을 남기는 투자가 가능한 셈이다. 1년이면 중도금 3회차(2025년 8월) 기간까지 도래하는데 최고가 기준으로 59㎡는 4억원, 84㎡는 4억8500만원 정도 납부하는 여력은 있어야 한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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