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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등장한 김현미식 집값 예언…국토부장관 "집값 안정 확신" 발언 논란

    입력 : 2024.07.12 09:52 | 수정 : 2024.07.12 10:53

    [땅집고]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주택 시장 상황에 대해 “(집값이) 추세적으로 상승 전환하는 것은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집값 안정을 확신한다는 국토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서울 집값이 이미 급등하고 있는 현실을 무시한 발언”, “장관은 확신이 아니라 통계로 말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고 말했다. 박 장관과 달리 집값 과열에 대한 위기의식을 표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집값은 금리, 심리, 수출 등이 복합적으로 결정하는 만큼, 단기적 집값 전망은 점쟁이의 영역”이라며 “집값이 절대 오르지 않을 것으로 단언했다가 정부의 신뢰성을 스스로 붕괴시킨 김현미 장관 전례를 감안하면 장관이 좀더 신중하게 발언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김현미 장관의 말을 믿고 내집마련을 미룬 국민들은 집값이 치솟자 “정부 믿다가 망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땅집고]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국토교통부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집값, 추세적 상승 전환 어려워”

    박 장관은 지난 10일 국토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우리나라 경제,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인구·가구 문제가 (집값을) 몇십프로씩 상승시킬만한 힘이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4% 오르며 2018년 9월 셋째 주(0.26%) 이후 5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은 16주 연속 이어졌고, 오름폭도 커지고 있다.

    박 장관은 서울 서울 강남권 등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한 상승세에 대해 “지역적,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잔 등락이라고 생각한다”며 “과거 어느 정부 때처럼 몇 년간 계속 오르는 상황이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고금리 지속과 공사비 상승, 수요 계층이 공고하지 않다는 점을 꼽았다. 박 장관은 “현재 상승하는 건 쏠림현상이 일어나는 지역들이고 서울 일부 지역에 매매가 몰리는 것을 보고 시장 전부를 진단할 수 없다”며 “수급의 문제이기보다 금융장세적 성격이 강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긴축재정부터 시작해 가계부채 문제를 크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금융장세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택 공급 물량도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조만간 만만치 않은 3기 신도시 물량이 수도권 좋은 지역에 공급 대기를 하고 있다”며 “올해 주택 준공 물량도 3년 평균보다 조금 더 증가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 주택 시장에선 “지금부터 시작이에요”…실수요자 돌풍 무서워

    하지만 업계에서는 박 장관의 의견과는 정 반대로 예측하고 있다. 오히려 “집값 상승이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의견도 많다.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통상 투자자가 움직인 뒤 뒤늦게 실수요자가 쫓아가는 식으로 주택 가격이 올랐는데, 최근의 오름세는 심상찮다”며 “투자자는 움직이지 않는데 실수요자들이 먼저 나서서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집값이 오르고 있고 이런 움직임은 한 번 상승세를 타면 걷잡을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지금 같은 기세라면 잠실 한강변 아파트 국민주택형이 24억원 정도 하는데, 연내 30억원 돌파 가능해보인다”고 했다.

    박상우 장관이 주택공급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얼마나 언제 공급이 될 것인지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아파트 사전청약 당첨 취소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정부의 공급확대 공약이 지켜질지 의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당초 윤석열 정부는 임기내 270만 가구 공급을 공약했지만, 공급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물가상승으로 젊은 세대조차 점점 전세살이를 꺼려하며 주택 매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데, 주택 공급도 부족한 상황에서 실수요자의 이 같은 욕구를 정부가 어떻게 꺾을 것인가”라며 “시장에서 움직이는 것은 다 이유가 있으며 주택 가격에 확신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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