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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한 통에 내 집 마련 꿈 와르르" 2년만에 날아온 청약취소 통보

    입력 : 2024.07.12 09:37 | 수정 : 2024.07.12 10:33

    [상처만 남은 사전청약 ①] 전국서 사전청약 취소 속출, 당첨자들 "2년간 청약 기회 날렸다"
    [땅집고] 경기 파주 운정3지구 B3·4블록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11일 LH파주사업본부 앞에서 사전청약 취소를 규탄하고 관련 대책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이승우 기자

    [땅집고] “평생 꿈이었던 내 집 마련을 이루고 새 집에서 행복한 생활을 꿈꾸며 2년을 보냈는데, 문자 한 통에 산산조각났다. 정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사전청약 피해에 대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길 촉구한다.” (신용문 파주운정3지구 B3·4블록 사전청약 당첨자 대표)

    경기 파주시 운정3지구 B3·4블록 사전청약 당첨자들로 구성된 대책위원회는 11일 LH파주사업본부 앞에서 사전청약 취소 규탄 집회를 열었다. 50여명의 당첨 취소자들이 모여 약 2시간 동안 국토교통부와 LH의 미온한 대처를 비판하며 반환 토지에 대한 당첨자 지위를 유지해달라고 주장했다.

    운정 3지구 B3·4블록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운정역에서 200m 떨어진 초역세권 단지인 데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관심이 높았다. 2022년 6월 총 944가구 중 804가구에 대한 사전청약의 경쟁률은 46대 1에 달했다.

    사업 시행자인 DS네트웍스는 공사비 상승, 고금리 등으로 인해 지난해 말까지 시공사를 구하지 못했다. 토지대금을 납부하지 못하며 사업을 전면 취소했고, LH에 부지를 반환하고 계약 취소금 455억원을 납부했다. 당첨자들에게는 지난달 말 문자로 사전청약 취소를 통보했다.
    [땅집고] 올해 들어 경남 밀양 부북지구, 인천 서구 가정2지구,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파주 운정3지구 등 전국 4개 지역, 5개 단지의 민간분양 사전청약이 취소됐다. /최우정 기자

    ■ 정부와 LH 믿었건만…“문자 한 통에 내 집 마련 꿈 와르르”

    집회에 나선 신용문 파주운정3지구 B3·4블록 사전청약 당첨자 대표는 “내 집 마련의 꿈이 문자 한 통에 산산조각났다”며 “반환 부지를 공개 입찰로 사업자를 재공모할 때 당첨자들의 지위를 유지해달라”고 촉구했다.

    사전청약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 7월 주택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했다. 본청약과 입주가 지연되는 등 문제가 발생하자 정부는 2022년 11월 민간분양 사전청약을 중단했고, 올해 5월에는 공공분양 사전청약까지 폐지했다.

    올해 파주 운정3지구를 비롯해 전국 4개 지역, 5개 단지 1510가구의 민간분양 사전청약이 취소됐다. 민간 사전청약은 민간사업자가 LH로부터 ‘6개월 내 사전청약 실시’를 조건으로 매입한 공공주택 부지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사전청약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제도를 구상한 정부와 LH는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정부의 대책은 청약통장 효력을 살려주는 것 이외에는 전무하다. 지난 5월 공공분양 사전청약의 본청약이 6개월 이상 지연된 곳을 위한 지원책만 있을 뿐이다.

    민간 시행사와 청약자간 계약이기에 달리 구제할 방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집회 참가자들은 “민간 사전청약은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였다. 시행사와 청약자들 사이 계약이지만, 제도를 도입하고 시행한 것은 정부와 LH다”며 “우리는 시행사나 시공사가 아니라 국토부와 LH를 보고 사전청약에 접수했다. 사전청약 피해에 대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땅집고] 경기 파주시 운정3지구 3블록과 4블록 공사 현장. GTX-A 역세권 주상복합 사업이 사전청약 후 2년 만에 시공사를 구하지 못해 취소됐다./강태민 기자

    ■ 당첨에서 취소까지, “2년의 시간과 기회 통째로 사라졌다”

    단순히 사전청약 취소 이상의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 참가자들의 주장이다. “사업 취소와 함께 당첨자의 지위도, 2년간 본청약을 기다리며 지내온 시간도 통째로 사라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전청약 당첨 지위를 유지하는 2년간 기회비용으로 수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당첨자들은 사전청약 당첨 이후 다른 청약 접수에 제한을 받았다. 사전청약자 이탈을 막기 위해 청약통장을 사용한 것으로 간주했다. 2022년 6월 B3,4블록 사전청약 이후 2년간 파주 운정지구에서 진행된 9개 단지, 7141가구 분양에 접수할 기회를 잃은 셈이다.

    사전청약 취소 후 청약통장 효력이 부활했지만, 2년 사이 달라진 조건으로 다른 아파트 청약에 접수할 수 없게 됐다. 대책위에 따르면, 혼인한지 7년이 지났거나 소득이 높아진 신혼부부, 부모가 사망한 당첨자 등은 특별공급 자격을 잃었다. 그외 다양한 이유로 다른 단지 청약에 접수할 수 없게 된 사례가 많았다.

    한 당첨자는 이날 땅집고와 만나 “사전청약에 당첨된 후 이제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뤘다 생각하고 청약 통장을 해지했다. 정부와 LH를 철썩 같이 믿었는데 문자 한 통으로 아무것도 아니게 됐다”며 “사전청약이 없었다면, 시행사가 부지를 샀다가 사업성이 나오지 않아서 사업이 무산되는 선에서 끝났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집회에 앞서 대책위는 지난 9일 국회 국토위 관계자들과 만나 탄원서를 전달했다. 탄원서에도 기당첨자들의 지위를 유지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두 개 블록 사전청약 취소 통보 받은 400여명 중 366명이 탄원서에 서명했다. 11일 집회 이후 파주시청 관계부서와 면담을 진행했고, 향후 추가 집회를 통해 대책 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다. /이승우 땅집고 기자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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