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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3.5%로 동결…'1년 7개월 유지' 최장 기록

    입력 : 2024.07.11 10:17 | 수정 : 2024.07.11 11:39

    [땅집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땅집고] 11일 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기존 3.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에 가까워지긴 했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과 가계대출 등이 불안한 데다 미국도 아직 정책금리를 내리지 않은 만큼 금리 동결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열린 올해 하반기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앞서 2020년 3월 16일 금융통화위원회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에 나섰다. 같은 해 5월 28일에는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2개월 만에 0.75%p나 금리를 빠르게 하향 조정했다.

    이후 아홉 번의 동결을 거쳐 2021년 8월 26일 15개월 만에 금리를 0.25%p 올리면서 통화정책의 키를 긴축 쪽으로 잡았다. 이후 기준금리는 같은 해 11월, 2022년 1·4·5·7·8·10·11월과 2023년 1월까지 0.25%p씩 여덟 차례, 0.50%p 두 차례 등 모두 3.00%p 올랐다.

    하지만 금리 인상 기조는 지난해 2월 동결로 깨졌다. 이 3.50% 기준금리가 작년 1월 13일부터 현재까지 1년 5개월 28일 동안 이어지고 있다. 다음 금융통화위원회 시점(8월 22일)을 고려하면 3.50% 금리가 1년 7개월 이상 유지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가장 길었던 동결 기간인 1년 5개월 21일(연 1.25%·2016년 6월 9일∼2017년 11월 30일)을 넘어선 역대 최장 기록이다.

    현재 시장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큰데도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날 12연속 동결을 결정한 데는 최근 환율과 가계대출, 부동산 불안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원/달러 환율은 앞서 5월 중순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고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까지 발생하면서 약 17개월 만에 1400원대까지 뛰었다. 이후 최근까지 1380원대 안팎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회의에 앞서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보다도 환율 시장 상황이 더 나쁘다”면서 “올해 반도체 중심의 수출 회복세가 예상외로 강하고 5월 경상수지 흑자가 2년 8개월 만에 최대 규모인데도 원/달러 환율이 여전히 1,400원 근처에서 더 낮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내려 한·미 금리차가 2.0%포인트(p)에서 더 커지고 환율이 더 오르면 한은은 적지 않은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땅집고]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천115조5천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원 많았다. /연합뉴스

    최근 주택 거래량이 증가하고 가격도 동반 상승하면서 빠르게 불어나고 있는 가계대출도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머뭇거리는 이유로 작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더 낮출 경우 3년 전 집값 폭등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대출로 투자)'와 같은 가계대출 광풍이 재연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6조3000억원)이 지난해 8월(7조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더군다나 올해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누적 증가 규모(26조5000억원)는 2021년 상반기(30조4000억원) 이후 3년 만에 최대 기록이다.
    이창용 총재 역시 앞서 9일 국회에 출석해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가계부채 증가세도 연초보다 확대됐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금리 인하에 여전히 신중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행보도 금융통화위원회의 동결 결정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9일(현지시각) 의회에 제출한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물가 하락세가 지속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가 더 나와야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통화정책의 제1 목표인 국내 물가 지표는 최근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대비 2.4%)은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도 2.2%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아직 한은의 목표(2%)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앞서 이 총재가 금리 인하 고려의 전제 조건으로 언급한 '하반기 2.3∼2.4% 흐름'에 근접한 수준인 셈이다.

    지난 5월 23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직후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2.4%로 내려가는 트렌드가 확인되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발언한 적이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동결을 결정했긴 했지만, 의결문이나 이 총재의 기자 간담회 질의·답변 과정에서 물가 둔화 흐름에 대한 긍정적 평가, 금리 인하 검토 등과 관련한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회의부터 소수의견으로서 일부 금통위원의 금리 인하 주장이 제기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 연준이 빨라야 9월 이후 한 두차례, 한국은행은 10월이나 11월 한 차례 정도 금리를 낮추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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