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7.10 07:33
[땅집고]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서도 지난달 119가구 규모 주상복합 아파트가 사전청약을 취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올 1월 인천 가정2지구와 지난달 말 파주 운정에 이어 올해만 벌써 세 곳에서 사전청약까지 마친 단지가 갑자기 사업을 접은 것이다. 정부가 지난 5월 사전청약 제도를 폐지한 직후 사업 포기 소식이 잇따르면서 앞으로 더 많은 포기 사례가 나올 수 있어 사전청약 수요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시행사 “원가 상승에 경기 침체로 사업 포기”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화성 동탄2 C28블록 리젠시빌 란트’의 시행사인 리센시빌주택은 지난달 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업 취소와 사전 공급 계약 취소 사실을 안내했다. 리센시빌주택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건설자재 원가 상승 등 불가피한 사유로 아파트 건설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고 했다.
C28블록은 동탄2신도시 신주거문화타운 내 주상복합용지로 지하 2층~지상 최고 8층 5개동 119가구 규모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2022년 10월 108가구에 대한 사전청약을 진행했다. 2025년 11월 본청약 후 2027년 10월 입주할 계획이었다.
리젠시빌주택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주상복합용지를 매입해 민간 사전청약을 진행했다. 올해 연말까지 땅값을 완납해야 하는데 그동안 대금을 계속 연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는 사전청약 당시에도 높은 분양가로 인해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 당시 분양가는 101㎡(이하 전용면적) 6억5214만원, 104㎡ 6억7209만원이다. 인근 ‘동탄신도시금강펜테리움6차’ 100㎡ 분양가(5억원대)보다 높아 사전청약 당시 미분양이 발생했다.
■C27ㆍC29블록도 올 1월 사업 무산
동탄2신도시 신주거문화타운에서는 최근 사전청약을 취소한 C28블록 외에도 C27블록)과 C29블록이 사전청약도 받지 못하고 사업 자체가 무산됐다. 두 곳은 2022년 사전청약을 받기로 했다가 무기 연기한 끝에 낮은 사업성으로 올 1월 사업을 접었다. 유리치건설(C27블록)과 우성건영(C29블록)은 올해 초 LH에 매입했던 땅을 반환했다.
업계에서는 신주거문화타운이 가진 입지적 단점과 부동산 경기 악화가 겹친 것이 사업 좌초 원인으로 보고 있다. 2027년까지 1만7000여가구 입주를 예정한 신주거문화타운은 애당초 용적률 제한 규정 탓에 20층 이상 아파트를 지을 수 없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동탄2신도시의 조수현 목동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시장 상황이 안 좋아 사업성이 악화한 게 원인”이라며 “3개 블록은 주상복합용지인데 요즘 상가에 투자 수요가 붙기 힘들다는 점에서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사전청약 제도는 주택수요 분산 목적으로 시행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실제 본청약과 착공에 들어간 사업지는 극히 드물다. 국토교통부는 본청약 지연, 확정분양가 논란 등을 이유로 지난 5월 민간분양과 공공분양 사전청약 제도를 폐지했다. /이승우 땅집고 기자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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