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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로 경질된 '연봉킹' SK에코플랜트 CEO…새수장은 재무통

    입력 : 2024.07.01 07:30

    [땅집고] 서울 종로구 수송동 SK에코플랜트 사옥 모습. /SK에코플랜트

    [땅집고] SK그룹이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사업 개편을 앞두고 계열사의 방만 투자와 사업의 비효율성 점검에 나서면서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가 지난달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자리에서 물러났다. 대외적으로는 자진 사임이지만 사실상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묻는 경질과 다름없는 인사다.

    2020년 SK에코플랜트는 환경 및 에너지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동시에 IPO(기업 상장)를 성사하겠단 목표를 내세우면서 대대적인 기업 체질 변화를 선언했다.

    하지만 목표와는 달리 신사업 분야에서 실적 부진을 이어가다 결국 지난해 33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SK에코플랜트 기업 가치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약 8조원 이상으로 평가됐지만, 올 초 5조원 규모까지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 관계사 품고 실적개선 나섰으나…작년 순손실 ‘336억원’

    이번 경질 인사 대상이 된 박 대표는 지난해 상반기 10대 건설사 CEO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아 건설사 ‘연봉킹’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지난해 상반기 박 대표의 연봉은 12억1900만원으로 공시됐다. 상여금이 높게 책정된 부분이 반영됐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 연봉이 4억4300만원으로 집계된 데 비해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대표 연봉은 1위에 올랐으나 회사 실적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1년 5월 SK건설에서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바꾸는 등 사업 확대를 시도하고 나서 한동안 실적 부진을 겪었다. 이후 알짜 관계사인 SK에코엔지니어링 등을 종속회사로 거둬들여 영업이익을 반영해 실적 개선에 나섰지만, 지난해 33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순손익이 적자 전환했다. SK건설 시절이던 2014년 이후 9년 만이다.
    [땅집고] 2022~2023년 SK에코플랜트 실적.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가 야심차게 환경 및 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을 내세웠으나 주요 매출 실적은 여전히 ‘건설’이 이끌고 가는 모양새다. 친환경 회사를 표방하지만 여전히 건설업 매출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8조9251억 원, 영업이익은 17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8.2%, 11.2% 증가했다. 당기순손실 규모는 336억원으로 나타났다.

    사업 부문별로 플랜트는 작년 전체 매출액의 32.43%인 2조894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 또한 611억 원으로 증가했다. 건축·주택의 매출액은 2조1047억 원으로 직전 년도(1조5660억 원) 대비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72억 원으로 전년(318억 원) 대비 45.9% 감소했다. 신사업인 환경부문은 1조3569억 원(15.2%), 에너지는 1조6739억 원(18.8%)으로 총 3조309억 원(34%)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수익성 면에선 온도 차가 확연했다. 지난해 환경사업 영업이익은 약 1억 원 규모로, 전년(311억 원) 대비 99.7% 급감해 간신히 적자를 면한 수준으로 그쳤다. 전체 영업이익 기여도로 환산하면 0.05%에 해당한다. 다행히 에너지 부문에서는 자회사인 SK오션플랜트가 707억원을 벌어들여 영업이익이 전년(667억 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 인수합병이 만든 실적 부진, 인수합병으로 해결?

    업계에서는 SK에코플랜트의 실적 부진은 ‘무리한 대규모 인수합병’이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SK에코플랜트는 신사업을 확장하면서 환경시설관리 등 여덟 곳에 총 4조원의 자금을 투입해 인수했다. SK에코플랜트가 인수한 국내 환경 자회사만 24개에 이른다.

    문제는 인수 과정에서 투자 자금을 대부분 외부에서 빌려왔다는 점이다. SK에코플랜트는 인수합병을 통해 기업 몸집을 불린 뒤 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구상이었지만 금리 인상 여파로 인해 제동이 걸렸다.

    SK에코플랜트의 누적 적자가 그룹 전반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자 SK그룹은SK에코플랜트와 SK㈜의 사내 독립기업인 SK머터리얼즈의 산업용 가스 자회사 간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돈줄이 마른 SK에코플랜트에 우량 사업을 붙여 재무 건전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신임 대표로 김형근 SK E&S 재무본부장을 내정한 것도 IPO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김 본부장은 그룹 내에서도 지배 구조 개편에 기여한 ‘재무통’으로 꼽힌다. ▲SK 재무1실장 ▲SK에어가스 대표이사▲SK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 부문장 ▲SK E&S 재무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SK그룹은 합병 이후 SK에코플랜트 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합병 방식은 SK㈜가 SK머티리얼즈 계열사 일부를 SK에코플랜트에 현물로 주고 SK에코플랜트가 발행한 신주를 SK㈜가 인수하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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