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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일원동 첫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거래도 집값도 침묵, 왜?

    입력 : 2024.06.28 07:30

    [발품리포트-강남구 일원동]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에도 거래 ‘뚝’ “고도제한 등 현실적 장벽 문제”
    [땅집고] 정밀안전진단 조건부 통과한 서울 강남구 일원동 상록수아파트. /이승우 기자

    [땅집고] 26일 서울지하철 3호선 일원역에서 하차해 출구로 나오면 4차선 도로를 따라 아파트단지들이 늘어서 있다. 서울 강남권에 위치한 주거단지임에도 불구하고 녹음이 우거진 수서택지지구는 유독 조용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일원역에서 5분 거리에 있는 강남구 일원동 ‘상록수아파트’는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조건부 통과했다. 일부 서류를 추가 보완해 제출하면 최종 통과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게 강남구청의 설명이다.

    1993년 입주한 이 단지는 최고 5층, 22개동 740가구 규모로, 일원역 역세권 단지다. 수서 일대 재건축 연한(30년)을 넘긴 단지 중 처음으로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재건축 사업에서 이제 첫발을 뗀 것이지만, 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이 지역 호재라는 평가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오히려 곡소리가 나온다. 일원동 중개업소들은 “문의 전화가 잠잠하고, 거래는 뚝 끊겼다. 이 지역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시작한 이래 최악의 시기다. 서울 집값이 오른다고 떠들썩하지만, 이곳은 예외”라고 밝혔다.

    ■ 재건축 신호탄? “거래 뚝 끊기고, 문의도 없어”

    안전진단 조건부 통과 소식이 전해지며 재건축사업에 시동이 걸릴 조짐이 보이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상록수 단지에 관심을 표했다. 최대 부동산 커뮤니티인 ‘부동산스터디’에서는 “지금이 일원동 아파트 마지막 매수 타이밍”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그러나 재건축 추진과 무관하게 이 지역 매수세는 살아나지 않는 실정이다. 상록수 단지 내 상가의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땅집고와 만나 “총선 전에는 재정비 관련 공약들이 많이 나와서 문의는 꽤 있었는데, 그 이후로는 전화가 잠잠하다. 거래도 뚝 끊겼다”고 말했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들어 이 단지 실거래는 6건에 그쳤다. 84㎡(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4월 22억2500만원에 거래된 게 전부다.

    재건축사업이 순탄치 않다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안전진단 준비 과정에서 일부 주민들이 회의적이었다고 전해졌다. A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민들 의견은 반반이다. 당연히 재건축이 되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나이가 많은 주민들은 지금 시작해도 큰 메리트가 없을 것이라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땅집고] 서울 강남구 일원동 아파트 단지 전경./이승우 기자

    ■ 고층 아파트 들어선 개포동, 고도 제한 장애물 일원〮수서

    일원동~수서동 일대에 조성된 수서택지지구는 서울 내에 대단지가 들어올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지역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하철 3호선 일원역과 수서역 사이에 위치해있고, 수서역에는 수인분당선, GTX-A 노선, SRT가 지난다. 대모산과 광수산에 둘러싸인 숲세권이고, 삼성서울병원과 인접해있다. 상업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은 약점이지만, 2029년 수서역 인근에 백화점 입점이 예정돼 있고, 수서차량기지 복합개발 호재도 있다.

    여러 호재에도 불구하고 일원역 인근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서울의 집값 반등 분위기를 함께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일원동, 수서동 일대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시작한 이후 지금이 최악의 시기다. 서울 집값이 오른다고 하는데 이 동네는 거래량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당장 눈에 보이는 호재가 없다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C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상록수가 정밀안전진단을 조건부 통과했고, 가람이 현재 진행 중이라 재건축사업에서 가장 앞서있는 것 같지만, 고도제한 때문에 한계가 있다”며 “바로 옆 개포동은 30층 이상으로 재건축하면서 주민들 요구는 높지만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했다.

    [땅집고]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단지 전경./이승우 기자

    일원 수서동의 고도제한이 개발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는 분석이다. 광평로 기준 남쪽은 2종 일반주거지역이고, 북쪽은 3종주거지역이다. 2종주거지역은 대모산과 인접해 있어 최고 7층으로 제한돼 있고, 이에 해당하는 상록수, 가람은 5층 규모로 건립됐다. 이대로면 재건축사업을 진행한다고 해도 사업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추후 지구단위계획에서 용적률 변경, 용도지역 상향 여지가 열려있다.

    재건축사업 절차에서 가장 앞선 상록수, 가람은 인근에서 집값이 가장 높은 곳이다. 84㎡ 기준으로 상록수는 22억3500만원, 가람은 22억8000만원이다. 반면 최고 15층, 11개동 930가구의 푸른마을 같은 주택형은 지난 5월 18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C중개업소 관계자는 “상록수, 가람이 다른 단지들에 비해 층수는 낮은데, 가격은 높다”며 “재건축 기대감 때문에 아파트를 계속 가지고 있고 호가는 떨어지지 않으니 거래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들 단지로 가려는 수요자는 많은데 거래가 되질 않으니 전체적으로 얼어붙은 상태다”고 덧붙였다. /이승우 땅집고 기자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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