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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과 가까이 살면 분양 우선권" 싱가포르서 3대가 함께 사는 실버타운

    입력 : 2024.06.27 10:43 | 수정 : 2024.06.27 11:13

    [땅집고] 싱가포르 주택개발위원회가 지은 공공 시니어타운 '캄풍 애드미럴티'(2018년 완공)의 1층 광장. /WOHA 공식 홈페이지

    [땅집고] 싱가포르 중심업무지구에서 지하철로 30분 떨어진 애드미럴티역 바로 옆에는 거대한 흰색 광장이 있다. 주민들은 계절 축제부터 신체 활동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위해 이곳을 찾는다.

    초대형 광장 위에는 정비된 조경을 갖춘 거대 정원과 병원, 식당, 아파트가 줄줄이 들어서 있다. 건물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시설인 셈이다. 편의성이 높은 만큼, 입주 경쟁률도 치열하다. 단,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 이곳은 55세 이상만 분양 신청이 가능하다. 바로 싱가포르 정부가 2018년 선보인 공공 노인주택 ‘캄풍 애드미럴티’(Kampung Admiralty)다.

    [땅집고] 싱가포르 주택개발위원회가 지은 공공 시니어타운 '캄풍 애드미럴티'(2018년 완공) 건물 전경. /WOHA 공식 홈페이지

    ■ 초대형 광장·의료센터 갖춘 공공 실버타운

    ‘캄풍 애드미럴티’는 싱가포르 정부가 주도한 최초의 통합 공공 개발 프로젝트(2013년~2018년)를 통해 등장했다. 보건부와 국립 환경청, 국립공원위원회, 주택개발위원회 등 여러 부처가 추진한 시범사업이다.

    여러 부처가 참여한 이유는 이 건물이 다양한 역할을 부여받아서다. 싱가포르에서는 공공이 자체 토지를 분할해 여러 개의 독립 건물을 짓는 방식이 통상적인데, 이곳의 경우 정부가 복합·고밀 건축물을 짓기 위해 부지를 한꺼번에 개발했다. 총 면적 0.9ha(헥타르)다.

    [땅집고] 싱가포르 주택개발위원회가 지은 공공 시니어타운 '캄풍 애드미럴티'(2018년 완공) 를 위에서 바라본 모습. 우측의 십자 모양은 공동주택으로 구성돼 있다. 다른 부분은 커뮤니티 공간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옥상에는 초대형 공원이 있다. /WOHA 공식 홈페이지

    2017년 5월 준공된 이 11층짜리 건물은 여러 사각형을 쌓아놓은 형태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노인복지주택 104가구(36㎡, 45㎡)를 비롯해 커뮤니티 공간, 간단한 수술이 가능한 의료센터, 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곳에 사는 노인들은 함께 운동하고 커뮤니티에서 친구를 사귀면서 즐거운 나날을 보낸다.

    이 노인주택은 전 세대가 어울릴 수 있는 구조다. 1층 광장 ‘커뮤니티 플라자’는 완전히 개방된 보행자 전용 지상층이다. 계절 축제나 단체 에어로빅, 바자회 같은 행사를 볼 수 있다. 2017년 5월 완공 후 2년 동안 열린 행사만 190개에 달한다.

    [땅집고] 싱가포르 주택개발위원회가 지은 공공 시니어타운 '캄풍 애드미럴티'(2018년 완공) 옥상에 위치한 계단식 정원 모습. /WOHA 공식 홈페이지

    ■ 초대형 옥상정원 갖춘 공공 시니어타운, 친환경 기능까지

    하이라이트는 건물 옥상을 덮은 공원이다. 노인복지주택 옥상부분을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 최상층을 모두 공원으로 조성했다. 단차를 활용한 설계를 통해 이른바 계단식 거대 옥상 정원을 꾸린 것이다. 이 건물은 위에서 보면 한가운데 구멍이 난 것처럼 보인다. 1층 광장을 비롯해 일부 실내 공간에서는 자연광을 느낄 수 있다.

    친환경적인 요소도 가미했다. 캄풍 애드미럴티는 빗물 정원, 빗물 관리 시스템 등 관제 시스템을 통해 연간 약 410만 리터 수돗물을 절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친환경 교통수단인 자전거 사용도 독려한다. 캄풍 애드미럴티에는 500대 이상 자전거를 댈 수 있는 주차장이 있다. 인근 애드미럴티역 이용자들이 주로 사용한다.

    [땅집고] 싱가포르 주택개발위원회가 지은 공공 시니어타운 '캄풍 애드미럴티'(2018년 완공) 내부 이미지. /WOHA 공식 홈페이지

    ■ 자녀 근거리 살면 가산점…서울도 ‘세대 통합 시니어타운’ 나온다

    캄풍 애드미럴티는 정부가 만든 시니어타운인 만큼, 가격이 저렴하다. 공급 당시 면적 36㎡ 기준 분양가는 약 1억 원이었다. 비슷한 크기의 공공주택 가격의 30~50% 수준으로 책정됐다. 단, 시니어타운으로 55세 이상만 분양 신청이 가능했다.

    청약 가산점과 입주비용을 지원받은 경우도 있다. 싱가포르는 10여 년 전부터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살도록 유도하기 위해 고령자가 자녀와 4㎞ 이내 거리를 두고 거주할 경우 청약 가점을 줬다. 최대 3만 싱가포르달러(약 3000만원)도 지원했다. 고령자 부모를 모시고 있는 가정에도 주택을 우선적으로 분양한다.

    [땅집고] 서울혁신파크 부지 활용 계획 조감도. /서울시

    한국에서도 이런 움직임 나온다. 서울시가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부지에 선보이는 서울형 실버타운 ‘골든빌리지’다. 오세훈 시장은 2022년 7월 은평구에 ‘캄풍 애드미럴티’와 유사한 세대공존형 공공주택 모델을 시범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은평 혁신파크는 부지가 넓고, 굉장히 복합적 용도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공간을 활용해서 시범적으로 도입을 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혁신파크에는 현재 10여개의 건물이 여러 동으로 흩어져 있다. 서울시는 이 중 일부는 허물고, 또 일부는 보존하는 등 공간 조성 방안을 고민 중이다.

    시는 장기적으로 이 일대에 기혼 자녀 세대를 위한 공공주택을 짓고, 근거리에 의료·편의시설을 갖춘 실버타운과 양육시설을 만들어 노년층 부모와 결혼한 자녀 등 3대가 가까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 운영 전문가 과정>


    땅집고는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부동산 개발 니즈에 맞춰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3기)’을 오는 8월 28일 개강한다. 올해 2월, 5월 순차적으로 개강한 1기, 2기는 조기 마감했다. 이번 과정은 시행사나 건설사, 자산운용사, 건축설계회사, 투자회사, 감정평가회사, 공기업, 공공기관 등 기업 회원이 대상이다.

    강의는 현장 스터디 3회를 포함해 총 18회로 진행한다. 금융권 최초 요양사업 전문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의 이상욱 본부장은 ‘시니어 시설과 요양시설 수익화를 위한 사업성 검토 및 개발’이라는 주제로 시설 관련 제도와 관련 법규, 입지 선정 전략 등을 공유한다.

    황문영 종근당산업 벨포레스트 사무국장은 시니어주거와 요양시설의 차이점과 운영 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한다. 전국 실버타운을 직접 방문해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브 채널 ‘공빠TV’의 문성택씨는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기존 실버타운 개발 사례를 집중 소개한다.

    강의는 매주 수요일 오후 4시~6시30분이며, 수강료는 29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 (02)6949-6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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