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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최고가 기록 '또' 경신 "대출정책, 똘똘한 한채가 불 붙여"

    입력 : 2024.06.26 13:57

    [서울 아파트 거래가 사상 최고치 돌파 ①] 정책 마저 '집값 상승' 부추기는데…안 살 이유 없다

    [땅집고] 서울 대표 고가 아파트로 꼽히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강태민 기자

    [땅집고]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이 문재인 정부를 뛰어넘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방 아파트 미분양이 급증하는 가운데 서울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진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2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금액은 11억8330만원으로 역대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직전 최고가는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2년 4월 거래금액 11억5700만원이다.

    [땅집고] 서울 9억원 이하 아파트 매매거래. /그래픽=양진경

    ■ “대출받아서 집 사세요”…‘와르르’ 쏟아지는 부동산 부양책

    서울 아파트 가격은 대출 금리와 통화량, 유동성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다만 올 상반기에는 보금자리론 같은 정책의 효과가 제법 컸다. 당장 자금이 적어도 저렴한 금리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대출 상품 덕분에 저가 매물이 빠르게 소진됐고, 평균 매매 가격이 점진적으로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는 9억원 이하 주택에 한해 최대 5억원까지 주택구입 자금을 빌릴 수 있는 제도 특례보금자리론을 내놨다. 6억원 미만 아파트는 서민용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이나 ‘디딤돌대출’ 신청도 가능하다.

    [땅집고] 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노원구 일대 전경./강태민 기자

    그 결과, 도노강(도봉·노원·강북구) 등 서울 외곽에선 6억원 미만 주택 ‘품귀 현상’이 일어났다. 기존 저가 주택으로 불리던 주택 가격이 6억~9억원 사이로 이동했다. 실제로 서울 소형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7억원을 넘었다.

    게다가 부동산 호황기를 거치면서 등장한,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도 짙어지고 있다. 금전적 여건이 된다면 6억원 미만 주택보다 9억원 미만 주택을 선호하는 것이다. 시장에서 6억원에 이어 9억원 미만 주택이 불티나게 팔린 이유다.

    저가 주택이 많이 거래되면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을 끌어내리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마지노선이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옮겨가면 효과가 희석된다.

    [땅집고] 주요 은행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 추이. /그래픽=박상훈

    ■ 대출 정책 ‘집값 상승’ 부추기는데, 금리 너 마저

    최근에는 은행권마저 주택담보대출 최저 금리를 약 3년 만에 2%대로 내렸다. 저금리 기조는 집값 상승을 견인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21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5년물 기준)가 연 2.940∼5.445% 수준이다. 19일 신한은행 주택담보대출 상품(신한주택대출)의 5년 고정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아파트·주택구입) 하단은 2.98%를 기록한 뒤, 21일 2.94%까지 떨어졌다.

    2%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는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내부 시계열 통계에서 각 2021년 8월 말(2.92%) 이후 약 2년 10개월만, 2021년 3월 4일(2.96%) 이후 약 3년 3개월 만이다.

    [땅집고]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2023년 12월). /한국은행

    일각에선 저금리 정책이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가계 부채 증가에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평도 나온다.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제로 금리 시절이던 2020년 1727조원이었는데,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2021년 1분기 1765조원로 불었다. 당시 한국 ‘정부+가계’ 부채 증가율은 10.8%로 캐나다, 미국, 호주에 이어 세계 4위였다.

    이렇게 늘어난 가계 부채 중 절반 가량은 주택 구입 목적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2023년 12월 )에 따르면 가계 대출 신규 주택 구입 비중은 대개 40% 이상이다. 제로금리 시절이던 2020년 43.1%에서 금리가 올랐던 2022년 39.2%로 하락했다가,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하반기 46.9%로 회복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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