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역 헤리스톤] 잠실까지 15분 성남 8호선 초역세권…그러나 '둔촌주공' 맞먹는 분양가

[땅집고] 경기 성남시 구도심 재개발 구역 중 ‘알짜’로 꼽히는 아파트가 분양에 나선다. 지하 6층~지상 29층, 45개동, 총 3487가구 대단지인 ‘산성역 헤리스톤’이다. 이 중 일반분양하는 1224가구에 대한 1순위 청약을 7월 2일 받고, 2027년 12월 입주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철 8호선 산성역과 가까워 지역 대장주 입지라는 평가를 받는 데다가, 규모도 제법 큰 만큼 성남시민 뿐 아니라 수도권 청약자의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다만 국민평형인 84㎡(34평) 기준 분양가가 12억원에 달해 불과 1년여 전 서울 강동구 ‘올림픽 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분양가와 맞먹을 정도로 비싸다는 점, 3~4인 가구에 적합한 주택형은 대부분 5층 이하 저층만 일반분양하는 점이 청약 발목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8호선 산성역 초역세권…상권·학원가는 인근 위례신도시 가야

경기 성남시 구도심으로 불리는 수정구·중원구 일대. 이 곳은 원래 1968년 서울 청계천 일대 판자촌과 빈민가를 정비하기 위해 약 2만1000가구, 10만여명 철거민을 강제 이주시키면서 형성된 대규모 판자촌이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으로 새아파트가 줄줄이 생겨나면서 이 일대가 수도권 남부 신흥 주거지로 급성장하는 추세다. 총 18여곳 구역이 사업을 모두 마치면 4만4000여가구 주거타운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 중 산성구역을 재개발한 ‘산성역 헤리스톤’이 구도심 일대 핵심 입지로 꼽힌다. 지하철 8호선 산성역 1~2번 출구를 끼고 있는 초역세권이다. 산성역을 이용하면 2호선으로 환승할 수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역까지 15분 정도로 이동 가능하다.

다만 다른 초역세권 단지들보다는 열차에 탑승하기까지 시간이 5~10분 정도 더 걸릴 수 있다. 산성역이 지하 55.79m에 설치돼, 부산 3호선 만덕역(64.25m)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깊은 지하철역이라서다. 이 때문에 에스컬레이터도 지하 3층에서 지하 2층 중간통로까지, 다시 지하 2층부터 지하 1층 개찰구까지 두 차례에 나눠서 설치돼있다.

구도심에 들어서는 아파트인 만큼 주변에 번듯한 상권이 없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산성역 일대에 새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는 반면, 상가 건물 대부분은 낡고 저층이라 주거 환경 개선에 걸맞는 상권이 생겨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 이 때문에 구도심 북쪽에 자리잡은 위례신도시로 이동해 상권과 학원가를 이용하는 성남 구도심 주민들이 적지 않다. 다만 앞으로 ‘산성역 헤리스톤’ 단지 내 상가가 자리잡으면 입주민 편의에는 문제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합원 많은 ‘메인’ 4단지만 최고입지…역 접근성, 학교 배정 차이나

‘산성역 헤리스톤’은 총 3487가구를 4개 필지에 1~4단지로 나눠서 짓는다. 그런데 임대주택으로만 구성하는 1단지를 제외하면, 일반분양 물량이 많은 2단지와 조합원 물량이 많은 3·4단지 간 상품성 격차가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단 단지별로 규모와 주택형 구성부터 차이가 있다. 조합원 위주인 4단지가 총 1682가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이면서, 중소형 이상인 59·74·84·99㎡를 골고루 포함하고 있는 유일한 단지다. 일반분양 물량이 있긴 하지만 최근 주택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84㎡의 경우 조합원들이 선점해 모두 5층 이하 저층 아파트만 남았다.

반면 일반분양 물량이 더 많은 2단지는 투룸 오피스텔과 다름 없는 소형주택인 46㎡를 포함해 781가구(46·59·74·84㎡)며, 임대주택인 1단지는 421가구(29·39㎡) 규모다.

지하철역 접근성 측면에서 봐도 8호선 산성역 1·2번 출구를 끼고 있는 3~4단지가 훨씬 유리하다. 반면 1~2단지는 역을 이용하려면 6차선 도로를 한 번 건너야 해서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진다.

초등학교 배정도 다르다. 1~2단지 자녀들은 서쪽에 자리잡은 단대공원을 가로질러 10~15분 정도 걸어야 하는 단대초를 배정받는데, 3~4단지는 아파트 남쪽으로 바로 맞붙어있는 성남북초에 다녀 통학 여건 차이가 너무 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34평 분양가 12억대, 둔촌주공 맞먹어…공사비 갈등으로 시세보다 비싸져

‘산성역 헤리스톤’ 3.3㎡ (1평)당 분양가는 3600만원 정도로 책정됐다. 이달 KB부동산 시세 기준으로 경기 성남시 수정구가 3036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18.5% 이상 비싼 금액이다. 주택형별로 분양가는 ▲46㎡ 5억8870만~6억5050만원 ▲59㎡ 8억4210만~9억5640만원 ▲74㎡ 9억8390만~10억7850만원 ▲84㎡ 10억7150만~11억8940만원 ▲99㎡ 12억3580만~13억2070만원 등이다.

발코니 확장비와 각종 유상 옵션을 고려하면, 이 아파트 분양가가 국민평형인 84㎡(34평) 기준으로 최고 12억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1년 6개월여 전 서울 강동구에 분양했던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인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이 같은 주택형을 12억원대에 분양했던 것과 맞먹는 금액이다.

주변 신축 단지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산성역 헤리스톤’ 분양가가 더 비싸게 느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산성역 포레스티아’(2020년·4089가구)가 올해 6월 10억4500만원, 인근 ‘산성역 자이 푸르지오’(2023년·4774가구) 입주권이 지난해 11월 11억3000만원에 팔린 뒤 현재 10억원 후반대 매물이 여럿 나와있기 때문이다.

건설부동산 업계에선 ‘산성역 헤리스톤’ 분양가가 다소 높게 책정된 이유가 다 있다고 입을 모은다. 산성구역 조합이 시공사업단(대우건설·GS건설·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과 공사비 증액 문제를 두고 1년 가까이 갈등을 빚느라 착공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당초 산성구역 조합은 2020년 7월 시공사업단과 3.3㎡당 445만원에 공사비 본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2023년 2월 시공단이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공사비를 661만2000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하자, 조합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시공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새 시공자를 찾기 위해 입찰을 진행했지만 건설사가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으면서 유찰됐다. 결국 조합은 기존 시공사업단과 재협상해 최종 공사비로 기존 대비 50% 정도 오른 629만원을 책정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산성역 헤리스톤 84㎡ 기준 조합원 분양가는 6억원 정도인 반면, 일반분양가는 최고 12억원에 달해 거의 두 배 비싸다”며 “조합 입장에선 큰 폭으로 오른 공사비를 충당하기 위해 일반분양가를 시세보다 비싸게 매길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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