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6.26 07:30
[요동치는 집값-고준석 교수 인터뷰 (상)] 주택 공급 부족-금리 인하 전망 "내 집 마련 욕구 강해질 것”
[땅집고] “공급 부족이 겹치면서 집값이 안 오르면 이상한 상황이다. 금리가 인하되면서 ‘내 집 마련’의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질 것이다.” (고준석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이 하락세가 끝나고 상승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공급 부족을 피할 수 없는 가운데 하반기 금리 인하가 본격화될 가능성까지 있어 집값 급등론까지 나온다.
2024년 한국 부동산시장을 ‘상승’이라고 전망했던 고준석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땅집고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공급 부족이 겹치면서 집값이 안 오르면 이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30여년간 시중은행에서 금리 변화를 지켜봐온 고 교수는 은행권을 대표하는 부동산 전문가다. 동국대, 연세대에 출강하고 있으며 부동산 교육, 자문을 전문으로 하는 제이에듀WM을 운영 중이다.
고 교수는 하반기 금리 인하로 ‘내 집 마련’의 심리적 장벽이 허물어지고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때 이례적으로 낮았던 금리가 치솟았는데, 높은 금리가 주택 가격을 통제하고 있었다. 이제는 통제력을 잃었다”며 “하반기에 미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질 것이다. 내 집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고 교수와 일문일답.
-최근 서울, 수도권 집값이 반등하고 있는데, 현재 시장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5월 거래량이 4000건을 넘어서 6월에는 5000건을 넘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거 과열기에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1만건을 넘기도 했다. 그렇게까지는 힘들다.
그 당시에는 1만 건이 넘었을 때는 법인 거래가 자유로웠다. 그런데 법인 취득세를 12%로 높여놓았다. 어떤 법인도 거래를 할 수 없다. 법인이 시장에 들어와 투자하고, 임대료를 저렴하게 책정하고 이득이 생기면 처분하는 시스템이어야 하는데 이제는 안 된다. 개인 투자자들, 실수요자들에 의해 지금 거래되고 있는데, 지금 정도의 거래량이라면 대세 상승의 근거로 볼 수 있다.”
-2024년 부동산시장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반기를 봤을 때 예측이 들어맞았나.
“2년 전에 대선을 치렀는데, 현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각각 270만호, 31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인데,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은 우상향한다. 코로나19 시기 이례적으로 낮았던 금리가 올랐는데, 그동안 오른 금리가 가격을 통제를 하고 있었다. 이제는 통제력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금리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3~4분기에는 미 연준에서 한 두 차례 정도 금리를 내리면 한국도 그에 뒤따를 것이다. 일종의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진다고 봐도 된다. 심리적으로 내 집 마련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퍼지면서 하반기에도 집값이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이다.”
-가장 최근 집값이 폭등했던 문재인 정부 시절과 비교했을 때 집값 상승세를 비교하면 어떤가.
“이렇게 비유하고 싶다. 짜장면값도 오르는데 지금 집값은 안 오르는 게 맞는가. IMF 위기 때 압구정 현대아파트 35평짜리가 3억 선이었다. 그때 통화량이 640조, 소득이 8000~8100달러였다. 그런데 작년에 소득 3만6000달러, 통화량이 3900조였다. 소득이 늘어나는데 집값은 그대로 있어야 하나?
S&P500 지수를 보더라도 200년 그래프를 보면 우상향 돼있다. 100년, 10년 단위로 끊어도 우상향이다. 역성장하는 나라가 아니라면 우상향이 자연스럽다. 마포래미안프레스티지자이, 반포레미안퍼스티지, 잠실엘스, 여의도 시범, 목동 등 10년 단위로 끊으면 2~2.7배 올랐다. 이런 가격 상승이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인정해야 한다.”
-향후 서울 인근 아파트 공급량 부족, 금리 인하, 규제 완화 등이 예상되는데 이러한 요소들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통화량이 늘고 있고, 공급이 부족하다. 전세가격이 올라가면서 매매가격도 밀어올리는 효과가 나온다. 여기에 공급 물량 부족까지 겹치면서 오히려 가격이 안 올라가면 이상한 상황이 됐다. 전 정부 때도 느꼈지만, 집값을 잡기 위해 세금 규제를 가하더라도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으로 인해 원자재 공급망이 망가져 공사비가 상승하고, 분양가가 치솟았다. 부동산 PF 시장도 위기인데, 전체적으로 입주가 늦어지면 공급에 영향을 미친다. 가격 상승 요인만 있다.”
-1주택자 종부세 폐지 등 규제 완화가 집값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보나.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있겠지만, 규제 완화 자체가 큰 영향은 없다고 본다. 애초에 잘못된 규제들이 많다. 가령 종부세를 올리면서 임대인들이 혼자 부담하려 하지 않고, 월세나 전세 세입자들에게 전가한다. 전세가격이 오르면 매매가도 밀어올리는데, 그렇게 복합적인 상승 요인이 있다. 종부세, 임대차3법, 재건축분담금 같은 규제들은 모두 없어져야 한다. 근본적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것이 적절하지 않고 임시방편일 뿐이다. 정책적으로 긴 호흡으로 부동산 시장을 대처해야 한다.”/이승우 땅집고 기자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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