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6.23 07:30
[땅집고] “멀리 사는 우리 아들이 (재건축) 동의하라고 하니까 했죠. 분담금은 모르겠어요. 아들이 내지 않을까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시범 현대’ 주민 A씨)
1기 신도시 재건축 바람이 솔솔 부는 곳입니다. 유튜브 땅집고 채널 속 리얼리티 현장 탐방 코너인 <요이땅>에서는 경기 성남시 ‘분당’을 찾았습니다.
최근에 정부가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재건축하겠다고 메시지를 던졌는데요. 한 번에 다~ 재건축하면 너무 정신없으니까 재건축하고 싶은 단지 손들어! 하고 숙제 잘 해오면 먼저 재건축해주겠다고 약속한 상태입니다.
먼저 정부가 밝힌 1기 신도시 재건축 계획을 정리해보겠습니다. 1기 신도시에서 최대 3만9000가구 재건축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노후도시특별법 활용해서 정비 작업하겠다는 건데요.
1기 신도시 중에 분당, 일산, 평촌, 중동, 산본 같은 곳 여기는 한꺼번에 대규모 도시를 조성한 지 30년이 넘어서 아파트들이 대부분 좀 낡았죠. 정부 입장에서는 재건축을 통해 노후화된 도시를 재정비할 수 있고, 용적률 높게 적용하면서 가구 수 늘려서 공급도 같이 늘릴 수 있으니까 좋고요. 집주인 입장에서는 새집에 시세차익을 기대해 볼 수도 있겠죠. 원래 재건축 사업은 법적 규제가 아주 많고 이해관계가 복잡해서 지지부진한 경우가 많은데, 과정을 축소하면서 사업 속도를 당겨주겠다는 취지입니다.
분당은 일단 8000가구를 선도지구로 선정할 계획입니다. 다만 아직 어떤 단지를 선도지구로 할지를 정하진 않았어요. 그래서 심사 기준을 놓고 점수를 매겨서 높은 점수 받으면 뽑아주겠다~ 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핵심은 ‘동의율’입니다. 전체 심사 기준 중에서 동의율이 차지하는 점수가 가장 높거든요. 그리고 그다음이 통합 재건축 규모입니다. 해석해보자면 따로따로 하지 말고 여러 단지가 뭉쳐서 하되, 각 가구 동의받아오라고 하는 거죠.
주민 동의율이 높다는 건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할 의지가 있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점수를 책정해서 가는 걸로 보입니다. 그래서 재건축하고 싶은 곳이 지금 바쁩니다. 사전 동의율이 80%를 넘긴 곳도 많아요.
분당에서 선도지구 추진하는 단지는 시범단지, 한솔마을 1,2,3단지, 정자동 정자일로, 수내동 파크타운, 양지마을, 까치마을 등이 있습니다. 먼저 서현동 4개 단지 묶은 시범단지는 지금으로 따지면 선도지구 같은 곳입니다. 1기 신도시 조성 과정에서 함께 만들어져서 상징성이 큰 단지예요. 하지만 너무 규모가 크다 보니 최근에는 두 개로 쪼개서 선도지구 신청을 추진하고 있다고 해요.
한솔마을 1,2,3단지도 다크호스인데요. 이곳은 동의율이 90%에 육박할 정도로 의지가 높아요. 동의율 부문에서 높은 점수 받을 확률이 높고요. 예비 신탁사로 한국토지신탁 정해뒀는데, 여러 단지가 뭉치다 보니까 조합 만들지 말고 신탁사한테 맡겨서 잡음 없이 하자는 취지겠죠.
기대감으로 호가도 오르는 추세입니다. 35㎡(이하 전용면적) 매물이 7억5000만원에 나와있더라고요. 지난달 21일에 거래된 6억8000만원이랑 7000만원을 더 높여 올려둔 거죠.
대형 면적은 더 뛰었습니다. 164㎡은 매물은 20억5000만원에 올라와 있는데요. 지난 5월에 동일 평형 매물이 18억5000만원에 팔렸습니다. 실거래가와 호가 차이가 2억원 납니다.
분당은 다른 1기 신도시보다 사업성이 높은 곳이라 열기가 뜨겁긴 하지만, 분담금을 걱정하는 주민이 많았습니다. 일단 지금이야 ‘사전동의’이니 동의한다고 쳐도 나중에 분담금 계산서가 나왔을 때는 또 뒷걸음질칠 수 있잖아요.
정부 입장에서는 공급에 목이 말라 있는 상태기 때문에 1기 신도시 재건축을 적극적으로 밀어줄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그래서 용적률, 기부채납 완화 등 인센티브를 세게 주고 있고요. 선도지구로 선정되면 재건축 첫 타자가 되는 건데요. 선도지구 지정을 두고 열기가 오르고 있는 분당 현장 분위기, 영상으로 직접 확인해보세요.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김혜주 땅집고 PD 0629a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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