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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영, 석 달 임대주택 하자보수 중단 "무작정 기다리라뇨"

    입력 : 2024.06.20 16:38 | 수정 : 2024.06.20 16:54

    부영 측 "시스템 개선으로 하자 보수 일시중단 한 것"
    [땅집고] 이달 부영이 공급한 한 임대아파트 주방 쪽 천장 벽지가 갈기 갈기 찢겨진 채로 3개월간 방치돼있다. 이 아파트 입주민 A씨가 올해 4월 부영 측에 누수에 대한 하자보수 작업을 신청하면서 물에 젖은 벽지를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했는데, 이후 부영 본사 측이 하자보수 작업을 전면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집이 이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입주민 A씨

    [땅집고] “너무 화가 납니다. 내부 사정으로 하자보수 중단이 된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벽지를 갈기갈기 찢어놓고 3달 넘게 아무런 보수조차 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임대주택 공급량이 가장 많은 기업인 부영이 올해 4월부터 전국 부영 임대아파트 하자보수 작업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약 3개월여 동안 부영이 공급한 전국 임대주택 입주민마다 타일 깨짐 등 작은 하자부터 누수·보일러 고장·곰팡이 등 굵직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생활 불편을 겪고 있다.

    [땅집고] 천장 벽지가 찢겨져 내부 콘크리트가 그대로 드러난 채로 3개월째 유지 중인 부영 임대아파트. /입주민 A씨

    [땅집고] 벽지를 찢어둔 주방 천장에서 건설 자재 가루가 떨어져 가스레인지 상판이 더럽혀진 모습. /입주민 A씨

    얼마 전 전세사기를 당해 비교적 안전한 부영 임대아파트로 이사왔다고 밝힌 A씨. 그는 “입주한 지 두 달만에 누수가 발생했는데, (부영 하자보수팀에서) 벽이 말라야 한다며 갈기갈기 벽지를 찢어놓고선 하자보수가 내부 사정으로 중단되었다고 한다”며 “4월부터 고객센터에 전화해 문의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하자보수가 재개될 때까지 기다리라는 말 뿐”이라고 토로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부영 하자보수 팀은 집 출입문부터 거실까지 동선을 비롯해, 주방 천장과 방 내부 곳곳 벽지를 찢어둔 상태다. 회색 콘크리트 벽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부영 측이 이 상태로 3개월째 작업을 중단한 것이다. 현재 A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방 천장에서 가루가 계속 떨어지고, 악취가 심해 베란다 문을 닫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방 하나는 짐만 넣어둔 채 창고로 전락한 상태다.

    A씨는 “너무 화가 난다”며 “내부 사정이 이렇게 길어지면 뭔가 대책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이 입주민한테 기약없는 기다리라고 하니 답답하다”고 했다.

    [땅집고] 전국 곳곳 부영 임대아파트 주민들마다 부영 본사가 하자보수 작업을 전면 중단하는 바람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호소글을 올리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를 찾아보면 최근 3개월여 동안 부영 측이 하자보수를 중단하는 바람에 피해를 봤다는 사람들이 A씨 외에도 수두룩하다.

    올해 4월에는 경북 포항시 원동지구 부영사랑으로5차 입주민이 “당장 내일 입주인데 깨진 타일은 안 고쳐준다고 한다, 부영 본사 지침이라며 엘리베이터에 붙어 있다”는 글을 올렸고, 같은달 전남 여수시에선 “얼마 전부터 뜨거운 물이 안나와서 부영에 연락했는데, 수리 중단 공문이 내려와서 못한다고 한다. 언제 중단이 풀리는 거냐고 물었더니 그건 모른다고 하는데, 당장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쩌라는 것이냐”고 했다.

    이달에는 경기 남양주시 월산지구 부영아파트 주민이 “앞 베란다 우수관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는데, 관리사무소에 전화하니 본사 지침이 하자보수 중단이라고 한다”며 “이제부터 하자는 그냥 모든 입주민들이 다 짊어지고 가야하나”라는 호소글을 올렸다.

    [땅집고] 포항시의 한 부영 임대아파트 주민이 부영 본사 측의 하자보수 전면중단에 대해 국민신문고에 제기한 민원과 그 답변. /국민신문고

    분노한 입주민들이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자, 지난 5월 “부영주택 본사에 확인한 결과 시스템 제도 개선으로 인해 (하자보수 작업이) 일시 중단되었다. 입주민들의 불편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속한 처리를 당부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부영 측은 땅집고 취재진과의 통화에서도 “올해 4월 업무 개선을 위해 잠시 중단했던 것”이라며 “현재는 하자보수 작업이 재개된 것으로 알고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전국 곳곳 부영아파트 입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본사 측 하자보수 작업 지침은 이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선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부영그룹 주택부문 실적이 곤두박질 치는 바람에 전국 임대주택 운영관리에 힘을 못 쓰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땅집고] 최근 4년간 부영주택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이지은 기자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영주택의 지난해 매출은 4675억원으로, 부동산 호황기던 2020년(2조4559억원) 대비 81%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2020년 2280억원에서 지난해 마이너스 2461억원으로 적자에 접어들었다. 부영주택의 아파트 사업은 크게 임대와 분양으로 구분하는데,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자 분양수익이 크게 줄면서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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