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6.19 17:50 | 수정 : 2024.06.19 18:04
김포시가 312억 부담…지자체 재정 건전성에 위협
민간투자사업 전환 등 적자 부담 줄일 방안 시급
민간투자사업 전환 등 적자 부담 줄일 방안 시급
[땅집고] 인천과 김포를 지나 서울까지 잇는 5호선 연장 사업의 운영비 적자액이 연간 ‘446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가 예측한 5호선 연장선 일일 이용 예상 수요는 11만 4807명이지만, 실제 수요가 이에 미치지 못한다면 적자액은 훨씬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18일 교통 및 철도 업계에 따르면, 5호선 연장 사업의 예상 운영 적자액은 연간 446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김포시(노선 비중 70% 적용)가 부담해야 하는 적자액은 연간 312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김포시의 재정자립도가 37.16%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적자가 누적되면 김포시 재정이 파탄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광위가 인천시안과 김포시안을 종합해 내놓은 조정안은 총 25.56㎞ 길이 노선이다. 인천 검단 신도시 지역 2개 역을 경유하고, 인천시와 김포시 경계 지역에 있는 불로 대곡동 정거장을 김포 감정동으로 조정하는 노선이다. 현재 및 장래 철도망 계획과 환승 연계성을 고려해 경제성을 올리는 방향으로 조정했다는 것이 대광위 설명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현재 5호선 연장 사업의 B/C(비용 대비 편익)값은 0.8 중반 대에 불과하다. 이는 지구 지정조차 되지 않은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에 대한 수요가 반영된 값이기도 하다. 중재안이 채택되더라도 예비타당성 조사 문턱을 넘어서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추가 정차역 요구-직결 연장 고수하는 지자체
업계에서는 5호선 연장 사업의 향방을 ‘직결 연장’ 방식이 가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직결 연장은 환승 없이 한 번에 서울 시내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승객 입장에서는 별도의 플랫폼을 통해 환승하지 않아도 돼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이동 편의성이 향상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직결 연장의 경우 공사와 운영에 막대한 재정 부담이 든다. 운영 주체가 다른 두 노선을 직결하려면 추가 공사와 운영비가 필요하다. 또한 노선 전체 길이가 길어지면서 장시간 운전에 따른 직원의 과로 위험성이 높아지고 본선의 혼잡도도 오른다.
반면 평면환승을 적용하면 운영 방식을 탄력적으로 설계할 수 있어 운영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 해당 지역 수요에 따라 수송량 규모를 조절해 이른바 ‘공기 수송’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 정차역 요구도 해결해야 할 난제다. 인천시와 김포시가 추가 정차역 수와 위치를 두고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는데, 이를 모두 반영하면 노선 길이와 운행 시간이 늘어나 승객을 빠른 속도로 수송하기 위한 ‘광역 철도’의 본래 취지에 어긋난다. 광역철도 정차역이 늘어나고 노선이 우회하면 역 정차 시간을 포함한 평균 속도인 표정속도가 낮아져 노선 경쟁력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매년 수백억 적자 쌓이는 지자체…”손실부담분 최소화해야”
5호선 연장선을 두고 사업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민간투자 사업으로 선회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하고 있다. 민간사업자 측은 평면환승 방식을 택하고, 9호선 마곡나루와 지선 연결, 최소 열차량 편성, 무인 운전 시스템을 내세워 직결 연장 방식보다 더 높은 B/C 값을 도출해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본격 착공 절차에 들어간 ‘대장홍대선’ 사업의 경우, 국가재정사업에서 민간투자사업으로 방향을 틀면서 속도를 낸 사업 중 하나다.
대장홍대선 사업 추진 초기 당시 서울시는 민간투자사업으로, 경기도는 국가재정사업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면서 속도가 지지부진했지만, 2020년 12월 현대건설이 국토교통부에 사업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민자 사업으로 추진하게 됐다. 이후 2022년 09월 기획재정부 민투심을 정식으로 통과하면서 2030년 개통을 예정하고 있다.
한 교통 업계 전문가는 “5호선 하남선과 4호선 진접선의 경우 이용 수요 예측에 실패하면서 매년 수백억원 규모의 적자를 유발해 지자체의 재정 건전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면서 “5호선 연장 사업도 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평면 환승 방식을 취하거나 민간투자 사업으로 방향을 틀어 지자체 손실부담분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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