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6.19 07:30
[시니어하우징 멘토를 만나다 - 이미숙 ‘벨포레스트’ 원장]
제약업계 1위 종근당 뛰어든 프리미엄 요양원
비싸도 대기 넘치는 이유
100% 간호사로 병원 인력 구성
“자식보다 낫다고 해”
서울 도심 위치·강동역 초역세권 ‘1인 1실 제공’
제약업계 1위 종근당 뛰어든 프리미엄 요양원
비싸도 대기 넘치는 이유
100% 간호사로 병원 인력 구성
“자식보다 낫다고 해”
서울 도심 위치·강동역 초역세권 ‘1인 1실 제공’
[땅집고] “식사부터 대소변 가리는 것까지 모두 침대에서 해야 한다면 과연 행복할까요? 나이가 많고 몸이 불편한 어르신도 그런 삶을 원하지 않습니다. 저희 벨포레스트는 어르신을 최대한 침대 밖으로 나오게 만드는 게 목표에요. 돈을 벌 수 있는 4인실을 포기하고 1인1실을 만든 이유죠.”(이미숙 종근당산업 벨포레스트 원장)
초고령화 시대, 돌봄 수요가 증가하면서 정부와 기업이 앞다퉈 요양업계에 관심을 기울이는 가운데 고령인구와 연관이 깊은 제약·보험업계의 진출이 두드러진다. 요양업계 진출을 노리는 기업들에게 필수 코스가 된 프리미엄 요양원 ‘벨포레스트’도 그 중 하나다. ‘벨 포레스트’는 종근당을 상장하는 종(鐘·Bell)과 주변 숲(Forest)을 합한 이름이다.
벨포레스트는 종근당산업이 2021년 8월 서울 강동구에 선보인 노인요양시설이다. 총 84호실이 화장실을 갖춘 1인1실로 구성됐다. 이곳은 일반 요양원 대비 이용료가 비싼 편인데, 대기자가 수백명에 달한다.
여느 시설이 그러하듯 이곳도 초창기에는 부침을 겪었다. 일반 요양원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신체활동 프로그램을 최소화해 보호자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이런 상황을 정리하고자 종근당산업은 이미숙 벨포레스트 원장을 찾았다.
이 원장은 “1년 전 벨포레스트에 온 뒤 줄곧 시설 안정화를 최우선 목표로 세웠다”며 “프리미엄 요양원인 만큼, 이곳의 어르신들이 꽃을 만지거나 팔 다리를 한 번 더 움직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 원장은 2002년 고려대병원 중환자실에서 간호사생활을 시작한 20년 경력 베테랑 간호사다. 그는 하나금융공익재단이 세운 ‘하나케어센터’에서 2010년부터 요양 전문 간호사로 활동했다. 그는 금융권의 요양사업 본격화로 평가받는 ‘KB위례빌리지’ ‘KB서초빌리지’ 창립 멤버 중 한 명이다.
다음은 이미숙 원장과의 일문일답.
- 벨포레스트 시작 계기는?
“벨포레스트는 ‘국민의 건강 증진 기여’라는 종근당의 경영 이념에서 출발했다. 종근당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즉, 모든 연령층의 건강을 고민하는 회사다. 제약사지만 1973년부터 고촌장학재단을 통해 학생들을 지원해 왔고, 2018년에는 어린이를 위한 시설 소화아동병원을 매입했다.
다만, 정작 가장 수요가 많은 고령인구 전문 시설이 없었다. 벨포레스트를 만든 결정적 계기다. 실버타운(노인복지주택)이나 요양병원 등 다른 노인 관련 사업도 관심을 두고 있다. 작년에는 분당신도시에 있는 프리미엄 요양원 ‘더헤리티지너싱홈’을 매수했다.”
- 월 이용료가 약 300만원이다. 다른 시설 대비 2~3배 비싸도 대기 인원이 상당하다던데, 대기 기간은 어느 정도인가.
“분기 별로 확인하는데, 늘 300명이 넘는다. 꾸준히 확인하지 않으면 대기가 수천명으로 늘어나서 주기적으로 명단을 관리해야 한다. 300명이 다 들어가야만 차례가 오는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고령자 시설이다보니 자리가 나더라도, 입소 대기자의 건강이 나빠져 다른 요양시설이나 요양병원에 이미 들어간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녀들이 몇년 전부터 대기를 걸어놓는 경우도 있다.”
- 빈 방이 있다는 것은 먼저 있던 사람이 나갔다는 말. 요양원에서 거처를 옮기는 분들은 주로 어디로 가시나.
“요양병원으로 가는 경우가 제일 많다. 사실 요양원과 요양병원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비슷한 점이 있다. 단, 특정 의료 설비를 활용해야 하거나 의사 처방·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요양병원으로 모셔야 한다.”
- 벨포레스트의 인기 이유는 ‘고급화’다. 구체적으로 일반 요양원과 어떤 게 다른지.
“다른 요양원보다 전문 인력 비중이 높은데, 인원도 많아서 밀착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게 우리의 강점이다.
관련법에 따르면 요양원은 간호사나 간호조무사를 의료 인력으로 둘 수 있다. 저를 비롯해 벨포레스트 의료진은 모두 간호사다. 시설장이 간호사인 경우는 드물다. 어르신 수(84명)에 따른 최소 간호 인력은 4명이지만, 이곳엔 총 9명의 간호사가 있다. 최소기준을 상회하는 건 문제되지 않는다.
규정 상 요양보호사 수는 2.3명 당 1명인데, 벨포레스트의 경우 1.9명 당 1명으로 넉넉한 편이다. 일부 요양원에서는 요양보호사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데, 이런 고충을 상당 부분 줄였다.”
-최근 새로 짓는 요양원이 늘고 있다. 최신식 요양원일수록 더 좋은 걸까.
”새 요양원은 인테리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새로 문을 연 시설은 오래 살던 곳을 떠나 불안함을 느끼는 어르신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신입 직원이 많고, 아무리 단련된 직원이라도 시설에 적응하느라 업무가 많을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 볼 때 어르신과 가족들이 만족하는 시설은 문을 연 지 1년~2년 정도 지나 안정화에 접어든 시설이다. 모든 사업이 그러하듯, 새 사업이 안정기에 접어들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
- 요양원 뿐 아니라 요양병원도 많이 늘었다. 기업도 적극 참여하는 분위기다. 현장에서 보기엔 어떤가.
“벨포레스트에 처음 왔던 2년 전에 비해 기업들의 관심이 정말 많이 늘었다. 어르신을 모시는 일을 시작했던 2010년과 비교하자면 사회가 요양 업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최근에도 신한이나 대웅제약, LG 등 대기업들이 자문이나 견학을 문의했다
. 전반적으로 사업 성공을 위해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실제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대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지 않나. 베이비 붐 세대가 노령층으로 접어든 것도 벌써 몇 년이 지났다. 과거에는 자녀들이 부모를 임종까지 모시는 게 보편적이었지만, 요즘 어르신들은 자녀의 부양보다는 시설에서 서비스 받는 걸 선호하신다.”
- 요양 시설 수요가 높은 데 비해, 아직 공급이 적다. 이유가 뭘까.
“우리나라가 유례없는 빠른 속도로 고령화를 겪으면서 예측하지 못한 사회를 맞이한 영향이 크다. 한국은 고령화(총 인구 중 65세 이상 비중 14%)에서 초고령화(총 인구 중 65세 이상 비중 20%)로 접어드는 데 고작 7년이 걸렸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또한 기업들이 사업을 영위하려면 안정적으로 요양산업에서 수익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 분야에서는 제조업과 달리 반복해서 같은 결과물을 만드는 게 어렵다. 게다가 요양산업은 고령자를 돌본다는 점에서 리스크도 있다.
아무리 사회 공헌을 목표로 하더라도, 기업들이 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에 앞서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기업들의 요양업 진출 성공 여부는 ‘수요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어떻게·꾸준히 제공하느냐’에 달렸다고 본다.”
- 한국 요양 산업의 전망은? “
“양적·질적 성장이 모두 필요하다. 앞으로 시니어 산업은 특정 계층을 위한 게 아니라 전 국민이 일정 나이가 되면 참여하는 분야가 된다고 본다. 수요자가 늘어나는 만큼, 시장이 원하는 서비스 형태도 다양해질 것 같다.
서비스 제공자들은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술을 활용하거나 개발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스마트 돌봄에 대한 관심이 늘어서 관련 강의나 책을 찾아보고 있다. 시니어 산업 규모가 커질수록 자본들의 가진 기업이 보다 많은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 운영 전문가 과정>
땅집고는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부동산 개발 니즈에 맞춰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3기)’을 오는 8월 28일 개강한다. 올해 2월, 5월 순차적으로 개강한 1기, 2기는 조기 마감했다. 이번 과정은 시행사나 건설사, 자산운용사, 건축설계회사, 투자회사, 감정평가회사, 공기업, 공공기관 등 기업 회원이 대상이다.
강의는 현장 스터디 3회를 포함해 총 18회로 진행한다. 금융권 최초 요양사업 전문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의 이상욱 본부장은 ‘시니어 시설과 요양시설 수익화를 위한 사업성 검토 및 개발’이라는 주제로 시설 관련 제도와 관련 법규, 입지 선정 전략 등을 공유한다.
황문영 종근당산업 벨포레스트 사무국장은 시니어주거와 요양시설의 차이점과 운영 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한다. 전국 실버타운을 직접 방문해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브 채널 ‘공빠TV’의 문성택씨는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기존 실버타운 개발 사례를 집중 소개한다.
강의는 매주 수요일 오후 4시~6시30분이며, 수강료는 29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https://zipgobiz.com/▶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 (02)6949-6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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