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6.19 07:30
[발품리포트-위례신도시] 위례신사선 무산에도 집값은 굳건 "1년 만에 1억 넘게 올라" 회복세
[땅집고] “위례신도시 주민들은 이미 많이 무뎌진 상태다. 위례신사선 사업 관련해서는 호재든 악재든 이미 집값에 반영됐다.”
지난 17일 서울 강남에서 동부간선도로를 통해 탄천을 따라내려가면 위례신도시에 진입한다. 위례중앙로를 통과하면 신도시 집값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송파꿈에그린위례’에 도착한다. 이 단지를 중심으로 위례신도시 아파트 가격 역시 하락을 마치고 반등하는 조짐이다.
그러나 지난 11일 위례신사선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GS건설 컨소시엄이 자잿값 급등, 금리 인상 여파로 사업을 포기했다. 또 다시 악재가 전해지며 위례신도시 집값 회복세에 제동이 걸릴까 우려가 크다.
올해로 16년째 사업이 추진된다는 말만 무성하고 눈에 보이는 성과는 없었던 탓일까. 위례신도시 주민들의 실망감은 크지만, 실제 집값에 영향이 크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위례신도시 중개업소들은 “주민들은 위례신사선 무산 위기 같은 소식에 이미 많이 무뎌졌다”고 말했다.
■ “위례신사선 악재 이미 집값에 반영” 집값은 회복세
최근 전해진 위례신사선 좌초 위기 소식이 향후 집값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송파구 장지동 리치공인중개사사무소 원정우 대표는 땅집고와 만나 “원래 2020~2021년에 완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계속 사업이 지연됐다. 호재든 악재든 이미 집값에 반영됐다고 본다”며 “‘첫 삽을 뜨기 전에 위례에 집을 사야지’라는 분위기는 거의 없어졌거나, 이미 매도하고 다른 지역으로 옮겨갔다”고 말했다.
위례신사선은 위례신도시에서 서울 강남권을 연결하는 노선이다. 서울지하철 5호선 마천역과 8호선 복정역, 남위례역이 인근을 지나지만, 신도시 내부를 지나는 철도 교통은 없다. 강남, 잠실 등 주요지역으로 버스 노선이 잘 마련되어 있긴 하지만 정시성이 강점인 철도교통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위례신도시 집값은 올해 초부터 서서히 반등하고 있다. 원 대표는 “2월부터 시작해서 5월 중순까지 (집값이) 조금 반등한 것 같다. 전고점까지 회복하진 못했지만, 실거래가와 매매호가 모두 올랐다”며 “매도자는 전고점, 매수자는 저점을 생각하고 있는데 점점 그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위례신도시 대장아파트로 불리는 단지들 집값은 위례신사선 사업 진행 속도와 무관하게 회복세에 있다는 평가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꿈에그린위례 84㎡(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5월 14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전고점 16억9000만원(2022년 5월)과 비교해 2억원 이상 낮은 가격이지만, 집값이 폭락하던 지난해 4월 13억6000만원 대비 많이 회복했다.
바로 옆 단지인 성남 수정구 창곡동 ‘위례센트럴자이’ 같은 주택형도 올해 2월 14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2023년 3월 13억4000만원에서 1억4000만원 올랐다. 인근 중개업소 매물 정보에 따르면. 꿈에그린위례 매매호가는 최고 17억원대 중반까지 올랐고, 위례센트럴자이 역시 15억~17억원에 형성돼 있다.
■ 위례선 트램이 변수, “편리해지겠지만 안전사고 우려”
위례신도시 집값의 또 다른 변수는 2022년 12월 착공해 2025년 6월 준공 예정인 서울경전철 위례선이다. 마천역과 복정역을 이을 이 노선은 위례신도시 상권 중심인 위례중앙광장을 관통하는 노면전차(트램) 노선이다. 일부에선 이 노선이 개통하면 외부 매수심리를 높일 만한 호재도 아닐 뿐더러 지역 상권 침체를 불러올 수 있는 잠재적 위험으로 보고 있다.
창곡동의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위례주민들은 위례선 트램 노선을 ‘신도시의 셔틀버스’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며 “위례신사선은 강남을 이어주는 중요한 노선이지만, 위례선은 주민들이 이동하기 편리해지는 수준일뿐 외부의 매수심리를 자극하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중개업소 관계자는 “소비가 있어야 상권이 커지고 여러 회사들이 들어올 수 있을텐데 트램노선만으로는 베드타운 이상으로 발전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위례선 전차들이 위례중앙광장을 지상에서 관통할 예정이라 안전사고 위험도 있다. 펜스 등을 통해 안전을 확보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광장을 중심으로 양쪽에 형성된 상권을 분리하는 역효과가 있을 수 있다. 현재 트램이 지날 광장 일부 구역에서는 연약지반 처리 공사를 진행 중이다.
땅집고와 만난 한 위례신도시 상가에서 요식업을 운영 중인 B씨는 “트램 노선과 상가 사이 거리가 생각보다 가깝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만약 안전사고라도 발생하면 주민들의 발길을 끊길까 우려도 된다”고 밝혔다. /송파〮성남=이승우 땅집고 기자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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