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6.14 17:36 | 수정 : 2024.08.21 11:45
[땅집고] “반대가 심해서 신통기획이 철회됐는데 끝이 아니다. 구역 바꾸거나 방식을 달리해서 재추진하면 주민들은 또 피해를 본다.”
지난 12일 연희동 28번지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비대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신통기획이 철회된 연희동 일대에서 모아타운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 5월 높은 반대 비율로 신통기획 사업이 후보지로 선정되기도 전에 무산됐다. 추진위원회 측은 44번지 일대로 구역을 바꾸어 신통기획을 재추진하려 했으나, 서울시의회 문성호 의원에 의해 지분쪼개기 등 투기 정황이 발견돼 동력을 완전히 잃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모아타운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신통기획 등 지역 재정비 사업을 둘러싼 주민들간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주인들은 찬성과 반대로 의견이 갈려 반목하고 있고, 투기 의심 세력이 추진하는 무리한 개발로 인해 갈등이 깊어진다고 호소하고 있다.
■ 반대 심해 신통기획 철회→바로 모아타운 추진
주민들이 문제를 삼고 있는 부분은 한 지역의 재정비가 철회된다고 해도 같은 지역 내에서 구역을 달리하거나 방식을 바꿔 재추진할 수 있다는 점이다. 투기를 목적으로 하는 세력이 외부에서 침투해 무리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원주민들의 피해와 갈등이 커진다는 것이다.
기존에 추진하는 사업이 좌초된다고 해도 구역을 수정해 새로운 번호를 부여받을 수 있다. 또는 모아타운,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재개발 사업으로 틀 수도 있다는 것이 반대 측 주민들의 주장이다. 해제신청서를 서대문구청에 제출한 남가좌동 신통기획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안 그래도 무리한 사업 추진인데, 철회되더라도 구역을 바꾸거나 다른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며 “만약 투기세력들이 작정하고 들어온다면 주민들 사이 갈등이 커진다. 반대하는 주민들은 생업을 잃고 투쟁만 해야할 수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실제 신통기획 사업 추진이 철회된 연희동 일대에서는 모아주택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연희동에서는 신통기획 추진 구역 중 소규모 주택이 밀집한 44번지 일대에서 모아타운 공모 신청을 위해 주민 동의서를 받고 있다. 현재 해당 사업을 추진하는 주체는 연희동 신통기획 추진위 위원장을 맡았던 A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 ‘주민 동의 최우선’ 선정기준 개선에도 “근본적 해결책 아니야”
서울시는 주민들 사이 불필요한 갈등을 막고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 5일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후보지 선정기준’ 개선안을 발표했다. 그간 추진해온 신통기획 재개발 후보지 수시모집 제도가 ‘입안요청제’로 법제화된 것이다.
주민 의견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반대와 갈등이 심한 곳은 신통기획 후보지에서 제외한다는 게 개선안의 주요 내용이다. 주민 찬성동의율이 50%를 넘는 구역 가점(최대 10→최대 15점), 반대동의율이 5~25%인 구역 감점(최대 5점→최대 15점)이 커졌다. 후보지 선정 단계에서 제외기준(반대 25%)과 제외검토기준(반대 20~25%)도 강화했다.
그러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들 갈등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평가다. 연희동 비대위 관계자는 “가점과 감점 등이 강화됐지만, 주민들 갈등을 해결하는 데 소용이 없다”며 “동의서에 번호를 부여하는데, 그때부터 갈등이 시작된다. 추진 주체가 주민인지 투기꾼인지 검증조차 없다”고 말했다.
신통기획은 입안요청제에 따라 추진 주체가 구역계를 첨부해 동의서 번호부여를 해당 자치구에 요청한다. 이를 바탕으로 동의서를 징구하고 토지등 소유자의 30% 이상이 동의했을 때 입안요청이 가능하다. 구는 사전검토를 거쳐 서울시에 후보지 추천을 한 뒤 선정위원회를 거쳐 선정 여부를 결정한다. 이때 추진주체는 ‘토지등 소유자’라는 재정비계획 신청인의 자격만 갖추면 사업 추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서대문구청 신속통합팀의 설명이다.
추진위가 번호 부여 후 동의서를 받는 과정에서 과장된 정보를 전달할 우려가 있다. 또 찬성동의서, 반대동의서, 동의철회서 접수 창구도 제각각 다른 경우도 있다. 연희동 비대위 측은 “구에서 사업 추진주체인 주민에 대한 제대로 검증을 하거나, 동의서 접수 창구를 일원화하는 등 주민들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승우 땅집고 기자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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