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6.12 09:28 | 수정 : 2024.06.12 10:28
[마법의 조명] 손님을 끌어들이는 조명, 매장을 죽이는 조명
[땅집고] 낮이면 사라지는 매장들이 있다. 한 낮에 길을 걷다 보면 매장 안에 조명은 밝게 켜뒀지만, 영업 중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 얼핏 문 닫은 가게로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천장에는 눈부신 조명이 가득 켜고 영업 중인 매장이다.
그래서 영업 중인 매장임을 강조하기 위해 입구에 낮에는 특히 ‘영업중, OPEN’ 이라고 크게 걸어두거나 냉난방이 중요한 더운 여름이나 한겨울에도 출입문을 아예 열어두고 운영하는 매장도 많다.
문제 매장의 건축주는 크게 조명이나 공간의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명이 매장의 접근성을 낮춰 매출증진에 방해가 되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어떻게 공간의 밝기감을 인지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위에 있는 사진 A와 B를 비교하면 어느 쪽이 더 밝게 보이는가? 대부분은 벽면 조명을 강조한 B가 A보다 밝다고 느낀다. 양쪽 모두 같은 공간 크기에 같은 실내 마감을 하고 조명의 조건만 다른 경우이다. 바닥면 조도를 측정하면 천정조명인 A는 420럭스이고 벽면 조명인 B는 270럭스이다.
조도가 낮은 벽면조명이 더 밝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우리가 인지하는 공간의 밝기감은 바닥이나 테이블면과 같은 수평면 조도가 아니다. 벽이나 기둥과 같은 수직면의 밝기감, 휘도가 우선한다. 인간이 직립보행하면서 바닥이 아닌 전면으로 향하는 시선 중심으로 진화해왔기 때문이다.
매장내부를 밝게 연출하고 고객을 유도하려면 천장에 조명을 가득 설치할 게 아니라 벽, 기둥을 밝혀야 한다. 이러한 조명설계의 기본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매장을 밝게 보이고 싶다는 욕심에 천장조명만 잔뜩 설치한다.
공간이 밝아 보이지도 않고 매장의 종업원과 고객들에게도 불쾌한 눈부심(Glare)만 가득한 인상을 남긴다. 심지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가 필요한 야간에도 그 강한 빛을 그대로 사용, 불필요한 전력 낭비에 불쾌한 빛이 난무하는 매장이 된다.
10만 럭스가 넘는 조도의 강한 한낮의 태양광 조건에서 길을 걷다 매장 실내에 들어서는 고객은 갑작스럽게 어두운 공간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렇게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갑자기 이동할 때 주변 사물이 잘 보이지 않고 제대로 시지각 인지를 하는데 일정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암순응이라고 한다. 그래서 주간에도 우리의 시지각을 고려한 효율적인 조명설계의 전략이 필요하다.
매장 안쪽의 벽면이나 기둥을 효율적으로 밝히기 위한 간접조명을 사용하기를 추천한다. 이러한 체계적인 조명설계로 주간의 매장 내부의 밝기감과 실외 자연광의 양적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매장 내부로 향하는 시선을 방해하는 짙은 색상 유리도 지양해야 할 인테리어 요소이다.
상업공간의 설계목표는 명확하다. 많은 매출을 올리기 위한 공간계획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매장조명에서는 특히 주간에도 외부의 자연광 유입계획, 외부시선과의 소통 등을 통해 손님을 유도하고 집객(集客)을 통해 매출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지를 가장 중요하고 효율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차인호 공간조명연구소장 eno27@sk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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