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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터널, GTX, 신공항도 스톱.."저 돈이면 망한다" 건설사의 반란

    입력 : 2024.06.11 16:21 | 수정 : 2024.06.11 16:47

    [땅집고] 수도권 2기 신도시인 위례 신도시 주민의 숙원 사업 ‘위례신사선’이 공사비 갈등으로 좌초한 가운데, 전국 곳곳의 공공 인프라 조성 사업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땅집고] 2024년 2월 28일 오후 서울시청 인근 도로에서 서울 경전철 위례신사선 착공을 촉구하는 주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선DB

    11일 위례신사선 우선협상대상자인 GS건설 컨소시엄(강남메트로)은 “서울시에 공사비 증액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위례신사선)사업을 포기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위례신사선은 전철역이 전무한 위례신도시에 예정된 철도 사업이다. 위례에서 출발해 강남 대치동, 신사동, 삼성동을 잇는 총 14.7km 노선이다. 위례 주민들이 교통 시설이 들어올 것에 대비해 교통 분담금까지 납부했기 때문에, 개발 압력 또한 거셌던 사업이다. 하지만 2008년부터 16년 째 논의만 이뤄지다 결국 첫 삽도 못 뜨고 고꾸라지면서, 주민의 실망감도 커졌다. 주민들은 또다시 기약없이 전철이 놓이기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최근 철도 사업이 멈추는 것은 단지 위례 신도시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몇 년간 건설 공사비가 지속 상승하고, 금리도 좀처럼 내리지 않으면서 공공기관이 발주한 건설 현장에 파열음이 커져가고 있다. 철도와 공항 등 지역 주민에게 꼭 필요한 인프라 조성마저도 어려울 만큼 건설경기가 악화한 탓에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 공공공사 줄줄이 올스톱 위기…수도권 인프라 공급 ‘경고등’

    최근 대형 공공공사는 시공사를 구하지 못해 대부분이 올스톱 위기다.

    국비 13조4913억원이 투입되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건설도 지난 5일 입찰에서 시공사들이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총 공사비가 무려 10조5300억원에 이르지만, 입찰자가 단 한 곳도 없어 이례적이란 평가다.

    [땅집고]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 /조선DB

    가덕도 신공항은 2030부산 세계 박람회에 맞춰 5년 이내 완공해야 하는데, 현재와 같이 비용이 많이 드는 여건에서 공사를 빠르게 진행하기 어렵다는게 건설사들의 입장이다.

    지난해 세종시에서는 대보건설이 행복도시4-2생활권 공동캠퍼스 18공구 현장 공사를 중단했다. 대보건설은 2022년 연면적 5만8111㎡ 규모로 대학 입주 공간 및 교육시설 총 9개 동을 건설하는 계약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체결했으나 공사비 상승으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면서 공사를 멈췄다.


    지난해 대규모 국책사업인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GTX-A 환승센터) 사업(약 3170억원), 서울 대심도 빗물 배수 터널(약 9936억원), 일산 킨텍스 제3전시장(약 6169억원) 등 8건의 사업이 모두 유찰됐다.

    ■ 공공공사, 당분간 진행 어려워… “경기 회복이 급선무”

    민간사업과 달리 공공사업은 물가가 오를 때 에스컬레이션 조항(물가연동 조항)이 적용돼 사업성 악화를 방지하는 시스템이 있다. 그러나 정부의 경직된 예산 평가로 물가상승분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정부는 올해 3·28 부동산 대책을 통해 일률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직접 공사비 산정 기준을 입지, 층수 등 건물 여건에 맞게 바꾸고 물가 반영 기준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대응책도 내놓았다.

    또 작년에 유찰된 4조3000억원 규모 대형 공공공사의 경우 상반기에 3조원 이상 정상화한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부의 노력에도 한계가 있다는 반응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공사는 특성상 민간공사에 비해 경기 변동에 대응하는 속도가 느리고, 물가 변동을 반영하더라도 그 폭이 급격하게 증대되기 어려운데, 민간 건설사가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예산을 책정해 진행하는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보니 입찰을 꺼리는 것”이라며 “하루빨리 주택 경기가 나아지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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