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6.12 08:00
<요동치는 집값,현장 점검> 폭락후 신고가 행진 송도, 그러나 인기단지에 국한
[땅집고] "이렇게 또 가격이 왜곡되면 집주인들은 눈이 높아져서 팔 시기를 놓치는 거죠. 영끌했던 사람은 결국 한 푼도 못 건지고 경매 나가요. 그런 집 여럿 봤어요." (인천 연수구 송도동 C공인중개소 관계자)
부동산 침체기에 급락했던 인천 연수구 송도의 집값이 다시 널뛰기를 하고 있다. 특히 아파트 대형 평형 위주로 직전 거래가 대비 수억원씩 오른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집값이 상승 추세로 돌아선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실제 현장은 여론과는 전혀 달랐다.
송도 센트럴파크 인근에 위치한 송도자이하버뷰2단지. 이 단지 전용 147㎡는 지난 3월 19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가격은 직전 거래보다 6억원 오른 값이다. 지난 1월 거래인 전용 148㎡와 120㎡도 각각 13억5000만원, 12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맞은 편에 위치한 송도더샵하버뷰II도 마찬가지. 전용 151㎡가 18억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썼다. 직전 최고가 대비 5000만원 올랐고, 2020년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2배 가량 오른 셈이다.
현지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매수인도 매도인도 집값 상승세가 다시 시작됐다고 생각한다"며 "폭락기에 투자자 시장에서 실수요 시장으로 많이 바뀌었다. 실수요자들이 급하지 않으니 더 오르면 팔겠다는 분위기다"고 했다.
분양권도 신고가를 새로 쓰고 있다. 인천1호선 국제업무지구역 역세권 단지인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 전용 175㎡ 분양권은 지난달 27억5503만원에 팔렸다. 집값 하락이 시작되며 거래가 실종됐었는데, 직전 거래인 27억4755만원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가 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3월 0.01% 상승해 4월 0.07%까지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송도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듯 하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신고가를 경신한 단지 중 대다수가 명문 학교와 중심 상업지구가 몰린 1공구에 위치해 있고, 그 외 구역에서는 미분양과 매물수가 쌓이고 있는 것.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인천 미분양 주택은 4260호로 나타났다. 2017년 3월 4501호 이후 7년 만에 4000호를 넘어섰다.
실제로 지난 3월, 송도 11공구에서 분양했던 '송도자이풍경채그라노블'은 미달이 발생했다. 총 2506가구가 일반분양된 가운데 1단지와 5단지만 모집가구 수를 채웠고, 2단지부터 4단지는 2순위 청약에서도 미달됐다.
이 단지 전용 84㎡ 분양가는 최고 8억8000만원대. 당첨자 발표일을 분산해 2개 단지에 중복 청약도 가능했었다.
현장에서는 신고가 매물은 대형 평형에 좋은 뷰를 가진 특수한 상황일 뿐, 부동산 시장이 회복된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다. 오히려 소수의 신고가 거래로 인해 거래량이 더 줄었다고 전했다.
현지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신고가에 여러 개발 호재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미 집값에 다 반영된 상태다"고 했다. 이어 "튀는 신고가 거래 때문에 매수자는 위축되고 매도자는 눈이 높아져 거래에 간극이 벌어지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매물도 꾸준히 쌓이고 있었다. 5월 말 기준 인천 아파트 매물은 3만4924건으로 6개월 전(3만2513건)보다 7.4% 늘었다.
거래 실종과 미분양 물량이 적체되는 상황. 집값 상승으로의 추세 전환보다는 한동안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김혜주 땅집고 기자 0629a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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