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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하고도 분양 못하는 대구 푸르지오...1000가구 대단지, 방치된 이유는

    입력 : 2024.06.10 09:34 | 수정 : 2024.06.10 10:23

    [땅집고] 대구 달서구에 들어선 '상인 푸르지오 센텀파크' 전경. /네이버지도 로드뷰

    [땅집고] 대구 지하철 1호선 상인역 5번 출구로 나와 고가도로를 따라 15분 정도 걸으면 청록색 페인트가 칠해진 한 신축 아파트가 나온다. 바로 ‘상인 푸르지오 센터파크’다. 총 9개 동, 최고 29층 규모이다. 이 아파트는 1990년대 지어진 성냥갑 모양 아파트 사이에 우뚝 솟아있다. 부지 절반 가량이 남측에 위치한 왕복 10차선 상화로에 접해 있어 교통 편의성도 뛰어나다.

    최근 ‘상인 푸르지오 센터파크’는 이른바 ‘유령 아파트’가 됐다. 시행사가 분양 일정을 미루는 사이 완공되면서 정부와 대구시가 집계해 발표하는 미분양 공동주택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였다. 게다가 이 단지의 경우 분양을 맡은 시행사가 자금난에 처해 있어 분양 시기 역시 불투명하다. 미분양 주택에서 촉발된 부동산 시장 위기가 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땅집고] 대구 달서구에 들어선 '상인 푸르지오 센텀파크' 단지 조경 공사가 이뤄지는 모습. /네이버지도 로드뷰

    ■ 전국 미분양 7만 가구 ↑…대구는 ‘악성 미분양’ 급증

    전국 부동산 경기가 침체한 가운데 ‘미분양 무덤’인 대구에서는 다 지어진 아파트마저 입주자 모집에 나서지 못할 정도로 분양 시장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대구에서는 ‘악성 미분양’이라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분양에 나섰으나 입주민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로, 미분양 주택 중에서도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된다.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1년 만에 다시 7만 가구를 넘어섰다.

    10일 대구시,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는 7개월 연속 증가세다. 4월 기준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510가구로 3월(1181가구)보다 27.85% 늘었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2월(1만3987가구) 이후 14개월 연속 줄고 있지만, 준공 후 미분양만 늘어나는 상황이다.
    대구의 지역별 미분양 주택 현황을 보면 남구가 2191가구로 가장 많고 달서구 2505가구, 북구 1377가구, 수성구 1271가구 순이다.

    ■ 대로 낀 1000가구 분양 앞둔 시행사 ‘자본잠식’

    총 990가구 규모 ‘상인 푸르지오 센터파크’는 침체한 대구 분양 시장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 단지는 올해 준공 승인을 받았지만, 아직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지 않았다. 시장에 쌓인 미분양 주택이 워낙 많아 분양에 나서더라도 참패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아서 분양 시기와 가격을 두고 저울질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행사가 구청에 입주자모집공고(분양신고) 승인 신청을 하지 않았다”며 “아직 분양가와 시기 등을 조율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일각에선 분양 일정이 더욱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사업 시행사 ‘파이오니아상인’이 자금난에 처해 있어 분양 등 정상적인 활동을 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시행사의 자금난이 심화하면 대주단은 시행사를 교체하거나 직접 분양에 나설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파이오니아상인은 2년 연속 매출을 올리지 못해 적자 상태다. 2023년 말 기준 영업이익은 -19억4813억원으로, 전년(-24억6189억원)에 이어 마이너스 상태다. 수입이 없는데 지출이 발생하면서 자금난에 처했다.

    이 회사는 이자수익 등 영업외수익으로 8972만원을 벌었으나, 이자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이 회사 당기순이익은 -274억원에서 -500억원으로 1년 새 2배 늘었다. 자본총계 역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사실상 자본잠식이다.

    감사를 맡은 A회계법인은 “당사가 이익을 실현하고 자본잠식을 해소하는 것은 분양성공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면서도 “급격한 금리인상과 부동산 경기 악화로 재무제표 작성에 전제가 되는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한다”는 의견을 냈다.

    ■ 살아났다던 대구 주택 시장, 물량 폭탄에 주춤

    수성구를 중심으로 살아나는 듯한 대구 부동산 시장은 보합세에 접어들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구시 아파트 거래량은 8371건으로 전년 동기간 6668건 대비 25%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온기는 대구 부동산 전체로 퍼지지는 못했다. 여전히 대구 분양 시장은 적체 상태다. 달서구 ‘대구푸르지오시그니처’(993가구), 남구 ‘대명자이그랜드시티’(1501가구)는 2022년 분양에 돌입했으나, 아직 입주자 모집을 마치지 못했다.

    앞으로 나올 분양 물량도 있다. DL이앤씨는 대구 지하철 1·3호선 환승역인 명덕역 인근에서 ‘e편한세상명덕역퍼스트마크’(1116가구)를 선보인다. 이 단지 맞은편에 있는 ‘대봉서한이다음’ 올 10월 완공 예정이나, 아직 미분양 상태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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