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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선 중화역 초역세권도 재개발 중단 위기 "아파트 부지 통공매행"

    입력 : 2024.06.03 07:30

    [땅집고] 서울 중랑구 중화동 303-5 번지 일대에 있는 중화3구역. 바로 뒤 중화1구역(리버센 SK VIEW 롯데캐슬)은 완공을 앞두고 있다. /강태민 기자

    [땅집고] 서울 지하철 7호선 중화역 3번 출구에서 대로변을 따라 1분 정도 걸으면 신축된 소방서 옆으로 펜스가 길게 쳐져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 원주민 이주를 마쳤지만, 부지는 허허벌판으로 방치돼 있습니다.

    중화119안전센터와 상가, 노후 주택이 있던 이곳은 중화3구역 재정비촉진지구입니다. 중화3구역은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추진 중인데요. 이 사업은 토지 등 소유자 방식과 조합 방식으로 추진이 가능합니다. 조합 방식은 일반 재개발 방식과 유사한 형태인데요. 중화3구역은 토지 등 소유자 방식으로 진행해 추진위원회 및 조합 설립 과정이 생략됩니다. 조합 사업 방식보다 사업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고 사업시행인가 이후 사업시행자 지위를 갖게 됩니다.



    그런데 최근 땅 주인들이 새마을금고로부터 빌린 540억원가량의 브리지론이 본 PF 전환에 실패하면서 부지가 통으로 공매 물건이 됐습니다. 7차까지 아무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 땅의 가치가 절반으로 깎이고, 땅 주인들은 한 푼도 건지지 못하는 상황이 됩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서울 초역세권 정비사업마저 기부채납 시설이 다 들어설 때 까지 착공은 커녕, 공매에 넘어가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땅집고] 중화3구역 필지가 공매사이트에 올라온 모습. /캠코

    ■ 중화1구역 입주했는데, 7호선 초역세권 ‘3구역’ 공매行

    신한자산신탁은 이달 초 중화3구역 일대에 대한 공매를 개시했습니다. 1회차 공매 개시가액은 1136억 4800만 원이지만, 7회차까지 갈 경우 최저입찰가는 603억 9740만원입니다. 7회차에 낙찰될 경우 이미 540억원을 빌려쓴 토지 등 소유자들에게 남는 금액은 사실상 없습니다. 대주단 측에서 브릿지론의 이자를 납부하면 본PF를 고려해본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자를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취재진이 중화3구역 관계자를 만나 현 상황에 대해 질의하자 고성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중화3구역 토지 등 소유자 사무실 관계자는 “우리가 지금 (브릿지론 대출을) 10% 이자를 주고 연장하려고 한다”면서도 “담당자가 없으니까 가시라고요. 남의 사무실에 왜 들어오세요”라고 말했습니다.

    [땅집고] 서울 중랑구 중화동 중화3재정비촉진구역 토지 등 소유자 사무실. /김서경 기자

    중화3구역은 2006년 지정된 ‘중화재정비촉진지구’에서 1구역(리버센SKVIEW롯데캐슬)과 유일하게 살아남은 곳입니다. 다른 사업지는 주민 반대 등 여러 문제로 인해 사업이 중단됐고, 2023년 7월 완전히 구역해제 절차를 밟은 뒤 모아 타운 등 다른 재개발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1구역은 총 1055가구 ‘리버센SKVIEW롯데캐슬’이 들어섭니다. 2025년 11월 입주 예정입니다. 지난달 전용 84㎡ 분양권은 10억5895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중화3구역은 2020년 관리처분을 받은 뒤 이주에 돌입하면서 중화1구역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전용 42~84㎡로 구성된 최고 26층 아파트 2개동 176가구와 오피스텔 1개 동119호실이 들어설 예정이었습니다.

    [땅집고] 서울 중랑구 중화재정비촉진지구 현황. /임금진 기자

    ■ 건설비 폭등, 중견건설사-중소형 정비사업엔 ‘핵폭탄’

    그러나 중화3구역 시공을 맡았던 라온건설은 건설 자재 비용이 올랐다며 사업 초기 3.3㎡(1평) 당 540만원으로 책정했던 공사비를 인상해야 한다면서, 조합 역할을 하는 토지 등 소유자와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국 지난해 시공권을 반납했습니다.

    서울 중랑구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라온건설이 금융권에 본 PF를 신청하니까 2021, 2022년 실적이 없어 수익성이 안나온다고 들었다”며 “이런 가운데 공사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오르면서 이 사달이 난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라온건설이 중화3구역에 ‘공사비라도 올려달라’고 했는데, 주민들이 공사비 오른 것을 체감 못하고 ‘안 된다’고 하면서 기한이익상실(EOD) 위기에 처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시공사를 잃은 중화3구역은 한 번 연장했던 브리지론 만기가 다시 돌아왔는데, 대주단인 새마을금고가 추가 연장과 본 PF를 거절했고 540억원과 이자를 내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정비사업 주체가 그러하듯 분양대금 외에는 돈을 마련할 방법이 없습니다.

    중화3구역은 조합이 없는 재개발 사업지로, 주체에 책임을 묻기도 어렵습니다. 중화3구역 토지 등 소유자 66명은 사업 초기부터 영창개발이라는 부동산 회사를 시행파트너로 선정하고, 2016년 하반기 구청에 정비입안 공람을 신청했습니다. 이 방식은 최근 들어 정비사업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신탁방식과 비슷한 모습인데요. 실제로 그간 사업을 주도해온 영창개발 역시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부동산 개발회사 ‘영창개발’ 관계자는 “공매를 정지하기 위해서 알아보고 있는 중인데, 이자가 한 두푼이 아니라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확실하게 답을 드릴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땅집고] 서울 중랑구 중화역 3번 출구 인근. /김서경 기자

    ■ 중화3구역 비대위 꾸린다지만, 공매 막기 어렵다

    한순간에 집과 땅을 잃을 처지인 토지 등 소유자들은 공매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어떻게 해서든 공매를 막는다는 입장입니다. 일각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서 대응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공매 낙찰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사업이 당분간 지연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간 투입된 사업비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공매 대상에 지난해 신축한 중랑소방서 중화119안전센터 부지까지 포함돼 사업성이 낮기 때문입니다. 신축 소방서는 제외하고 개발을 고려해야 하는데요.

    PF업계에서는 서울 역세권 부지의 재개발 사업장마저도 본PF 전환에 실패할 정도로 부동산 경기가 심각하다고 밝혔습니다. 분양가를 높게 받을 수 있는 사업장은 몰라도 시장이 침체하면서 미분양이 예상되는 곳은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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