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5.31 07:30
[땅집고] “최선을 다하려고 했지만, 서울시에서 (고도제한 완화) 허가를 안 내준다고 하면 변명이 되나요? 결국 건설사가 수주 따기 위해 벌인 사기 아닌가요.” (한남2구역 조합원)
“재개발 지역에 백화점 들어올 부지가 어딨겠어요. (현대건설이)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제안서를 가지고 들어온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생각해요.” (한남3구역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황제뉴타운’으로 불리는 한남뉴타운, 요즘 이곳에서는 ‘공수표’, ‘사기 공약’ 논란이 번지고 있습니다. 한남2구역에서는 ‘118 프로젝트’, 한남3구역에서는 ‘현대백화점 유치’ 공약이 사실상 무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데요. 유튜브 땅집고 채널 속 리얼리티 단지 탐방 코너인 <요이땅>에서는 ‘한남뉴타운’을 찾아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한남2구역은 용산구 보광동 일대에 있습니다. 지하 6층~지상 14층, 31개 동, 1537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될 예정이고요. 공사비는 3.3㎡(1평)당 770만원, 총 7909억원 수준입니다.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역세권이기도 합니다.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은 2022년 대우건설이 수주했습니다. 당시 대우건설은 90m 높이를 118m로 완화해 최고층수를 14층에서 21층으로 높이겠다는 이른바 ‘118 프로젝트’를 내세워 홍보했는데요. 대우건설은 수주 당시 이 계획을 제시하면서 시공권을 따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남2구역을 비롯한 한남뉴타운은 남산 경관보호를 목적으로 건축물 높이가 90m 이하로 제한되는 지역입니다.
서울시와 용산구가 고도 완화를 두고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서 인허가 작업이 늦어졌고, 급기야 조합은 시공사 해지를 검토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후 대우건설이 지난해 9월 조합 임시총회에서 대우건설이 “118 프로젝트의 원활한 이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사비에서 물가인상률을 차감하고, 착공기준일을 유예한다”는 ‘당근책’을 내놓으면서 재신임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프로젝트 가능 여부는 오는 8월31일 안에 결정될 예정인데요. 하지만 업계에서는 특정 지역에 고도제한 완화 혜택을 주면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어 한남뉴타운의 고도 제한 완화는 어려울 것으로 점치고 있습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한남2구역 조합원은 “최선을 다하려고 했지만 서울시에서 (고도제한 완화) 허가를 안 내준다고 하면 변명이 되냐”면서 “결국 건설사가 수주 따기 위해 벌인 사기라고 본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최근 이주 작업이 막바지에 다다르는 한남3구역에서는 ‘현대백화점 유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한남3구역은 용산구 한남동 일대 38만6400㎡에 최고 22층 높이 아파트 총 6006가구를 신축하는 대규모 재개발 사업입니다. 총사업비 7조원에 공사비만 2조원에 달해 2020년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대형건설사인 현대건설·DL이앤씨·GS건설 3사의 수주전이 역대급으로 치열했던 곳이기도 하고요.
당시 현대건설은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적용할 뿐 아니라, 구역 남단인7-2블록 단지 내 상업시설에 현대백화점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당시 주택사업본부장 자리에 있던 윤영준 대표이사는 아예 한남3구역 주택을 매수해 “나도 조합원”이라고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열린 정기총회에서 현대건설이 현대백화점 유치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갈등에 불이 붙었습니다. 현대건설이 조합 측에 백화점 대신 백화점에 준하는 스트리트형 상가나 쇼핑센터형 상가를 제안했지만, 조합원들은 입점 불발에 항의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한남3구역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재개발 지역에 백화점 들어올 부지가 어딨겠느냐”면서 “(현대건설이)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제안서를 가지고 들어온 거 자체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조합이 촉진계획 변경을 통해 주거시설 면적 확대를 추진하면서 백화점 예정 부지가 축소됐다”면서 “이에 최신 트렌드에 부합하는 동시에 수익성을 올릴 수 있는 상권 모델을 제안한 것이며 백화점 제안은 여전히 유효한 상태”라고 했습니다.
이날 현장에서는 공사비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최근 공사비가 폭등하고,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리면서 향후 조합원 자금 부담이 많이 늘어날 것이란 의견입니다. 한남뉴타운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현장에서는 이곳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영상을 통해 직접 확인해보세요.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김혜주 땅집고 PD 0629a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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