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6미터 앞에 20층 오피스텔" 30억 주상복합에 떨어진 '벽뷰' 날벼락

    입력 : 2024.05.22 10:41 | 수정 : 2024.05.22 10:45

    [땅집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주상복합 아파트 '트럼프월드2차'에 붙은 공사 항의 현수막. /김서경 기자

    [땅집고] 여의도의 한 주상복합. 건물 외벽에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6미터 옆 고층 건축! , 주민 안전 어쩔거냐’ 주상복합 아파트 인접 토지의 고밀개발에 반대한다는 내용입니다. 바로 옆에 위치한 주유소 부지에 20층 규모 오피스텔이 들어선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몇 년째 강력하게 항의하는 겁니다.

    ■ 아파트 6미터 옆 오피스텔 공사 예고, “우리 다 죽어요”

    아파트와 오피스텔로 개발하려는 부지 사이 간격은 불과 6m입니다. 건물이 지어지면 아파트뿐 아니라 오피스텔은 딱 붙게 지어져 서로의 건물 벽이 보이는 ‘벽뷰’가 됩니다. 입주민과 인근 부지를 개발하려는 시행사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우트럼프월드2차 관리소장 서모씨는 “아파트와 오피스텔 간격은 고작 6m로, 사람 5명이 서면 꽉 차는 거리”라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오피스텔을 20층으로 짓는다지만, 우리 건물(트럼프월드2차) 35층 높이와 맞먹는다”며 “오피스텔이 들어서면 집 내부와 목욕탕이 훤히 보일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땅집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대우트럼프월드 2차와 주유소 부지 위치. /임금진 기자

    ■ 초역세권 주유소 부지, 개발 미룬 사이 330억원→732억원 ‘껑충’

    이곳은 여의도 대표 주상복합 아파트 ‘대우트럼프월드 2차’입니다. 지하철 9호선 샛강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약 1분이면 도착하는 초역세권입니다. 이 단지 옆에는 주유소가 있습니다. 총 면적은 1210㎡ 입니다.

    원래 SK네트웍스가 소유했던 곳으로 주유소와 세차장이 있었습니다. 2020년 디벨로퍼 화이트코리아가 330억원을 주고 땅을 매입했고, 2년 뒤 최고 29층 오피스텔을 지을 계획이었습니다. 트럼프월드2차와 여의도자이 주민들은 조망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것이라며 층수를 6층으로 낮추라고 요구했습니다.

    주민 반발이 커지면서 화이트코리아 측은 다른 개발사인 서도코퍼레이션에 2022년 7월 초 자신들이 산 가격 330억원보다 2배 이상 비싼 732억원에 땅을 팔았습니다. 오피스텔 건립으로 주민들과 날을 세우지 않고 300억원의 차익을 택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새롭게 땅 주인이 된 서도 측이 용적률 약 800%를 적용해 연면적 1만5739㎡, 지하7층~최고 19층 규모 업무시설을 짓는 계획을 추진합니다. 이미 착공을 위한 인허가 절차도 마쳤는데요.

    [땅집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주상복합 아파트 '트럼프월드2차' 외벽에 커다란 공사 항의 현수막이 붙어 있다. /김서경 기자

    ■ 입주민들 “재산 피해만? 지반 함몰 등 안전 문제도 시급”

    주상복합 입주민들은 오피스텔 건립을 결사반대하고 있습니다. 일조권과 조망권을 침해하고, 오피스텔 예정 부지 총 4면 중 2면이 아파트 부지에 접해 있어 지하 공간을 깊게 팔수록 지반 함몰 등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구청 역시 지난 2년간 안전 사고, 주민 피해 등이 예상돼 오피스텔 신축 인허가를 내주지 않았습니다. 입주민들은 전 구청장 임기 종료 3시간을 남겨두고 실무자가 날치기로 해당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주장합니다.

    대우트럼프월드2차 관리소장 서모씨는 “전 구청장이 끝까지 반대했으나, 구청장 임기 마지막 날에 자기도 모르게 도장이 찍혔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파트, 오피스텔 간 거리가 6m인데, 지하는 완전히 밀착돼 있어 건물 안전에 대한 우려가 크다 ”고 강조했습니다.

    서도는 이 상업 용지에 오피스텔과 업무시설을 지을 것으로 보입니다. 저희 취재진은 서도 측에 인근 주민들 안전사고 우려와 안전 관리 계획, 향후 건축 계획 등에 질의를 남겼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땅집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주상복합 아파트 '트럼프월드2차'에 붙은 전·현직 구청장 항의 현수막. /김서경 기자

    ■ 영등포구청 “적법한 절차, 문제 없어”

    오피스텔 개발은 시공사 선정 등 남은 절차를 마치고 착공 신고를 하면 건물을 올릴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인허가권자인 영등포구 역시 법적, 안전 관련 절차를 마쳤다는 입장입니다.

    영등포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지적평가(지하안전영향평가)를 받고 절차에 따라 건축 허가가 나간 것”이라며 “규모에 따라 다르나, 지하 굴착 공사를 할 때는 국토안전관리원에서 적정성 여부 등을 검토한다”고 설명했습니다.

    700억 여의도 알짜 부지에 하이엔드 오피스텔이 들어서면 분양가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계획 중인 하이엔드 오피스텔은 물론, 기존 아파트마저 ‘벽뷰’가 되고 상품 가치가 떨어질 우려도 나오는데요. 이미 이 일대에서는 오피스텔이 들어선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나면서 조망권에 따라 매매가가 수억원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 하마터면 세금으로 18억 낼 뻔! 100억 자산도 증여세 0원 만드는 비법 대공개, 증여 절세 컨설팅 ☞ 땅집고M
    ▶독보적인 실전형 부동산 정보, 국내 1위 부동산 미디어 땅집고 앱에서 쉽게 보기 클릭!
    ▶꼬마 빌딩, 토지 매물을 거래하는 새로운 방법 ‘땅집고 옥션’ 이번달 옥션 매물 확인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