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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주인들 "세금 더 내게 해달라" 읍소…전세시장 왜곡시킨 126%룰

    입력 : 2024.05.21 10:39 | 수정 : 2024.05.23 17:32

    [존폐기로 전세제도③] 빌라 집주인들 “공시가격 126%룰 폐지하라”…전세 보증 주택가격 산정 방식 바뀔까
    [땅집고] 서울 금천구 빌라 건물들에 임대문의 간판이 붙어 있다. /조선DB

    [땅집고] 이달 초 주택 시장에는 빌라 집주인들이 세금을 더 내겠다며 무더기 민원을 내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빌라 보유세 및 각종 과세의 기준이 되는 빌라의 공시가격을 현 수준보다 더 높여달라는 주장이다. 공시가격이 오르면 과세부담은 더 커진다.

    최근 전세사기와 역전세난 우려가 확산하고 전세보증금반환보증상품 가입 요건이 강화되자,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집주인들이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이 같은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초 전세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전세금 미반환 사고가 늘면서 정부는 빌라 전세에 대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요건을 강화하는 규제를 만들었다. 보증보험 가입 시 주택가격 산정 기준을 낮춰 사실상 집주인이 받을 수 있는 전세금 한도를 낮추는 식이었다. 그런데 이와 동시에 공시가격 및 현실화율까지 함께 낮아지면서 빌라 임대인들은 원하는 가격에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 힘들어졌다고 호소하고 있다.

    정부가 곧 발표할 전세시장 안정화 대책에 빌라 전세보증 주택가격 산정 방식을 변경하는 방안이 포함될지 주목된다.

    ■ 임대인들, “공시가격 126% 폐지하고, 감정평가 우선 활용해야”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이란 전세계약 종료 때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돌려줘야 하는 보증금을 책임지는 상품을 말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운영한다. 이 상품에 가입을 하면 전세 보증금 반환을 HUG가 책임지기 때문에, 전세 사기를 당해도 임차인은 보증금을 지킬 수 있다.

    지난해 정부는 대규모 전세사기가 벌어지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시 주택가격 산정 기준을 ‘공시가격 150%’에서 ‘공시가격의 126%’ (공시가격 적용 비율 140%·전세가율 90%)로 낮췄다. 이에 따라 집주인이 받을 수 있는 전세금 한도가 공시가격의 126% 수준으로 자동적으로 낮아지게 됐다. 빌라의 경우 공시가격이 매매가격의 60%에 불과한데다, 작년과 올해 공시가격마저 계속 하락하면서 빌라 임대인들이 전세금을 강제로 낮춰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예컨대 A 빌라 집주인은 2022년엔 최대 3억5000만원까지 전세금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2024년 낮아진 공시가격에 강화된 룰을 적용하면 받을 수 있는 전세금 한도가 2억8000만원 이하로 2년 전보다 최대 7700만원 줄게 된다. 서울의 한 원룸촌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빌라 전세 재계약을 하면서 세입자가 전세보증보험을 갱신하려고 하면 기존 계약된 전세금이 너무 높아서 거절되는 사례도 있었다”며 “집주인이 더 낮은 금액에 전세 재계약을 해주지 않으면서 세입자들이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 전세 매물이 많이 사라졌다”고 했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2022년 체결된 연립·다세대 전세 계약의 66%가 동일한 금액으로 올해 계약을 갱신할 경우 전세금 반환보증에 가입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전세보증금 보증 가입 기준 및 공시가격 하향,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 비율 등이 모두 단기간 과도하게 조정돼 주거안정을 불안하게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 빌라 전세금 오르고 역전세 늘어날 수도… 국토부, “아직 정해진 바 없다”

    업계에서는 공시가격이 아닌 감정평가를 우선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높다. 18일 임대인 단체인 주거안정연대는 “정부가 전세보증보험가격을 통제해서 전세가격을 사실상 정해주는 것은 자유시장 경제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전세보증보험 산정 시 감정평가를 우선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택가격 산정 때 감정평가를 활용할 경우 ‘공시가격의 126% 이하’를 적용하는 것보다 보증 한도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입자 입장에선 이렇게 변화할 경우 전세금이 더 올라 불리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업계의 관계자는 “감정평가를 우선 적용하는 등 가입 기준을 손질하면 빌라 전세금이 오를 것”이라며 “전세금이 오르면 역전세 현상을 더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했다.

    정부는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국토교통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과 임대보증금 보증의 제도 개선방안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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