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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자이 48㎡ 신고가 84㎡는 하락거래…같은 단지도 집값 극과극

    입력 : 2024.05.09 07:30

    [땅집고] 서울 강동구 고덕자이 아파트 전경. / 네이버지도

    [땅집고] 지난 4월13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자이’ 소형 주택형인 48㎡가 9억원(11층)에 팔려 신고가를 기록했다. 2021년 1월 입주한 이 단지에서 48㎡는 거래가 드물어 지난해부터 실거래가 이어졌는데, 가격은 8억5000만~8억8000만원 사이를 오갔다. 이달 신고가를 기록하며 최대 5000만원 상승했다.

    하지만 이틀 뒤인 15일 이 단지 84㎡는 13억9300만원(22층)에 팔려 지난해 최대 14억2000만원(7층)에 거래된 것보다 약 3000만원 하락했고, 2021년 신고가였던 16억4500만원보다는 2억5000만원 넘게 떨어졌다.

    지난 8일 부동산정보제공업체 직방은 지난 4월 서울 전 지역에서 3월보다 신고가 거래가 늘어난 단지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강남권이나 신축 단지 중심으로 거래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시장 가격이 조금씩 꿈틀거린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같은 단지 내에서도 신고가와 하락 거래가 뒤섞이며 가격이 오르락 내리락해 집값 상승이 본격화한다고 착각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땅집고] 지난 4월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자이' 아파트는 48㎡ 주택형이 신고가를 기록하고, 84㎡는 전고점(직전거래 포함) 대비 하락한 거래가 이뤄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같은 단지에서 신고가, 하락 거래 뒤섞여…강남 빼고 상승으로 보기 어려워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자료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전 지역에서 최고가 경신 아파트가 늘어난 가운데, 신고가가 가장 많은 지역은 강남구(32건)로 집계됐다.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2 아파트는 지난달 7일 31억원에 팔려 전고점인 작년 29억9200만원에서 1억원 넘게 상승했다. 이 단지 맞은 편에 있는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2단지 151㎡도 지난달 3일 47억9000만원(25층)에 거래돼 작년 최고가였던 44억5000만원을 넘어섰다.

    강남 핵심 단지인 두 아파트는 집값 침체기였던 지난 2~3년 동안에도 크게 꺾이지 않고 꾸준히 가격이 상승했다. 집값이 30억~40억원을 호가하는 초고가 단지의 경우 주택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집값이 움직인단 설명이다. 직방은 “강남이나 한강변 등의 고가아파트는 자금력을 갖춘 수요층이 진입하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오히려 가격 흐름이 둔화했을 때 추후 희소가치로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수요 영향으로 최고가 경신이 이뤄진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일부 집값이 강세인 지역의 신축 단지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같은 아파트에서 신고가가 나오더라도, 하락 거래가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같은 달 10일 강서구 마곡동 ‘마곡앰벨리 9단지’ 84.65㎡는 12억9000만원에 거래돼 작년 5월 전고점보다 1억원 높은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같은 단지 59㎡는 10억5000만원에 팔려 지난해보다 약 8000만원 하락했다.

    신고가가 나왔지만, 수년 간 거래가 없던 경우 상승 거래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성북구 정릉동 청구아파트 83㎡는 지난 4월 8일 5억8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찍었다. 그런데 전고점(3억2500만원)이 5년 전인 2019년 10월에 있었다. 5년간 이 주택형은 거래가 단 1건도 없어 향후 가격 향방을 알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1일 금천구 독산동 독산동아아파트 84㎡도 5억9000만원에 팔려 2020년 11월 거래된 전고가 4억4700만원보다 1억4300만원 상승했다. 역시 3년동안 거래가 없었기 때문에 신고가는 맞지만 가격이 상승세라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다.

    ■ 매수 문의 늘었지만, 관망세 짙어…“상승세 확대 전망 어렵다”

    지난 1분기보다 신고가를 경신한 단지가 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본격적인 상승장으로 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같은 아파트에서도 층수와 수리 상태에 따라 가격이 제각각인 데다, 부동산 호황기처럼 투자자들이 움직이면서 추격 매수가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가 신생아특례대출 등 40조원의 재원을 마련해 집값 부양책을 펼쳤고, 석 달 만에 5조원을 소진할 만큼 이용률이 높은데 비해 1분기 서울의 집값 변동률이 -0.63%로 마이너스인 상황이어서 상승장에 진입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리드는 “신고가 경신과 거래량 증가 등에 따라 집값 향방에 대한 시장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작년 급격히 위축됐던 거래가 올해 들어 회복되면서 나타나는 국지적 현상으로 부동산 호황기였던 예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최고가 거래 비중이 낮은 수준”이라며 “불안한 물가에 4월 이후 중동사태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어 대외 경제 불안요소들이 산적해 있어 아파트값의 상승 확대를 전망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4월 총선 이후에 매수자들이나 매도자들이 결정을 내린 측면이 크고 집을 사야한다는 수요자도 늘어난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매도-매수자간 희망가격에 차이가 나고 지역별, 아파트별로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기 때문에 실수요자라면 발품도 많이 팔고 신중히 검토해서 집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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