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4.29 09:06 | 수정 : 2024.04.29 10:15
[땅집고] GS건설이 한 채당 실거래가가 30억원에 달하는 서울 서초구 아파트 시공 과정에서 KS마크를 도용한 중국산 유리를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해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에서 철근을 누락해 붕괴 사고를 불렀던 데 이어 부실시공 사건이 또 다시 발생한 것이라 기업 신뢰 하락이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2021년 7월 준공한 서울 서초구 ‘방배그랑자이’ 세대 난간과 연회장, 스카이라운지 등 공간에 한국표준(KS) 마크를 위조한 중국산 유리를 수천장 시공했다. 이런 장소에는 일정한 하중과 충격을 견딜 수 있는 강화유리를 설치해야 하는데, 성능이 확인되지 않은 중국산 제품을 시공한 것이다.
‘방배그랑자이’는 기존 방배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한 최고 20층, 총 758가구 규모 단지다. 지하철 2호선 방배역까지 걸어서 5분 걸리는 역세권 입지다. 지난해 6월 국민평형인 전용 84㎡(34평)가 28억원에 팔렸고, 올해 3월에는 74㎡ (29평)가 22억원에 거래될 정도로 고가의 아파트다.
GS건설이 ‘방배그랑자이’에 중국산 유리를 썼다는 사실은 과거 입찰에서 탈락한 업체가 저가로 낙찰된 경쟁 업체를 추적해 증거를 확보하고, 경찰에 고발하면서 드러나게 됐다. GS건설에 유리를 납품했던 업체와 중국산 위조품을 수입한 업체는 최근 당국으로부터 처벌을 받았다.
GS건설은 입주자 뿐 아니라 본인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단지 내 유리 공사를 A사에 하청을 줬는데, 이 과정에서 중국산 위조 유리들이 대거 반입됐다는 것. 실태를 확인한 결과 B유리가 제품 납기 등을 맞추려는 목적으로 중국산 유리 2500장을 수입한 뒤, 국내에서 KS 마크를 위조해 부착했다는 설명이다. B유리는 이렇게 위조한 제품을 정품 유리 1500장과 섞어서 납품했다. 이에 대해 GS건설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다만 GS건설은 아파트 시공사로서 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이미 설치된 유리들을 모두 정품으로 다시 시공해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시공을 위한 예산도 편성한 상태다. 더불어 GS건설은 엉터리 공사를 한 하청업체를 고발하고 구상권도 청구할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중국 유리의 가짜 KS 마크는 진품과 크게 다른 데다 맨눈으로도 금방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시공 과정에서 GS건설의 관리 감독이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아파트 관리 사무소는 중국산 유리가 파손되면서 추락 등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가짜 유리가 시공된 장소에 대해서는 주민 출입을 제한 중이다.
‘방배그랑자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언론을 통해 "중국에서 위조된 가짜 KS 제품은 재건축 당시 감리회사에서 확인되지 않고 반입돼 시공된 것으로 보인다”며 “품질 마크가 위조된 유리는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므로 작은 충격에도 파손돼 대형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관련자들을 사기, 배임 등 혐의로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GS건설은 지난해 4월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 아파트 현장에서 붕괴 사고를 내 국내 주택 소비자들에게 큰 충격을 줬던 기업이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아파트 기둥 32개 중 19곳에서 주요 철근이 빠지면서 지하주차장이 무너져내렸다. 철근이 없는 아파트를 시공했다는 점에서 ‘순살 자이’라는 오명이 생겨났다. GS건설은 이 사고로 총 8개월에 달하는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고, 총 5500억원을 들여 검단아파트 총 17개 동을 전면 철거하고 재시공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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