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4.29 07:41 | 수정 : 2024.05.22 16:07
[노년천국 일본의 실버산업 ⑤] 일본을 노인주택 천국으로 만든 사코주
보통사람 위한 노인주택, 민간투자로 10년만에 29만 가구 공급
한국은 첩첩규제로 거대자본 아니면 실버타운 공급 불가능
일본은 유연한 제도 덕에 손보사, 건설사도 진출 붐
보통사람 위한 노인주택, 민간투자로 10년만에 29만 가구 공급
한국은 첩첩규제로 거대자본 아니면 실버타운 공급 불가능
일본은 유연한 제도 덕에 손보사, 건설사도 진출 붐
[땅집고]‘39곳(한국)vs 1만6724곳(일본)’
한국과 일본의 실버타운 숫자로만 본다면 노인 주거는 지옥과 천국의 격차만큼 크다. 일본은 전국 어디를 가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노인용 주택들을 만날 수 있다. 일본이 노인주택 천국이 된 것은 정부의 재정 투자 덕분이 아니다. 민간 자본이 노인주택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세제 등 현명한 정책 덕분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한국에서 속칭 실버주택 난민이 넘쳐나는 것은 정책 당국의 무능, 무성의의 결과물이다. 말로는 고령화 대책을 외치면서 복지부동하는 정부, 정치권이 ‘실버 난민 주범’들이다.
■일반인을 위한 노인주택
대표적인 것이 사코주(サ高住)이다. 사코주는 '서비스 제공 고령자 주택'의 약칭이다. 2011년 도입된 주택으로 현재 29만 가구가 공급됐다. 사코주의 모체는 학연그룹의 중저가형 실버주택. 2000년대 실버산업 후발주자로 합류한 학습지 출판사 학연그룹은 평범한 일본 노인이 살 수 있는 임대주택이 시장에 없다는 점에 착안해 사업을 구상했다. 당시 일본도 입주금이 수억원에 달하는 고급 실버타운과 정부가 재정 지원하는 요양원이 대부분이었다.
사코주는 겉보기에는 일반 임대주택과 큰 차이가 없다. 보통 50가구 정도 입주하는 건물이다. 다만, 노인 안전을 고려한 ‘베리어프리’ 설비를 갖추고 ‘안부 확인 서비스'와 '생활 상담 서비스'가 제공된다. 추가 비용을 내면 간병이나 생활보조, 식사제공 등은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안부확인 서비스가 노인에게 절실하겠느냐 생각도 들겠지만, 당시 일본에서는 정말 절박했다. 당시 혼자사는 노인이 늘면서 ‘고독사(死)’가 사회 문제가 됐다. 홀로 사는 노인이 사망한지 한참 지나 백골로 발견되는 일이 잇따르면서 사회적 충격을 줬다. 혼자 사는 노인이 낙상으로 쓰러져 며칠을 굶다가 죽어나가는 일이 반복되면서 형성된 사회적 합의가 사코주의 제도화를 촉발시켰다.
사코조는 60세 이상 혹은 60세 미만으로 간병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은 사람이 대상이다. 건강에 이상이 없으면 보통 임대주택처럼 스스로 취사를 해결하면 된다. 서비스형 고령자주택은 등록제로 운영된다. 바닥면적은 원칙적으로 25㎡ 이상, 화장실, 세면시설 등의 설치, 장애인 편의시설이 있는 주택이다.
■ 절세 혜택과 유동화 지원으로 공급 급증
정부가 직접 짓지는 않지만 다양한 보조금과 절세 혜택이 건설을 촉발시켰다. 고정자산세는 5년간 세액의 2분의 1에서 6분의 5까지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정한 비율로 감면된다. 부동산 취득세는 주택에 대해서는 가구당 1200만 엔 공제 혜택을 준다. 건축비는 10%, 가구당 135만엔 한도에서 지원한다. 개보수는 전체 비용의 3분의 1까지 보조받을 수 있다.
반면 한국은 실버타운 건설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 노인복지법은 사업자가 토지와 건물을 직접 소유해야 시니어타운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이 아니면 진입 자체가 어렵다. 실버타운 공급이 뒷걸음질치는 이유이다.
일본의 사코주는 제한이 없다. 토지주가 직접 건물을 지어 사코주 운영업체에 위탁해도 되고 본인이 운영할 수도 있다. 사코주는 상속세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일본은 나대지를 상속하는 것보다 건물을 지어 상속하면 절세 효과가 크다, 가족법인 형태로 건축하면 절세 효과는 더 커진다. 학연그룹의 경우, 20% 정도만 건물을 직접 소유하고 나머지 80%는 임대로 운영하고 있다. 기업은 리츠, 펀드를 통한 유동화를 통해 사코주 건축 비용을 조달하기도 한다. 이런 유연한 제도 덕분에 일본에 실버주택 분야에 건설사, 손해보험사 등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 재택간병 지원하는 지역 포괄케어센터로
사코주의 임대료와 생활상담·안부확인 서비스 등을 합친 입주 비용은 월 11만엔 정도이다. 지방은 9만엔이고 대도시권은 평균 12만6000엔 정도이다. 평균 입주연령은 84.2세로 90세 이상이 30%, 85세 이상이 60%이다.
사코주에 재택간병지원센터가 들어서는 등 지역포괄케어센터 역할도 한다. 지역포괄지원센터는 개호, 의료, 보건, 복지 측면에서 노인을 지원하는 ‘종합상담창구’이다. 전문지식을 갖춘 직원이 어르신들이 익숙한 지역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간병서비스, 예방서비스, 보건복지서비스, 일상생활지원 같은 상담을 하며, 간병보험 신청 창구도 담당하고 있다. 지자체가 설치 주체가 되어 센터를 직접 운영하는 경우와 지자체가 위탁해 사회복지법인이나 의료법인,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비중은 지자체 직영이 20.5%, 위탁형이 79.5%로 대부분 위탁형이다. 인구 2만~3만 명의 일상생활권역(일반적으로 중학교 구역)을 1개의 지역포괄지원센터가 담당하고 있다. 2023년 4월 말 현재 전국 5351곳에 개설돼 있다. /차학봉 땅집고 기자hbcha@chosun.com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 운영 전문가 과정]
땅집고는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부동산 개발 니즈에 맞춰 ‘시니어 주거·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2기)’을 오는 5월 8일 개강한다. 지난 2월 개강한 1기 과정은 조기 마감했다. 이번 과정은 시행사나 건설사, 자산운용사, 건축설계회사, 투자회사, 감정평가회사, 공기업, 공공기관 등 기업 회원이 들으면 좋다.
강의는 현장 스터디 3회를 포함해 총 18회로 진행한다. 금융권 최초 요양사업 전문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의 이상욱 본부장은 ‘시니어 시설과 요양시설 수익화를 위한 사업성 검토 및 개발’이라는 주제로 시설 관련 제도와 관련 법규, 입지 선정 전략 등을 공유한다. 황문영 종근당산업 벨포레스트 사무국장은 시니어 주거와 요양시설의 차이점과 운영 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한다. 전국 실버타운을 직접 방문해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브 채널 ‘공빠TV’ 운영자 문성택씨는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기존 실버타운 개발 사례를 집중 소개한다.
강의는 매주 수요일 오후 4시~6시30분이며, 수강료는 29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 (02)6949-6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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