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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번째 줍줍' 에도 미달…서울 브랜드 대단지 아파트도 미분양 속출

    입력 : 2024.04.25 07:30

    [땅집고]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3구역 '이문아이파크자이' 공사 현장. /땅집고DB

    [땅집고] 서울 동대문구 이문3구역을 재개발한 ‘이문아이파크자이’가 지난해 10월 청약 이후 현재까지 6개월 째 일부 가구를 소진하지 못해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하철 1호선 외대앞역이 가까운 3-1구역(1·2단지)는 청약 당시 완판했지만, 약 500m 떨어진 3-2구역(3단지)에서 미계약 물량이 많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문아이파크자이’는 전철역이 가까운 3-1구역과 500m 쯤 떨어진 3-2구역을 결합해 재개발한 전국 최초 결합개발지다. 결합개발이란 동일한 재정비 구역 내에서 지리적으로 떨어진 구역을 통합해 개발하는 방식이다. 3-2구역은 문화재 의릉경종왕릉이 있는 천장산 자락 바로 아래 있어 개발이 어려운 여건이었는데, 역세권이며서 땅 면적이 넓은 3-1구역과 묶이면서 저층으로 개발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84㎡ 기준 분양가가 3-1구역(1·2단지)은 11억~12억원, 3-2구역(3단지)는 12억~14억원으로 차이가 나고, 상대적으로 3단지는 경사지에 인프라도 열악해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땅집고] 이문3-1구역과 이문3-2구역 위치.

    서울 도심에 있는 뉴타운 대단지이면서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 등 대형 시공사로 참여한 브랜드 아파트지만, 분양가가 비싸고 입지가 떨어지는 주택은 미분양 신세를 피하지 못한 셈이다.

    ■ 서울 한복판 아파트도 줍줍만 14번째 되풀이…서울 악성미분양 9년만에 최대 수준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미분양 주택 물량은 1월 기준 총 997가구, 2월 1018가구로 증가했다.

    서울의 미분양 물량은 작년 7월 1081가구를 기록한 이후 8월(976가구)부터 올해 1월까지 6개월 째 900가구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2월들어 다시 1000가구를 넘어섰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도 503가구가 남았다. 서울의 준공 후 미분양이 500가구를 넘긴 것은 2014년 8월(504가구) 이후 9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땅집고] 서울에서 미분양이 많은 지역과 아파트. /국토교통부

    작년 9월 서울 동작구에 공급된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반년이 지나도록 잔여물량을 소진하지 못해 최근 4차 임의공급에 나섰다. 12월 청약결과 5122명의 청약자가 몰려 평균 경쟁률이 73.3 대 1에 달했지만, 일각에선 또다시 미계약 물량이 나올 수도 있다는 평가다. 지난 1월 92가구 임의공급 당시 314명이 청약했는데, 대부분이 계약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 역시 산자락 아래 들어선데다, 지하철 7호선 상도역에서 도보로 1.5km 떨어진 외진 곳에 있어 잔여가구가 남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84㎡ 기준 분양가가 13억5000만원대로 주변 역세권 신축단지인 ‘상도역 롯데캐슬 파크엘’ 시세 11억원보다 약 1억~2억원 비쌌다.

    서울 강서구에 소형 주택(전용 30~59㎡)으로만 구성된 140가구 규모 주상복합아파트 ‘화곡더리브스카이’는 작년 3월 입주했지만, 아직도 20가구가 잔여 물량으로 남았다. 이 단지는 지난 3일 14번째 무순위 청약에 나섰지만 경쟁률이 저조했다. 최대 7300만원에 달하는 유상 옵션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파격 마케팅도 소용이 없었단 설명이다.

    강동구의 ‘중앙하이츠 강동’은 오는 29일 7차 무순위 청약에 나선다. 이번 청약에선 발코니 확장을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지만, 전용 44㎡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비싼 7억2000만~7억7000만원 수준이다.

    ■ 공사비 급등에 가격 경쟁력 사라진 분양가…“서울 악성 미분양 더 증가할 듯

    업계 전문가들은 공사비 상승 여파로 분양가가 급등한데다 분양가 상한제가 사라진 비강남권 지역에서 미분양 물량이 더 나올 수 있다고 예측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도 강남3구와 용산을 제외하면 분양가 상한제가 풀리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단지가 많다”며 “분양가가 시세보다 비싸면 청약자들이 수도권 기존 아파트로 눈을 돌릴 수 있기 때문에 인프라 여건이 떨어지는 아파트는 서울이어도 미분양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정부 시기 지나치게 청약 시장이 과열돼 미분양이 적었고 최근엔 상대적으로 미분양이 늘어났다”며 “분양가가 상승해 당분간 미분양 물량이 더 쌓일 수 있지만 서울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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