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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리 카페 문 닫고 '악성 미분양' 급증.. 제주살이 버블 붕괴하나

    입력 : 2024.04.22 15:06 | 수정 : 2024.04.22 15:14

    [땅집고] 제주 부동산 시장이 침체 늪에 빠지면서 악성 미분양 주택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늘에서 바라본 제주도 일대./박기홍 기자

    [땅집고] 한때 ‘제주살이 열풍’과 함께 활기를 띠었던 제주도 부동산 시장이 침체의 늪에 빠진 모습이다. 제주도에서 집을 다 짓고도 팔리지 않은 ‘악성 미분양’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제주도 관광 수요 급감으로 상권 침체와 일자리 감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비싼 집값을 감당할 만한 수요층이 없다는 점이 미분양 급증 원인으로 꼽힌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제주도 내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227가구로 집계됐다. 1월 1089가구를 기록한 데 비해 138가구 늘어나면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 2월 762가구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도 1년 새 61%가 늘었다. 제주 내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국의 10.3%를 차지했다. 전국 ‘악성 미분양’ 주택 10가구 주 1가구가 제주도에서 나오고 있다는 뜻이다.

    ■서울 다음으로 비싼 제주 분양가…거래량도 함께 추락

    제주도 내 악성 미분양 주택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까닭으로는 고분양가와 급속한 인구 유출이 거론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2월 기준 제주도 민간아파트의 1평(3.3㎡)당 평균 분양가는 2481만7000원으로 나타났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서울(3787만4000원) 다음으로 높았다. 경기도(2092만9000원)보다 비싸고, 수도권 평균(2564만3000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제주도 아파트 거래량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1년 1107건에 달했던 거래량은 2022년 543건, 지난해 361건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이에 제주도가 미분양으로 골머리를 앓게 된 건 자연스러운 순서라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관광 인구가 급감하면서 제주 상권이 침체했고, 일자리가 줄면서 인구 유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제주도를 방문하는 내국인 수는 수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22년 제주도 내국인 관광객 수는 1380만명이 넘었지만, 지난해에는 1263만명대로 8.5% 줄었다. 체류 기간도 함께 줄어들었다. 제주관광공사가 발표한 2023년 제주도 방문관광객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1년과 비교해 2022년 체류 시간은 0.5일가량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만 해도 연간 1만명 이상 인구가 늘어났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 제주도는 인구 감소 추이가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1월부터 제주도 전출 인구가 전입인구를 넘어섰는데, 순인구 유출이 발생한 건 2009년 이후로 처음이다.

    [땅집고] 가수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제주 구좌읍 카페 '롱플레이'가 최근 폐업 수순을 밟았다. /네이버

    ■웨이팅 넘치던 유명 카페마저 문 닫았다

    제주도가 미분양으로 골머리를 앓게 된 건 자연스러운 순서라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관광 인구가 급감하면서 제주 상권이 침체했고, 일자리가 줄면서 인구 유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제주도를 방문하는 내국인 수는 수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22년 제주도 내국인 관광객 수는 1380만명이 넘었지만, 지난해에는 1263만명대로 8.5% 줄었다. 체류 기간도 함께 줄어들었다. 제주관광공사가 발표한 2023년 제주도 방문관광객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1년과 비교해 2022년 체류 시간은 0.5일가량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만 해도 연간 1만명 이상 인구가 늘어났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 제주도는 인구 감소 추이가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1월부터 제주도 전출 인구가 전입인구를 넘어섰는데, 순인구 유출이 발생한 건 2009년 이후로 처음이다.

    사람들이 떠나자 이른바 ‘핫플레이스’로 꼽혔던 유명 카페마저 문을 닫고 있다. 가수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카페인 제주 구좌읍 ‘롱플레이’는 한때 종일 대기 인파가 몰렸지만 최근 폐업 수순을 밟았다. 구체적인 폐업 원인을 밝히진 않았으나 제주 카페 폐업점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상황을 피해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20일 행정안전부 지방 인허가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도에서 252곳의 커피전문점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에만 80곳의 카페가 폐업 신고를 진행한 만큼, 이 추세가 지속한다면 올해도 폐업 건수는 역대 최고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는 미분양주택이 더 쌓이지 않도록 주택 건설 사업장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제주도는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날부터 5년이 지난 장기 미착공 사업장은 승인 취소를 검토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청년 인구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일자리와 주거 문제 등 핵심 정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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