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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 2·5·9호선 동시 연장 추진…"교통호재" VS "포퓰리즘"

    입력 : 2024.04.16 14:49 | 수정 : 2024.04.19 14:35

    [땅집고] 출근 시간 경전철 ‘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 내부의 모습. 서울로 출근하는 경기 김포 시민들이 환승하기 위해 위층으로 올라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김포·인천 지역 주민들의 서울 출퇴근 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하철 5호선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땅집고] 최근 김포시가 교통 혼잡 개선 대책으로 지하철 5호선과 더불어 9호선 동시 연장 사업 추진을 거론한 가운데, 철도 포퓰리즘식 ‘맹탕 계획’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각 대책을 실현하는 데 있어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조 단위 예산이 투입돼야 함에도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김포시에 따르면 시는 이른 시일 내 ‘서울 9호선 김포연장 도입 등을 위한 전략적 확충방안 연구용역’ 발주를 앞두고 있다. 시는 용역 추진 배경에 대해 2035년 인구계획 70만 도시를 대비해 시민 교통 혼잡 해소 및 편의 향상을 위해 이번 용역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포시는 사업 용역을 통해 추정 사업비가 나오면 자금 조달 계획 수립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김포시 철도과 관계자는 “5호선 연장 사업은 대광위와의 협의안대로 진행하되 9호선 연장 사업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지, 사업성이 얼마나 향상될지를 검토하는 용역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사업비 규모는 용역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5호선과 9호선을 함께 연장하는 대책이 거론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2018년 당시 국회 홍철호 의원(김포을·자유한국당)은 양촌읍 누산리, 하성면 봉성리 일대 55만㎡(16만7천여평) 부지에 5호선과 9호선 차량기지(김포누산차량기지)를 건설하고 서울 방화~누산까지 전체 25.25㎞ 길이 지하철 노선(5호선 연장 23.83㎞, 9호선 연장 1.42㎞)을 잇는 계획을 냈다. 풍무역, 검단역, 장기역, 누산역 등 4개 정거장을 만들고, 김포도시철도와는 장기역에서 합류해 환승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당시 홍 의원이 타당성 조사를 진행한 결과, 2개 노선을 동시 연장한다면 비용 대비 편익값(B/C)은 1.06으로 5호선 단독 연장하는 경우인 0.8보다 높게 나타났다. 방화차량기지와 개화차량기지를 함께 이전하는 경우 1조6034억원 규모 개발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도 추산했다.

    하지만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에 해당 사업 반영이 누락되면서 추진 동력을 잃었다. 그 후 6년이 지난 이달 초 김포시에서 동시 연장 사업을 언급하면서 재추진 가능성이 생겼다.

    [땅집고] 김포시 아파트 단지 일대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5·9호선 연장 사업이 공식적으로 언급되면서 김포시 일대에는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2호선 지선 연장 사업이 함께 추진되고 있어 전체 사업이 완료한다면 김포시가 철도를 통해 강남과 종로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서울 내 핵심 정차역으로 꼽히는 삼성역이나 서울역에 견주는 ‘사통팔달’ 입지가 형성된다는 의미기도 하다.

    문제는 재원 조달 마련이다. 5호선 연장사업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는 예산은 3조700억원, 이 중 김포시가 분담하는 사업비는 2조2648억원이다. 통상 지하철 공사에는 1㎞당 1000억원가량의 공사비가 투입되는데, 9호선 연장 노선 길이가 1.5㎞임을 고려하면 단순 계산하더라도 1500억원의 공사비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김포시 전체 본 예산 규모는 1조5591억원인데, 5호선 연장 예산만 하더라도 이를 훌쩍 넘긴 수준이다.

    김포시는 5호선 연장 사업의 경우 김포 콤팩트시티 개발 사업 이익으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그마저도 먹구름이 꼈다. 건설비와 인건비 상승 영향으로 콤팩트시티 개발을 마친 뒤 분양에 나서도 고분양가로 인해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포시에서 추진하는 철도 사업이 산적해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김포시 재정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포시 내부에서 추정하는 5호선 및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인천 지하철 2호선 건설비용 중 김포시 부담금은 약 6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여기에 전체 교통 개선 대책이 완성되면 김포골드라인 운영을 포함해 매년 발생하는 운영부담금은 1000억원대에 이른다. 수입금을 차감하고 난 운영부담금은 약 600억원 선으로 추정되는데, 향후 건설기간에 최소 10년이 소요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약 6000억원이 넘는 비용이 지출될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김포시의 재정자립도 역시 전국 평균을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행정안전부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김포시 재정자립도는 37.16%로 경기도 31곳 시군 가운데 12위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포시 재정건전성에 관한 우려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면서 “철도 건설비용과 운영부담금에 막대한 비용이 지출되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재정 계획 수립과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포시는 철도 연장 사업 추진 계획을 두고 “김포시가 분담해야하는 5호선 연장 사업비 규모는 2조2648억원이 맞지만, 이 중 국비, 도비, 시비, 광역교통개선대책비를 제외하면 시 자체 부담은 경감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2호선과 9호선 연장 사업은 검토 용역을 통해 사업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2028년 전후로 예타 등 관련 행정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아직 예산과 관련해 정확한 사업 규모는 규모는 결정된 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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