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4.15 14:32 | 수정 : 2024.04.15 14:41
[땅집고] 이스라엘과 이란이 전면전을 펼치고 원유 수송 루트인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돼 유가가 폭등하면 집값은 어떻게 될까?
1970년대 중동발 정세 불안으로 인해 석유가격이 급등한 이른바 오일쇼크가 발생한 것은 2차례이다. 1973~1974년 1차 오일 쇼크가 발생하면서 세계 경제는 물가의 지속적 상승과 경기침체를 겪은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1979~1981년 이란혁명 등으로 인한 2차 오일쇼크가 발생, 미국의 경우 10%가 넘는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유가가 급속도로 오르면서 원자재가격 상승 등 물가인상이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집값도 당연히 오른다. 그러나 경기침체를 초래해서 실업률이 늘어날 정도의 물가상승 즉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집값도 떨어진다.
영국의 경우, 1차 오일쇼크 시기에는, 이전에 연 30%를 상회하던 주택가격상승률이 10% 이하로 낮아졌으며, 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주택가격은 하락으로 전환했다. 1980년을 전후한 2차 오일쇼크 시기에도 유사한 현상을 보이며 1차 오일쇼크 이후 점차 회복하고 있던 주택가격의 상승률이 크게 둔화하였다. 1981년의 실질 주택가격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미국의 경우, 1차 오일쇼크로 소비자물가가 1974년 11.0%, 1975년 9.1% 급등했다. 경제성장률은 1973년 5.8%에서 1974~1975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겪었다. 2차 오일쇼크 당시에는 1979년 3.2%이던 경제성장률이 1980년에는 -0.2%로 하락하였으며,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0%를 상회했다. 오일쇼크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시기인 1980년을 전후한 기간 동안 경제성장률이 크게 둔화하고 소비자물가가 급등하면서 실질주택가격은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오일쇼크 등으로 인한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하자 폴 볼커 당시 연준의장은 1979년 기준금리를 11.5%에서 15.5%로 올리는 극단적 조치를 단행했다. 볼커는 1981년에는 기준금리를 20%까지 끌어올렸다. 유가 급등이 ‘물가 상승 →주택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일정 정도의 범위를 벗어난 물가 상승은 경기침체를 초래해서 집값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한국도 비슷했다. 국토연구원이 2008년 발간한 ‘스태그플레이션과 주택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1974~1975년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률은 1차오일쇼크 등의 영향으로 25%에 달했다. 1972년 15% 가까이 치솟았던 실질주택가격 변동률은 1973~1975년 사이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2차 오일쇼크가 발생한 1980년에 실질지가지수 변동률은 -13%까지 급락했다.
국토연구원은 “지속적인 물가 상승 상황에서는 인플레이션 헷지(inflation hedge)로 실물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주택 등 부동산은 일반재화와 달리 고가의 투자자산 성격을 가진 재화로 경기침체에 따른 리스크가 높아지면 주택구매 및 투자수요가 위축된다”고 분석했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분양가격 인상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주택수요 위축에 따라 분양가격 상승은 제한적으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차학봉 땅집고기자 hbcha@chosun.com
▶ 2050년엔 노인 인구가 40%? 초고령화로 실버 주거시설이 뜬다!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 ☞ 땅집고M
▶독보적인 실전형 부동산 정보, 국내 1위 부동산 미디어 땅집고 앱에서 쉽게 보기 ☞클릭!
▶꼬마 빌딩, 토지 매물을 거래하는 새로운 방법 ‘땅집고 옥션’ ☞이번달 옥션 매물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