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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평 9억' 고분양가 논란 천호동…알고 보니 로또 아파트였다

    입력 : 2024.04.11 07:30

    [땅집고] 서울 강동구 천호동 한 골목. /강태민 기자

    [땅집고] 지하철 5호선과 8호선 더블 역세권인 서울 강동구 천호역. 5번 출구로 나와 백화점과 이마트를 지나면 모텔촌으로 유명한 ‘천호동 로데오거리’가 나타납니다. 모텔과 노래방은 물론이고 술집이 몰린 전형적인 유흥가입니다. 불과 10여 년 전까지 성매매 집결지 ‘천호동 텍사스’로 불리던 이곳. 성매매 업소가 다 사리지고 재개발이 추진되면서 고층 아파트가 줄줄이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청량리 역사 일대가 집창촌을 허물고 주상복합 주거지로 천지개벽한 데 이어 한강 이남에선 천호동이 뒤를 잇기 시작했습니다.

    ■ “비싸다던 그 아파트, 로또였다” …천호동 국평 분양가 9억→15억 껑충!

    이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은 천호1구역입니다. 2020년 여름 999가구 규모로 분양한 ‘강동밀레니엄중흥S클래스’입니다. 올해 9월 입주 예정인 만큼, 현재는 외관을 거의 다 지었고, 도색을 준비 중입니다. 이 단지는 4개동이 36층에서40층으로 지어지는 고층 아파트입니다. 단지 끝에서 한강공원까지 거리가 600m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층은 한강조망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천호역에서 약 280m 떨어진 역세권 단지입니다.

    이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아서 인근 신축 아파트 가격보다 저렴한 분양가를 책정했지만, 고분양가 논란이 발생했던 곳입니다. 2020년 7월 분양가는 전용 59㎡ 기준 7억2000만원~7억5000만원, 전용 84㎡는 9억2500만원~9억8600만원이었습니다. 당시는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고, 선호도가 높은 전용 84㎡ 분양가가 9억원 이상이라서 중도금 대출이 되지 않았습니다.

    [땅집고] 최근 4년간 간동구 천호역 인근 새 아파트 전용 84m2 기준 분양가 비교. /김서경 기자

    그런데 4년이 지난 지금 이 단지는 고분양가 단지가 아닌 ‘로또’였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중흥S클래스를 기준으로 횡단보도를 건너면 도착하는 2개 단지가 같은 평형을 기준으로 2억~3억원 높은 가격에 분양했기 때문입니다. 천호3구역을 재개발한 ‘e편한세상강동프레스티지원’ 전용 59㎡ 분양가는 9억1150만원~9억8380만원입니다. 이 단지는 지난해 10월 총 133가구를 분양했는데, 무려 1만1437건의 청약이 접수돼 86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보다 일주일 먼저 분양한 천호4구역의 ‘더샵 강동센트럴시티’ 분양가는 더욱 높았습니다. 전용 59㎡ 9억7690만원~10억2600만원 선이었습니다. 전용 84㎡ 분양가는 최고 14억2640만원이었습니다. 옵션과 발코니 확장비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15억원 가까이 지불해야 하지만, 완판됐습니다. 공사비가 치솟으면서 분양가가 올랐지만, 분양엔 전혀 무리가 없었던 겁니다.

    [땅집고] 서울 강동구 천호역 인근에서 이뤄지는 재개발 사업 '성내5구역' 현장. 이곳에는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선다. /강태민 기자

    현장에서는 천호역 인근 아파트들이 아파트 연식과 입지 면에서 볼 때 2017년 지어진 강동역 초역세권 아파트 ‘강동래미안팰리스’를 앞설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2021년 8월 17억6000만원까지 올랐던 ‘강동래미안팰리스’ 전용 84㎡는 지난 달 12억9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강동구 천호동의 박종주 대광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천호동 대장단지인 래미안 강동팰리스의 매매가가 고점 대비 떨어지면서 최근 들어서는 단지들의 매매 호가는 이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고 했다. 이어 “교통이 워낙 편리하다는 점에서 최근에는 입주를 앞둔 ‘강동밀레니얼중흥S클래스’ 전세 물건을 찾는 신혼부부가 제법 있다”고 했다.

    ■ 천호역, 서울 3대 업무지구 출근 편리한 강남권

    천호동 일대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교통입니다. 천호재개발지구에 들어선 아파트는 모두 천호역 출구에서 반경 500m 안에 있습니다. 성인 걸음으로 7분 안에 역에 도착할 정도로 가깝습니다. 천호역은 5.8호선 더블역세권으로, 서울 3대 업무지구를 최대 1번 환승으로 모두 갈 수 있습니다. 5호선은 광화문과 여의도를 지납니다. 광화문까지는 약 28분이 걸립니다. 강남역까지는 환승하더라도 20여 분이면 도착합니다.

    강남권이면서 개발 예정지가 많다는 점도 이곳의 인기 요인 중 하나입니다. 강동구에서 남서 측에 있는 천호동은 송파구 풍납동에 붙어있어 강남 생활권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강도 가깝습니다. 역에서 한강공원까지는 걸어서 10분이면 도착합니다. 천호동은 강남과 한강이 가까워도 윤락가 이미지로 인해 주거 선호도가 낮았는데, 신축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면서 분위기 달라지고 있습니다.

    현재 역을 기준으로 반경 500m 내에 있는 신축 아파트 현장이 4개인데, 앞으로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강동밀레니얼중흥S클래스’ 뒤편에서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신속통합기획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강공원에서 천호역 사이에 있는 문구거리 일대도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는 등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아직은 노후 주택가의 모습이지만, 10여 년 뒤에는 모두 아파트로 바뀐다는 말입니다.

    ■ 전문가 “천호역, 둔촌주공 못가도 고덕 따라잡을 것”

    [땅집고] 서울 강동구 천호역과 강동역 인근에서 진행되는 재개발사업 위치도. /이해석 기자

    전문가는 천호역 인근 아파트 가격이 고덕·상일지구 대단지와 맞먹거나 이를 능가하는 수준으로 올라간다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올 하반기 입주하는 1만 2000가구 규모 대단지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학군과 공원을 갖췄다면, 천호역 일대 단지들은 교통망과 상권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는 겁니다. 게다가 최근 발표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이 강동역 정차를 확정한 만큼, 천호동 일대 영향력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표찬 싸부원 대표는 “현재는 천호동이 학군·유흥가로 인해 주거지로 부족한 게 맞다”면서도 “강동구대장인 ‘올림픽파크 포레온’ 일대보다 먹자골목 상권이 크고 고덕지구보다 강남이 가깝다는 점에 비춰보면 고덕·상일지구 가격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최근 전국 부동산 시장에서는 건설 자재비와 인건비 인상에 따라 사업비가 올라가면서 정비사업 수익성이 떨어지는 곳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수익성을 위해선 아파트 분양가를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는데, 사업성이 낮거나 일반분양 수요가 적은 지역이라면 정비사업이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강남북을 아우르는 교통망과 강남 접근성을 내세우는 강동구 천호동이 신흥 주거지로 떠오르면서 강동권 아파트 시세를 리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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