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4.0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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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인천시가 총 1000억원을 들여서 지은 ‘월미바다열차’. 서해 바다를 끼고 있어 수도권 유명 관광지로 꼽히는 인천 월미도 전경을 쭉 둘러볼 수 있는 열차로, 도심 관광모노레일 중에선 국내 최장 코스를 자랑한다.
월미바다열차는 경인선·수인선 종착역인 인천역에서 출발해 월미공원 입구, 문화의 거리, 이민사박물관 등 4개역 6.1km 구간을 운행한다. 열차는 2량 1편성으로 총 46명 정원을 태우고 월미도 상공을 달린다. 평일 기준 30회, 주말과 휴일에는 40회씩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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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월미바다열차는 시련을 딛고 개통한 역사가 있다. 2008년 ‘월미은하레일’이라는 이름으로 개통하려고 했지만, 부실시공으로 시험운행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줄줄이 발생하면서 개통 불가판정이 났다. 결국 2016년 역사와 교각만 남기고 고철덩이 신세가 된 열차는 폐기 처리됐다.
하지만 인천시가 월미바다열차를 인천교통공사의 재정사업으로 전환하면서 2019년 10월 열차가 다시 달릴 기회를 얻었다. 총 사업비로는 건설비 853억원에 금융 비용을 포함해 1000억원 정도가 들었고, 열차 도입 및 시스템 구축에 추가로 183억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최근 지역 사회에선 월미바다열차가 재정난을 부추기는 무용지물 열차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성인 기준 요금이 8000원인데, 이 열차를 타는 관광객이 거의 없어 1000억원 넘게 들인 건설비용 대비 운행 실적이 바닥 수준이라서다. 인천시에 따르면 월미바다열차 일 평균 이용객은 ▲2021년 386명 ▲2022년 790명 ▲2023년 894명으로 소폭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대 수용 인원인 1500여명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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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보니 만성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개통 첫 해인 2019년 49억원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2020년 60억원 ▲2021년 65억원 ▲2022년 59억원 ▲2023년 59억원 등 매년 60억원 수준의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열차가 달린 뒤 지금까지 누적 적자만 292억원 쌓였다.
인천시와 인천교통공사는 전기료와 인건비 상승을 운송수지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더불어 월미바다열차가 관광 목적으로 만들어진 열차다 보니, 평일보다 주말 위주로 이용이 집중된 탓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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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인천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월미바다열차 경영개선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열차의 운영수지를 끌어올려 적자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여러 차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열차 운행 횟수를 늘리고, 요금을 현행 8000원에서 상향 조정하고, 인근 상권과 연계한 마케팅 방안을 꾸리는 등 대책이 나왔다.
인천시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월미바다열차가 월미도 주요 지역을 오가긴 하지만 즐길거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아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며 “상반기까지 열차 이용을 활성화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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