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3.29 14:21
[땅집고] 정부가 지난 28일 오후 3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통해 ‘건설경기 회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정부가 내놓은 대책 중에서도 최근 공사비 급등으로 인한 사업 지연 최소화 방안, 공사비 증액 기준 마련 등을 환영하고 있다. 다만 PF시장 유동성 지원을 확대하는 대책에 대해서는 최근 PF 시장 위기를 촉발한 금리 인상에 대한 대책, 부동산 경기 침체를 해결하는 내용이 빠져 반쪽짜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의 이날 발표안에 따르면 최근 건설 공사비 급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미분양 누적 등 건설 산업이 직면한 각종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공공공사에 물가 상승분을 반영해 적정 공사비를 산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방에 쌓여있는 미분양 사업지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한국주택토지공사(LH)와 함께 부실 미분양 사업장에 대한 토지매입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지식산업센터나 물류센터 등 비주택 부문에도 PF보증을 신설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대책에 대해 그동안 건설업계에서 여러 차례 정부에 요구했던 사항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대책에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공사비 인상, PF 유동성 위기, 입낙찰 제도 유연화 등에 대한 방안이 담겨있다”며 “그동안 건설업계에서 정부에 요구했던 사안들을 전반적으로 고려했다는 점에서 환영할만 하다”고 했다.
특히 공사비 증액 기준을 마련하고 공사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은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건물붕괴와 자재누락 등 부실시공과 현장안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며 공사 비용 증가가 필연적이었다”며 “공공 공사의 공사비 증액 적용기준을 명확히 하는 작업은 필요한 수순이었다”고 했다.
정비사업지에서 신탁방식 활용시 의사결정을 간소화해 사업속도를 높일 수 있게 한 점도 건설 경기 부양책으로써 적절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효선 NH 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1.10대책으로 안전진단을 포함한 사업기간 축소안으로 조합 방식 외 신탁방식 재정비 사업이나 리모델링이 소외됐는데 신탁방식의 제도 완화가 포함돼 개별 단지에 맞는 사업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지원책이 재건축분담금으로 인한 최근 공급 지연 현상을 반전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경제상황이 나아졌을 때 더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PF 시장에 대한 유동성을 지원하는 대책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다. 매수심리가 살아날 수 있을 만한 요인는 빠져 있어 실질적인 건설경기 부양책이라고는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 A씨는 “매수 심리가 죽어 있는 상태에서 PF대출 만기 연장이나 보증 완화 등은 일시적으로 숨통을 트여줄 수 는 있을지라도 실질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방안이 되지는 않는다”며 “결국 주택이든 비주택이든 매수자가 나타나야 매수대금으로 PF를 상환할 수 있기 때문에 지방 미분양은 양도세 면제를 해준다든지 취등록세를 좀 줄여준다거나 DSR과 같은 대출 규제를 완화해야 효과가 확실히 있을 것”이라고 했다.
PF시장 위기설을 촉발한 요인이 금리 인상 때문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국토부가 나서서 마련할 수 있는 대책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은형 연구원은 “PF 시장에 대해 국가가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은 자금을 지원하거나, 만기를 연장하거나 대출 금리를 인하해 주는 것 총 세가지가 있다”며 “하지만 이 중 국토부가 할 수 있는 것은 만기를 연장하는 것 뿐인데 실제 대출만기를 연장해주는 것은 개별 금융 기관이라 이마저도 실질적인 대책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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