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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하남에 밀렸다…구리, 8호선 연장에도 집값 하락한 까닭

    입력 : 2024.03.27 07:30

    [땅집고] 경기도 구리시 경의중앙선 구리역 일대 전경. /강태민 기자

    [땅집고] 경의중앙선 구리역 일대는 롯데백화점과 CGV등이 있는 구리 대표 번화가입니다. 구리역 인근 돌다리 사거리에서 한 블록만 들어가도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이곳에는 ‘여인숙’이라고 적힌 간판들과 백반집, 점집이 있습니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빨간 벽돌로 지어진 낡은 다세대 연립주택이 빼곡합니다.

    ■ 서울 옆세권인데 노후 주택가 빼곡한 이유

    [땅집고] 경의중앙선 구리역 인근 골목 모습. /김서경 기자

    이런 노후 주택가는 구리역 뿐 아니라 구리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수원이나 성남 같은 서울 인접 도시가 십여년 전부터 재개발 바람으로 환골탈태했지만, 구리는 최근에서야 정비사업이 이뤄지면서 여전히 구도심 모습으로 남아있습니다.

    2021년 롯데마트가 문을 닫으면서 대형마트는 하나도 없습니다. 구리역의 롯데백화점도 하남스타필드와 다산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이 차례로 문을 열면서 인근 지역 쇼핑지에 밀린 지 오래입니다.

    [땅집고] 경기도 구리시 위치. /이해석 기자

    경기도 구리시는 서울 노원구와 중랑구, 광진구, 강동구까지 4개 자치구에 붙어 있습니다. 최근에는 메가시티론이 나오면서 서울 편입 가능성이 제기됐을 정도로 서울과 가깝습니다.

    ■ 28만명 서울 → 경기도…구리엔 1%도 안 간다

    서울 집값이 폭등하면서 경기도 인구가 늘어났지만 구리 인구 수는 점점 줄고 있습니다. 경기도 인구 1400만명이 될 정도로 늘었지만 구리 인구수는 유지도 아닌 감소라는 심상치 않은 징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10년 전 18만명대였던 구리시 인구는 2018년 20만36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감소 중입니다. 작년(2023년) 5월에는 18만8500명이었는데, 올해 3월엔 18만6600명으로 2000명 가까이 줄었습니다.

    구리에서는 뒤늦게 동시다발로 재개발이 이뤄지면서 이주 수요가 발생했는데, 이주민들이 구리 대신 다른 지역을 선택하면서 인구가 줄었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구리 대부분 지역이 낙후된 것과 달리, 남양주의 경우 여러 택지지구가 개발되면서 저렴한 새 아파트가 대거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남양주는 구리역에서 왕숙천만 건너면 도착할 정도로 가까운데, 2000년대 후반부터 별내지구와 다산지구를 개발하면서 10년 동안 인구가 10만명 이상 늘었습니다. 남양주엔 앞으로도 신도시 3개(왕숙1,왕숙2,양정역세권)가 예정돼 있습니다.

    경기도 구리시 수택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재개발 두 군데가 있어서 인원이 많이 줄었다”며 “(보상 금액에) 맞추시다 보니까 가격이 저렴한 남양주 퇴계원이나 오남이나 수동, 마석 그런 쪽으로 밖에 못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땅집고]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e편한세상인창어반포레' 단지 모습. /강태민 기자

    ■ 주거 여건에 비해 높은 아파트 가격…국평 10억원

    구리 전입을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으로는 주거 여건 대비 높은 집값이 꼽힙니다. 2026년 3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 중인 인창C구역 재개발단지 ‘구리역롯데캐슬시그니처’ 전용 84㎡ 입주권은 9억4200만원대에 나와 있습니다. 신축 국평 가격이 10억원에 육박합니다. 이는 경의중앙선 양원역을 걸어갈 수 있는 ‘신내역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 전용 84㎡ 최저 호가(8억4000만원)보다 1억 넘게 비쌉니다.

    [땅집고] 8호선 연장안(별내선) 노선도. /이해석 기자

    올 6월말이면 구리에서 잠실까지 10분대에 갈 수 있는 8호선이 개통하지만, 잠실을 지날 뿐 주요 업무지구인 강남이나 광화문, 여의도로 가려면 반드시 환승을 해야 해서 ‘반쪽 노선’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반면 남양주를 지나는 4호선과 하남을 지나는 5호선은 각각 동대문, 광화문을 지납니다. 하남엔 9호선 개통도 예정돼 있습니다.

    게다가 하남과 남양주에는 각각 교산, 왕숙신도시도 들어섭니다. 이런 신도시들은 새 아파트 뿐 아니라 대형 인프라 시설을 대거 갖출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지별 정비사업이 이뤄지는 구리로 수요가 몰릴 지 의문입니다.

    실제로 8호선 개통을 앞두고 구리 집값은 하락세지만, 남양주에선 최고가 거래가 나왔습니다. 구리역이 가까운 ‘e편한세상인창어반포레’는 2023년 10월 10억5000만원까지 올랐습니다. 그러나 이번달에는 이보다 1억원 가까이 하락한 9억45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땅집고]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전경. /강태민 기자

    반면, 8호선 다산역이 연결되는 남양주 다산동 ‘다산자이아이비플레이스’ 전용 99㎡는 지난해 6월 11억2000만원에 팔린 뒤 올 1월 이보다 5000만원 오른 11억7000만원에 팔렸습니다.

    업계에서는 공사비 상승으로 신축 아파트가 귀해진 상황에서 8호선이 개통하면 쇼핑몰과 지하철 같은 인프라를 갖춘 남양주 대단지 신축 아파트로 수요가 더욱 쏠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구리의 인구가 더욱 답보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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