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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 재건축분담금 '8억'에 비명…"그 돈이면 신축 아파트 사겠다"

    입력 : 2024.03.26 10:11 | 수정 : 2024.03.27 11:05

    [땅집고] 서울 금천구 재개발 단지 '남서울럭키' 전경. /강태민 기자

    [땅집고] 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 아래 안양천과 붙은 이 아파트. 남서울 럭키아파트입니다. 1982년 지어져 첫 입주 후 40년이 지난 금천구 시흥동 대표 재건축 단지 중 하나입니다. 최근 남서울럭키아파트 재건축에 동의한 주민들은 가구당 최대 8억3000만원의 추정 분담금을 내야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 “분담금에 화들짝”…용적률 ‘123%’ 금천구 재건축 단지

    이 단지는 전용 41㎡~66㎡ 중소형 평형으로 구성된 총 986가구 소형 아파트입니다. 절반 이상(506가구)이 전용 49㎡입니다. 최근 거래는 전용 49㎡, 22평형 실거래가는 6억원 선입니다. 집값보다 분담금을 수억원을 더 내게 생겼습니다.

    용적률 123%로 사업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아서1년 전 예비신탁사를 뽑을 때는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 KB신탁이 경쟁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시행을 맡은 신탁사가 추진준비위원회에 추정 분담금을 전달했고, 주민들이 부담해야 할 돈이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아파트 재건축을 시작하던 초기에는 분담금 2억~3억원을 예상했는데, 보다 많은 돈을 내야 할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땅집고] 서울 금천구 재개발 단지 '남서울럭키' 분담금 납부 금액 추정치 계산. /최우정 기자

    ■ 17평 → 34평 신축 가는데 8억 더 내라니?

    추정분담금은 아파트 공사비 850만원을 토대로 계산됐습니다. 가장 작은 평형대인 17평 소유주가 신축 기준 가장 큰 평형대인 34평으로 가기 위해선 8억3000만원을 내야 합니다. 현재 22평 소유주가 신축 24평을 받은 경우에도 5억1500만원을 내야합니다. 같은 평형대지만, 앞서 말씀 드린 집값 6억만큼의 분담금을 내야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평균 공사비 자체가 올랐고, 문일중·문일고가 인접한 점, 언덕인 점을 고려하면 일반 공법 대신 특수 공법을 쓸 수 밖에 없어 공사 기간이 길어질 것이다”고 전했습니다.

    추진위는 추정 분담금이 과하게 책정됐다는 입장입니다. 3.3㎡(1평) 당 공사비를 650만원으로 하면 부담이 훨씬 줄어든다는 겁니다. 추진위가 책정한 공사비 기준에 따르면 17평 소유주가 34평 새 아파트를 받을 때는 8억3000만원이 아닌 5억8600만원만 부담하면 됩니다.

    ‘남서울럭키’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지금도 30층 미만으로 하면 3.3㎡당 공사비를 500만원 후반대로 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이엔드 브랜드가 아닌 경우는 (공사비가) 그렇게 높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땅집고] 서울 금천구 재개발 단지 '남서울럭키' 분담금 차이 시뮬레이션. /최우정 기자

    ■ 3.3㎡당 공사비, 850만원 VS 650만원

    추정분담금이 수억원 차이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양측이 산정한 비례율이 크게 달라서입니다. 시행을 맡기로 한 회사와 추진위는 비례율을 각각 26%와 81%로 잡았습니다. 시행을 맡은 회사 측에 추진위와 비례율이 크게 다른 원인에 대해서 질의했지만 답하지 않았습니다.

    비례율은 일반분양을 통해 얻는 수익과 공사비 지출 등에 따라 결정됩니다. 비례율은 조합원들이 소유한 부동산 가치를 인정해주는 비율로, 높을수록 조합원들의 부담이 줄어듭니다. 주택의 감정평가금액(a)을 3억원으로 가정할 때 비례율이 26%면 7800만원을, 81%면 2억4300만원을 인정받습니다. 조합원 분양가를 8억원이라고 가정하면 비례율이 26%일 때는 분담금 7억2200만원을, 81%일 때는 5억5700만원을 내야합니다.

    분담금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최근 추진위는 시행을 맡기로 한 회사 측에 MOU를 해제한다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해당 회사 역시 2월 말 아파트 인근에서 운영하던 사무실을 철수했습니다.

    이 아파트 2동 소유주인 A씨는 “대지지분이 있는데도 (가구 당 추정 분담금이) 너무 많이 나와서 신탁사를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땅집고] 서울 금천구 '금천 롯데캐슬 골드파크' 1차 정문. /배민주 기자

    ■ “그 돈이면 신축 산다!”…서울 외곽 재건축의 미래는?

    분담금을 많이 내면 재건축 인기는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분담금을 내고 조합원 매물을 사는 것보다, 인근 신축 아파트를 사는 게 낫기 때문입니다. 작년 10월 5억1000만원에 팔렸던 이 아파트 전용 41㎡의 최근 호가는 4억8000만원부터입니다. 여기에 34평으로 가기 위한 추정 분담금을 더하면 10억6600만원입니다.

    금천구 대장주라고 꼽히는 ‘금천롯데캐슬골드파크’ 1차 전용 84㎡의 올해 1월 실거래가격은 10억5000만원입니다. 럭키 재건축 가격보다 1000만원 저렴합니다. 럭키 바로 옆에 있는 ‘남서울힐스테이트’ 전용 84㎡는 최근 9억4000만원에 팔렸습니다.

    서울 금천구 시흥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추정 분담금이) 최대 8억이나 되면 조합원이 무슨 이득이 있겠나”라며 “금천구 전체가 다 재개발·재건축에 접어드는 영향으로 럭키재건축 사업도 늦어질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전국에서 재건축 바람이 불던 시기와 달리 현재는 공사비 상승으로 인해서 서울 강남에서도 재건축 사업을 중단하는 곳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파트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기 어려운 서울 외곽의 재건축 사업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사실상 재건축 시장에서도 입지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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