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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억 환급에 새 아파트까지 받는다…과천 주공10단지 재건축 비결

    입력 : 2024.03.25 14:00 | 수정 : 2024.03.25 17:45

    [땅집고] “평당 740만원이라는 낮은 공사비로 업계 1위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해 건설사 30년 경력을 쏟아부었습니다. 과천주공10단지는 재건축 후 과천의 명실상부한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겁니다. ”(과천주공10단지 김남호 조합장)
    [땅집고]과천주공10단지의 김남호 재건축 조합장.

    평당 공사비 1000만원 시대가 열리며 전국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지에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준강남’으로 불리는 경기도 과천의 과천주공10단지가 평당 공사비 740만원에 국내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시공사로 선정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과천주공10단지의 김남호 재건축 조합장은 땅집고와의 인터뷰에서 “비교적 저렴한 공사비로 시공사를 선정하고 재건축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집값도 강세”라고 말했다. 김 조합장은 30년 이상 건설사에서 근무한 이력을 바탕으로 2022년1월부터 조합장을 맡았다.

    과천주공10단지 재건축은 경기 과천 중앙동 67번지 일대에 지하 3층~지상 28층 규모의 18개 동, 1179가구 아파트와 부대 복리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과천 일대 마지막 재건축으로, 공사비는 약 6821억원이다. 저층 아파트로 용적률이 86%으로 낮아 사업성이 매우 높아 동일 평형으로 갈 시 최대 7억원 이상 환급 받을 수 있다. 2027년 일반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땅집고]과천주공10단지 전경. 저층 주거단지에 용적률 86%로, 준강남권에 거의 마지막 남은 사업성이 높은 단지다./강태민 기자

    -사업성이 높은 단지인데, 과천에서 마지막으로 재건축을 하게 된 배경이 뭔지.

    “단지 특성 상 어르신들이 많았는데 생활에 큰 불편이 없다보니 재건축 수요가 많지 않았다. 우선 동간 거리가 넓고, 구축 단지에서 가장 문제로 꼽히는 주차공간에 대한 불편이 없었다. 집이 낡았지만, 녹물도 안 나오는 편이다. 그나마 불편한 거는 5층까지 걸어서 올라가야하고 일부 누수가 발생하는 정도였다. 그래서 재건축이 상대적으로 늦게 시작됐다.

    작년 9월 시공사 선정 입찰 절차를 시작해 12월말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현재는 시공사ㆍ설계사ㆍ도시계획업체 등 주요 협력업체와 함께 정비계획 변경과 건축심의를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집값이 조정을 받고 있는데, 과천주공 10단지에서는 33평이 한 달 만에 1억 5000만원이 올라 22억5000만원이라는 신고가를 찍었다. GTX-C 호재 때문인지?

    “집값이 오른 건 GTX-C영향보다는 재건축 속도 때문이 크다. 과천은 서울과 가깝고 교통이 좋아 GTX 수요가 크지 않다. 오히려 저평가된 집값을 끌어올린 건 재건축 사업 속도다. 작년 말에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한 이후 정비계획 변경과 건축 심의를 준비하는 등 빠른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빠르게 진행하다 보니 사업이 잘 되겠다 싶어 투자 수요가 몰리는 것이다. 과천주공10단지는 지분율이 좋아서 향후 환급금도 받아갈 수 있다. 과천 내에서도 10단지는 가장 저평가돼 있고, 재건축만 하면 과천에 가장 큰 가장 비싼 아파트가 될 것이라고 본다. 33평(전용면적 84㎡)은 한 26억~ 27억원, 40평은 30억원 이상은 간다고 생각한다.”

    -평당 공사비 1000만원 시대에 740만원으로 업계 1위 시공사인 삼성물산을 잡은 비결은?

    “조합장 이전에 건설사에 오래 있다보니 입찰참여안내서 등 사전 서류 작업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의식이 있었다. 과천내 인근 단지는 물론, 최근에 시공사를 선정한 서울의 주요 사업장 10여 곳의 입찰참여안내서를 검토하고 분석해 과천10단지 맞춤형 입찰참여안내서를 작성했다. 조합원들의 눈높이에 맞게 최고의 마감재와 적정공사비를 제시해야 최고의 시공사를 선택할수 있다고 생각해 준비했다.

    조합은 시공자 선정 평당공사비를 740만원으로 판단했다. 2년전 과천지역 공사비는 550만원대였다. 그러나 변화한 건설 환경과 단지의 고급화 그리고 당시의 주요 입찰 사업장과 비교했을 때 740만원의 공사비가 합리적인 수준의 가격이었다고 생각한다. 시공사들은 공사비가 너무 낮아서 입찰에 참여하기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컸다.

    최대한 여러 시공사들이 경쟁입찰을 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만들고자 많은 노력을 했다. 조합장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조합을 운영하고, 필요하면 직접 시공사를 만나서 조합을 홍보하는 활동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막판까지 시공능력평가 최상위 업체 3개 사가 치열하게 경쟁에 나섰다. 삼성물산에서도 과천 랜드마크에 대한 의지가 있었다.”

    [땅집고] 과천주공 10단지 재건축 단지 준공 후 예상 모습./삼성물산

    -시공사에게 보내는 입찰참여안내서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시공자 선정을 위해선 입찰방법과 제안서 작성기준 등의 내용이 담긴 입찰참여안내서를 작성해 배포한다. 말그대로 입찰에 참여를 희망하는 시공사들을 위한 안내문이다. 조합 내 주요 임원진과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한 조합원들이 모여 입찰참여안내서를 꼼꼼하게 준비했다. 과천 내 단지와 최근 시공사를 선정한 서울의 주요 사업장 10여 곳의 입찰참여안내서를 검토하고 분석해 조합원들의 눈높이에 맞는 최고의 마감재와 적정공사비가 담긴 안을 제시했다. ”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겼나.

    “입찰참여안내서에는 총액 입찰과 내역 입찰 두 가지 방식을 섞었다. 빠른 재건축 속도와 합리적인 공사비를 위해 각 입찰방식의 장점을 모은 것이다. 총액 입찰하면서 내역서를 입찰 마감 후 14일 이내에 제출하는 조건을 달아서 내역도 비교할 수 있게 했다. 시공사 선정 때 합리적인 공사비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저가 수주, 그리고 속된 말로 ‘덤핑 입찰’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했다.”

    -마감재와 조경은 어떻게 할 계획인지.

    “입찰참여안내서에 마감재 리스트를 다 조사해 넣었다. 요즘 강남에서 잘 지었다고 하는 아파트 리스트를 만들어 파악했다. 강남이나 다른 어떤 단지를 가도 이 이상을 제시하기 어렵도록 고급화했다. 조경은 평당 공사비를 충분히 잡아놨기 때문에 격이 다른 하이엔드 조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지은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나 개포동 신축 단지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준비할 예정이다. ”

    -요즘 공사비 갈등이 화두인데, 공사비 인상 리스크는 어떻게 대비 중인지.

    “입찰참여안내서에 착공 기준 내용을 포함해서 공사비 인상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내용을 담았다. 재건축 사업에서 공사비만큼 중요한 항목이 바로 착공 기준일이다. 쉽게 말하자면 ‘공사비 산정 기준 유예기간’이다. 이 기준에 따라 공사비가 평당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일정을 타이트하게 관리해서 사업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재건축은 시간과의 전쟁이다. 조합원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조합에서 실행하는 설문 조사, 향후 이주 철거 등을 적극적으로 협조해서 시간을 단축해야 공사비 상승도 최소화할 수 있다. 단순히 재건축 완성이 아닌 자랑할 수 있는 랜드마크를 지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조합장과 조합원 모두가 일심동체로 단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삼성물산과 최종 계약을 한건지.

    “아직 협상 중이다. 시공사를 뽑고도 계약 체결을 바로 하지 않은 이유는 계약 체결 전에 꼼꼼하게 따져보는 게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계약서에는 모든 게 중요하니까 전체적인 문구를 하나하나 뜯어 보고 협상하려고 한다. 계약을 잘 하기 위해서 조합원 중 전문가들을 선별해 계약 자문단을 만들었다. 어떤 부분을 조합원에게 더 유리하게 바꿀 수 있는지 평일 주말 구분없이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있다. “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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