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3.22 16:11 | 수정 : 2024.03.22 17:35
[땅집고] 서울의 아파트 월세 가격이 최근 들어 크게 치솟고 있다. 이달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84㎡는 보증금 1억원에 380만원에 신규 계약됐다. 작년 3월 같은 보증금 수준에선 350만원이면 세입자를 찾았는데, 이보다 8%(30만원) 오른 가격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는 보증금 1억원을 기준으로 400만원까지 매물이 나와있다.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대단지 ‘잠실엘스’도 84㎡ 월세가 이달 보증금 1억원 기준 390만원에 계약됐다. 이는 작년 12월 300만원보다 90만원(30%) 폭등한 가격이다.
송파구 ‘헬리오시티’ 주변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통상 전세금을 따라 월세가 오르는데, 최근에 전세금이 상승하다보니 월세도 오르고 있는 것”이라며 “헬리오시티는 84㎡ 주택형 전세금 실거래 가격이 10억~13억원 정도에 형성됐는데, 전월세전환율을 고려하면 보증금 월세는 1억원 기준 400만원이 시세에 딱 맞는 가격이어서 380만원이면 좀 저렴하게 계약된 셈”이라고 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무소에선 “금리가 오르면서 월세 매물을 처분한 집주인이 많아 매물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 아파트 월세, 1년 새 80만~90만원씩 폭등…“전세금 따라 오른다”
22일 한국부동산원 월세가격 변동률을 살펴보면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월세 변동률이 0.08%로 1월 0.11%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세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도 지난해 3월 108만원으로 작년 3월 이후 꾸준히 오름세다. 지역별로 보면 2월 기준으로 월세가 많이 오른 곳은 강서구(0.84%)와 광진구(0.44%) 순이었다.
땅집고가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통해 살펴본 결과, 3월 1일부터 22일까지 서울의 84㎡ 아파트 중 보증금 1억원 기준 월세가 가장 높은 단지는 서초구 ‘서초푸르지오써밋’이었다. 이 단지는 84㎡ 전세금이 갱신 계약을 통해 이달 보증금 1억원에 월세 480만원을 기록해 서울에서 보증금이 1억원인 84㎡ 주택 중 임대료 1위를 차지했다.
두번째로 높았던 곳은 광진구 구의동에 있는 ‘e편한세상광진그랜드파크’였다. 보증금 1억원 기준으로 지난해 7월 350만원에서 이달 430만원으로 올라 8개월 만에 90만원(22%) 폭등했다.강서구 화곡동 삼성한마음 59㎡는 이달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05만원에 신규 계약이 이뤄졌는데, 이는 2년 전 1억원에 60만~80만원이던 가격대보다 크게 급등했다. 이 단지는 지난해부터 월세가 100만원 선을 넘겼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00만원 초과 500만원 이하의 고가 월세 비중은 2021년 18.3%에서 2022년 21.5%로 20%를 넘긴 뒤 지난해 22.4%로 증가했다.
아파트 월세가 크게 상승한 요인으로 업계에서는 전세금이 오른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서울의 경우, 최근 43주 연속 전세금이 상승세다. 단기간 30% 월세가 오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의 경우, 84㎡ 전세금이 작년 초 8억~9억원 선이었는데 올 3월 기준 12억3000만원까지 상승했다.
또한 최근 전세사기 등이 잇따르면서 보증금 반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전세를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 매물이 부족해졌고, 금리 또한 계속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월세 부담이 낮아져 월세 선호 현상히 가속화했다는 설명이다.
■ “전세보증보험 한도 낮춘 영향…빌라, 오피스텔 ‘월세 전환’ 빨라져”
아파트뿐만 아닌 빌라와 오피스텔 월세 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22일 부동산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에 따르면 지난달 준공 5년 이하, 보증금 1000만원 기준 서울 지역 신축 빌라 원룸 평균 월세는 101.5만원이었다. 지난해 동월과 비교해 9% 오른 수치다. 오피스텔도 올해 2월 기준 월세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0.07% 올라 100.14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첫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수치다. 올해 들어 오피스텔 수익률도 5.28%로 올랐다.
빌라의 경우, 월세 거래 비중 자체가 크게 늘어나면서 가격도 오름세다.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 경제만랩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의 빌라(다세대·연립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총 2만1146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전세 거래는 9268건, 월세 거래는 1만1878건으로 나타났다. 월세 비중이 56.2%로, 국토교통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매년 1월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매년 1월의 월세 거래 비중을 보면 2021년 34.4%, 2022년 42.8%, 2023년 53.2%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빌라와 오피스텔 월세 가격이 상승한 요인은 아파트와는 조금 다르다고 해석했다.
전세사기 영향도 있지만, 공시가격이 낮아진 것도 월세가 오르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전세보증보험 가입 기준을 지난해 5월 ‘공시가격 150%’에서 ‘126%’로 하향 조정했다. 예를들어 공시가격이 1억원이던 빌라의 전세보증보험 가입 한도가 1억5000만원이었다면, 작년부터 1억2600만원으로 낮아진 셈이다. 만약 공시가격이 9000만원으로 하락했다고 가정하면 가입 한도가 1억1340만원으로 더 줄게 된다.
송파구 문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빌라 전세 재계약을 하면서 세입자가 전세보증보험을 갱신하려고 하면 기존 계약된 전세금이 너무 높아서 거절되는 사례도 있었다”며 “집주인이 더 낮은 금액에 전세 재계약을 해주지 않으면서 세입자들이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 월세 가격도 오르고 있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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