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3.21 07:30
[땅집고] 내년이면 고령인구(65세 이상)가 총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고령자 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총선이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정치권에서는 어르신 공약도 꺼내들었다.
노인주거시설 확충과 관련해서는 실버타운이 자주 언급된다. 실버타운은 노인복지법에 따른 유료양로시설이나 노인복지주택으로, 입주자의 보증금과 관리비로 운영되는 노인 거주 단지다. 식사와 세탁 서비스 등이 제공되고, 거동이 불편한 이들을 위해 고령 친화적 설계가 적용된다. 실버타운은 어르신들이 식사와 여가 활동을 함께 하면서 노인 소외 문제를 해결하는 측면도 있다.
이에 일부 실버타운은 10억에 달하는 보증금을 내더라도 입주하려면 2~3년을 대기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 일각에선 ‘실버타운 난민’이라는 우스개소리도 있다.
■ 여·야 “특별법 제정으로 실버타운 확대하자”
현재 대부분 실버타운은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 관리비를 내야만 이용가능하다. 상위 일부 계층만 누리는 시설인 셈이다. 이에 정치권에는 실버타운을 대중화하자는 의견이 종종 나온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달 12일 ‘어르신 든든 내일 공약 2호’ 발표를 통해 실버타운 공급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특별법을 제정해 실버타운 승인·건축 절차를 간소화하는 제도적 기반을 만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특별법에는 투기 수요 등으로 2015년 금지된 분양형 실버타운을 일부 허용하는 방안도 담길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보다 한 발 빠르게 실버타운을 늘리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미국 애리조나 선시티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해 ‘은퇴자마을(도시) 조성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은퇴자도시 특별법)을 발의했다.
맹 의원은 지난 달 중순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이 총선 공약으로 실버타운 특별법 추진을 발표했는데 여당은 공약 발표가 아닌 실천을 할 수 있다”며 “국민의힘 역시 은퇴자 도시가 특별법의 제정 없이는 실현 불가능하다는 공감대를 가진 것은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노인이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집 필요해요
이러한 공약은 최근 고령자 수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들이 지낼 마땅한 실버타운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노인복지주택(실버 레지던스)은 2018년 35개에서 2023년 38개로, 5년간 고작 3개 늘었다. 같은 기간 노인복지주택 입소 인원이 6389명에서 8840명으로 40% 가량 증가했다.
주서령 경희대 주거환경학과 교수는 “설문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 93.7%는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노인전용 임대주택에 살고 싶어하지만 고소득이나 저소득 계층을 위한 노인주거복지시설만 있다”며 “고령자 건강 상태를 고려한 다양한 주거시설을 공급해야 한다”고 했다.
실버타운은 공동체 생활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노인 소외 문제를 해결할 대책으로도 언급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독거노인 비율은 2000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7년엔 19%였지만, 2023년엔 21%로 올랐다. 2050년엔 국내 5집 중 1집이 노인 독거 가구라는 전망이 나온다.
■ 실버타운만? 공공이 짓는 노인 주택도 필요!
실버타운 외에 노인전용주택을 더욱 짓자는 시각도 있다. 정부가 2027년까지 노인전용주택 5000가구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국민의힘도 총선 공약을 통해 2만가구 공급을 약속했지만, 여전히 수요 대비 부족한 실정이다. 신축 아파트 분양 물량 중 20∼30%는 신혼부부에게, 10%는 다자녀 가구에게 특별공급하고 있으나, 사회적 취약 계층 노인가구를 위한 특별공급은 없다.
전문가들은 노인전용주택을 짓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주택산업연구원은 ‘노인가구 주거편익 향상 방안 세미나’를 통해 노인가구 특별공급제를 시행하거나 시설기준을 갖춘 노인주택 재고를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로 ▲공공택지에 노인주택용 택지를 주거용지의 10% 이상 공급 ▲소형 분양·임대주택 총공급 물량의 5%를 노인 대상 특별공급 ▲’어르신 안심주택사업’ 전국 적용과 범위 확대 ▲공공분양 주택 10% 이상을 노인전용주택 시설기준 적용 의무화 등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시니어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 2기 모집 >
땅집고는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부동산 개발 니즈에 맞춰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2기)’을 오는 5월 8일 개강한다. 지난 2월 개강한 1기 과정은 조기 마감했다. 이번 과정은 시행사나 건설사, 자산운용사, 건축설계회사, 투자회사, 감정평가회사, 공기업, 공공기관 등 기업 회원이 대상이다.
강의는 현장 스터디 3회를 포함해 총 18회로 진행한다. 금융권 최초 요양사업 전문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의 이상욱 본부장은 ‘시니어 시설과 요양시설 수익화를 위한 사업성 검토 및 개발’이라는 주제로 시설 관련 제도와 관련 법규, 입지 선정 전략 등을 공유한다.
김이진 전 시니어스타워 재무운영본부장은 ‘시니어주거 개발수지와 운영수지’ 구조와 분석하는 법을 알려준다. 황문영 종근당산업 벨포레스트 사무국장은 시니어주거와 요양시설의 차이점과 운영 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한다. 전국 실버타운을 직접 방문해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브 채널 ‘공빠TV’의 문성택씨는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기존 실버타운 개발 사례를 집중 소개한다.
강의는 매주 수요일 오후 4시~6시30분이며, 수강료는 29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 (02)6949-6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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