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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막힌 임대형 기숙사 돈줄…"HUG 보증 없으면 PF대출 꿈도 못꿔"

    입력 : 2024.03.18 17:52 | 수정 : 2024.03.18 17:55

    [땅집고] 지난 3월15일 서울 중구 모임공간 상연재에서 열린 'K-코리빙포럼 2차 간담회'. 참석자들은 임대형 기숙사를 공공재적 성격이 강한 주거상품인만큼 공적 금융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혜주 기자

    [땅집고] “임대형 기숙사는 단순한 주택 상품이 아닌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홍주현 한국부동산개발전문가협회 회장)

    “민간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은 완전히 죽었다. 은행도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서가 없으면 아예 대출해주지 않는다.”(정지량 JR네트웍스 대표)

    최근 도심 소형 주택 공급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임대형 기숙사’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 금융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택도시기금 융자 금리를 현행 3%대가 아닌 2%대로 낮추고, HUG를 통한 PF보증도 제공해 꽉막힌 돈줄을 터줘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임대형 기숙사는 분양 상품이 아닌 사실상 영구 임대로서 공공재 성격이 강한만큼 공적 금융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임대형 기숙사는 대표적인 코리빙 하우스(co-living·공유주택)의 하나로 정부가 지난해 3월 도입했다. 민간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누구나 기숙사를 지어서 일반인 대상으로 임대할 수 있어 1~2인 가구 주거난 해소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최초 코리빙 전문가 그룹인 K-코리빙포럼은 지난 1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상연재’에서 2차 간담회를 열고 임대형 기숙사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내 부동산 개발 전문가 단체인 한국부동산개발전문가협회와 한국부동산리츠투자자문협회 중심으로 30여명이 참여했다.

    ■“임대형 기숙사는 공공재 성격 강해”

    참석자들은 임대형 기숙사를 단순 주거상품이 아닌 항구적 임대를 목적으로 하는 사회적 공공재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가 공급할 공공재를 민간이 대신 공급하기 때문에 지원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홍주현 한국부동산개발전문가협회 회장은 “(임대형 기숙사가)청년과 시니어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주요 수단이라고 본다면 결국 공공재 성격이 강하다”면서 “정부의 정책 의지와 금융 지원은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대우 신영부동산신탁 팀장은 “임대형 기숙사는 결국 임대주택인데, 이건 공공의 영역이지 민간이 이익을 내는 사업은 아니다”면서 “PF개발 입장에서 보면 임대주택이 돈이 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공급을 활성화하려면 정부가 공적 금융지원을 통해 이른바 돈맥경화부터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대국 한국부동산개발전문가협회 명예회장은 “경북 포항에서 어렵게 500실 규모 임대형 기숙사 인허가를 받은 사업자가 PF 벽에 막혀서 지금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면서 “화이트칼라도 임대형 기숙사 수요가 많은데 결국 금융이 문제”라고 했다.

    [땅집고] 코리빙은 침실과 공부방을 겸한 개인 방을 빼고 주방, 화장실, 거실 등의 공간을 여러 사람과 공유해 넓고 쾌적하게 쓰는 주거 양식이다. 서울 숭인동 맹그로브 1호점. /맹그로브

    모현숙 한국부동산리츠투자자문협회 회장은 “임대형 기숙사도 기업과 투자 자금이 들어와야 공급 확대가 가능하다”면서 “결국 사업성이 명확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테면 리츠(부동산투자회사)가 임대형 기숙사 투자를 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배당이 필요하고 최소한 IRR(내부수익률)이 10%는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홍성화 한국투자부동산신탁 팀장은 “지금 공사비와 땅값이 치솟는 상황을 감안하면 임대형 기숙사도 이자 문제가 키가 될 것 같다”면서 “최소 수익률이 8~9%는 나와야 사업성이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정지량 JR네트웍스 대표는 강력한 공적 보증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지금 민간 PF시장은 완전히 죽었다. 증권사도 힘이 빠졌다”면서 “은행도 HUG나 HF(주택금융공사) 보증서가 없으면 대출을 해주지 않는다”고 했다. 현재 서울의 역세권 청년주택은 HF가 100% 보증하기 때문에 은행도 리스크가 없어서 대출을 해주고 있는 상황에서 임대형 기숙사도 강력한 보증이 없다면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미분양 택지, 국공유지에 임대형 기숙사 짓자”

    임대형 기숙사 공급 확대를 위해 국공유지와 미분양 택지를 적극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홍주현 회장은 “임대형 기숙사 입지는 도심이나 역세권이 좋은데, 정부가 보유한 국공유지를 현물출자하는 방법도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안인모 코리아신탁 상무는 “신규 택지가 아니라도 미분양 공공택지 대상으로 용도변경을 통해서 임대형 기숙사를 공급하는 모델을 보여준다면 민간사업자들도 적극적으로 사업 참여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대섭 한국부동산개발전문가협회 연수원장은 “임대형 기숙사를 준주택으로 봐서 기금 융자 금리를 연 3.2%로 적용하는데 너무 높다”면서 “다른 상품은 2%대 대출해 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임대형 기숙사에 대한 건축기준 재검토도 필요하다”면서 “인근 건물과 주차장을 공유하는 경우도 주차장설치기준으로 인정해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일부터 임대형 기숙사에 대해 주택도시기금을 통해 1실당 최대 9000만원까지 연 3.2% 금리로 14년 만기일시상환 방식으로 돈을 빌려주고 있다. 하지만 민간 PF시장이 꽉 막혀 있어 일부 토지주를 제외하면 기금 융자만으로 사업을 진행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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