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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성과급 신화? 강남 재건축 조합장이 밝힌 비리의 실체

    입력 : 2024.03.17 07:30

    [헌집새집-초스피드 재건축 비밀 ⑤] "재건축 시작부터 브로커 개입 수도 없이 많다" | 장영수 디에이치아너힐즈 조합장 인터뷰

    [땅집고]장영수 강남 디에이치아너힐즈 대표청산인(구 재건축 조합장).

    [땅집고] “재건축 바닥에는 ‘철거와 섀시를 선정할 때가 재건축 브로커들이 제일 많이 낀다’는 말이 있습니다. 재건축을 추진하면 제일 먼저 시작하는 게 철거고, 가장 마지막에 하는 게 섀시잖아요. 여러가지 정신이 없을 때 브로커가 가장 많이 낀다는 얘기죠. “

    오늘은 난이도 극상으로 불리는 강남 재건축을 완성한 조합장님을 모셔봤습니다. 개포동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장영수 조합장이자 현 대표 청산인님입니다. 장 조합장님은 대우엔지니어링에서 33년간 근무하며 상무를 지냈는데요. 건국대 부동산학과 석사와 단국대 도시계획 부동산학 박사 과정을 밟은 건설·부동산 전문가입니다.

    <이하 일문일답>

    [땅집고] 2020년 당시 서울 강동구 일대 한 재건축 조합이 최근 안건으로 상정한 집행부 성과급안./조선DB

    -조합장은 월급보다는 성과급이 10억, 50억원 정도라고 나오던데, 사실인가요?

    “언론에서 그런 얘기가 나오는 건 압니다. 그런데 조합장이 성과급으로 10억원 이상 받았던 실제 사례를 손꼽으면 다섯 손가락 안이라고 할 정도로 적을 거예요. 소문만 요란한 거예요. 어떤 조합장은 성과급 10억원 받으려고 하다가 정작 1원 한푼도 못 받고 망신만 당하고 그랬어요. 물론 많이 받은 조합장 중에선 100억원을 받은 사람도 있긴 해요. 근데 그건 정말 특수한 경우에요. 앞으로는 그런 일이 생기지도 않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조합장의 보수는 성과급이 있으면 더 열심히 하고 동기부여가 되는 정도 같아요. 현직에 있을 동안에 제대로 처우를 해줘서 유능한 사람을 뽑는 게 더 바람직하잖아요.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그 성과급 때문에 조합장 이미지가 나빠지는 건 안타깝습니다. 저는 성과급 1원 한 장도 안 받았고, 또 성과급을 받으려고 시도나 생각한 적도 없어요.”

    [땅집고]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조합장님도 검은 유혹은 받아 본 적 있나요?

    “어떤 물건을 사면 뭐 내가 리베이트를 10%, 15% 주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죠. 그럼 저는 그런 제안하는 사람한테 ‘사무실 한번 둘러봐라. CCTV 돌아가고 있다. 지금 내가 버튼 하나 누르면 녹화까지 되니까 경찰서 가든지 나가라’고 했습니다. 이런 상황이 재건축 초기에 여러 번 있었죠. 나중에 밖에 ‘장 조합장한테 가서 돈 자랑하면 완전히 망신을 당한다’라는 소문이 나면서 잠잠해졌어요.

    조합장은 처음부터 색깔을 확실하게 해야 합니다.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는 등 기본적으로 업자들과 섞이지 않아야 해요. 저는 재건축 바닥에 들어와서 공돈은 1원 한 장도 만져본 적도 없습니다. 요구해 본 적도 없어요. 빠르고 깨끗하게, 걸림돌 없이 재건축을 추진한 초석이 됐죠. 누구도 저를 협박하거나 겁박할 소재가 전혀 없으니까요. 만일 제가 특정 업자를 밀었다든지, 자재를 선택해 달라고 했다든지 이런 요구가 있었다면 이렇게 소신껏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겠죠.”

    -조합장 비리를 막기 위한 조합 내 견제 장치는 따로 없나요?

    “견제 장치는 부실하죠. 제가 조합장을 처음 맡았을 때 시공사가 ‘어느 철거 업체를 썼으면 좋겠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시공사에 ‘계약서를 갖고 와라’라고 했습니다. 계약서 어디에 ‘조합에서 철거 업체를 추천한다’고 나와 있느냐고요. 시공사 소관이니 시공사가 알아서 하라고 했습니다.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저희 시공사가 재건축 사업을 하면서 입찰로 철거 업체를 선정한 게 우리 단지가 처음이라고 들었어요. 다른 곳은 입찰이 아니라 조합장이 추천하는 곳으로 지정한다는 얘기겠죠. 당시 저는 재건축 초기인데 발목 잡힐 일을 왜 해야 하느냐는 입장이었죠. 문제 될 게 뻔하잖아요

    섀시도 마찬가지예요. 섀시는 사실 진공유리냐 아니냐, 간창이냐 이중창이냐 정도만 구분하면 특별히 차이 날 게 없어요. 원래 재건축 바닥에는 철거 업체하고 섀시 선정할 때가 재건축 브로커들이 제일 많다고 합니다. 저는 그런 브로커를 한 번도 이용해 본 적도 없고, 섀시 업체도 상당히 여러 군데서 왔어요. 저는 섀시 발주는 시공사니까 시공사 가서 알아보라고, 저는 관여 안 한다고 돌려보내 왔죠. “

    -철거와 섀시 업체를 선정할 때 가장 비리가 많이 일어나는 이유가 있나요?

    “재건축을 추진하면 제일 첫 번에 시작하는 게 철거고, 가장 마지막에 하는 게 섀시잖아요. 시작은 이제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하니까 어수선해서 브로커가 끼는 것 같습니다. 섀시도 마지막에 하잖아요. 마지막이라 다른 걸로 정신없으니까 그때 아마 브로커들이 이리저리 많이 꼈었던 것 같아요.” /정리=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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