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3.13 14:25 | 수정 : 2024.07.04 11:45
[땅집고] 최근 실버타운이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성공한 실버타운이 어딘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지방에서는 이런 성공한 실버타운 찾기가 더욱 힘든데요. ‘실버타운 수난시대’라고 할 정도로 일부 시설들은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이 꼽은 ‘미래형 실버타운이 꼭 갖춰야 할 것’을 갖춘 곳이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바로 2017년 문을 연 ‘서울시니어스 고창 타워’입니다. 한적한 시골에 지어졌는데, 이곳은 40만 평 이상의 땅에 골프장과 온천 같은 다양한 여가·문화 시설이 있어 어르신들 사이에선 ‘어지간한 서울 실버타운보다 낫다’는 명성이 자자한 곳입니다. 여러 실버타운을 성공적으로 운영했던 회사가 만든 곳이라는 점도 이곳만의 장점입니다.
오늘은 이 실버타운에서 오랫동안 근무하셨던 김성민 전 서울시니어스 부사장님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전원 마을인 전북 고창에 어떻게 실버타운을 만들게 됐나.
“고창에 좋은 물이 나는 석정온천이 있었고, 인근에 고인돌 유적지나 국립공원, 편백나무 숲 같은 명소가 많아서 (서울시니어스타워 설립자가 볼 때) 어르신들이 즐길 거리가 풍부하다고 봤던 걸로 안다. 실제로 도심까지 차로 10분 정도면 갈 수 있어 접근성도 괜찮은 편이다.”
-비수도권 실버타운 대부분 실패했는데, 시골 실버타운의 성공 사례를 썼다. 성공 요인은 무엇인가.
“우선 주변에 건강을 챙기면서 즐길 거리가 많다. 바로 웰파크시티 안에 있는 파크 골프장을 이용하는 분들도 많다. 실버타운 안에도 중앙공원이 잘 조성돼 있어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 있다.
가까이에 일반 공동주택이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 마을 자체가 은퇴자 마을로 형성됐지만, 어르신뿐 아니라 청년 같은 다른 세대들이 함께 있는 구조다.
수도권에서 여러 실버타운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본 ‘서울시니어스타워’라는 기업이 만든 것도 특징이다. 실버타운 운영을 통해 쌓은 경험을 상당 부분 반영했다. 실제로 이 점에 주목해서 고창 타워를 찾는 분도 많다.”
-의료체계도 잘 갖췄다고 들었다.
“실버타운에 살다가 도움이 필요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달라지더라도 멀리 갈 필요가 없다. 바로 앞에 요양병원과 요양원이 모두 마련돼 있다. 액티브 시니어뿐 아니라, 후기 고령자까지 모두 포괄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가족들이 찾아와도 걱정이 없다. 고창 타워 옆에 있는 석정온천은 다양한 형태의 스파 시설을 갖추고 있다. 어르신들을 위한 마사지풀(pool), 스트레칭 풀 외에 유아들을 위한 공간도 있다.
이곳은 다양한 세대가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모두 갖췄다. 처음부터 ‘이런 시설을 갖추고 어르신들을 모셔야겠다’고 계획하고 만들었기 때문. 그간 실패 사례로 꼽혔던 실버타운은 대부분 전원형으로 지어져서 입주한 후에는 외부와 단절됐던 경우가 많다.”
- 주로 어느 지역에서 오나.
“광주나 영광, 전주 인근 도시에서 가장 많이 온다. 가끔 서울이나 미국에서 오는 분도 있다. 그만큼 소문이 많이 나 있다.”
- 성비는 어떻게 되나.
“시설마다 다르지만, 시니어스타워의 경우 여성 입주자가 조금 더 많다. 상대적으로 여성분들이 활동적이고 사교적인 성격인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최근에는 이런 추세를 고려해서 여성 사우나를 조금 더 크게 설계하는 등 성별을 고려한 서비스를 만들자는 움직임도 있다.”
- 홈페이지에 보면 관리비와 식비를 포함해서 60만 원(가장 큰 방 기준) 정도다. 어떤 수준인가.
“굉장히 합리적인 편이다. 바로 앞에 병원이 있어 의료 서비스를 중복해서 넣고 비용을 올릴 필요가 없지 않나. 어르신들이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대한 누릴 수 있게 만든 곳인데, 수백만 원 관리비를 책정할 수는 없다. 그래서 비용도 하나의 장점이지만, 이것만 보고 입주를 결정하지 않는다. 입주자 중에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도 있지만, 언급한 환경을 고려해서 오신 분들이 많다.”
- 최근 짓는 실버타운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고창 타워는 2010년 전부터 사업을 준비했던 곳인 만큼, 지금 짓는 시설과 서비스·시설 상태가 같기란 어렵다. 십 수년 시간이 흐르는 동안 우리가 매일 쓰는 휴대폰 역시 시간이 많이 흐르지 않았나. 단순히 전화를 거는 기계에서 이제는 인터넷은 물론이고 동시통역을 해 주는 시대가 열렸다.
그 시간 동안 실버타운도 진화를 해 왔다. 전자기기나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서 노화를 늦추고,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서비스가 나오고 있다. 앞으로는 이런 헬스케어형 시니어타운이 더욱 많이 등장한다고 본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시니어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 3기 모집 >
땅집고는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부동산 개발 니즈에 맞춰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3기)’을 오는 8월 28일 개강한다.
올해 2월, 5월 순차적으로 개강한 1기, 2기는 조기 마감했다. 이번 과정은 시행사나 건설사, 자산운용사, 건축설계회사, 투자회사, 감정평가회사, 공기업, 공공기관 등 기업 회원이 대상이다.
강의는 현장 스터디 3회를 포함해 총 18회로 진행한다. 금융권 최초 요양사업 전문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의 이상욱 본부장은 ‘시니어 시설과 요양시설 수익화를 위한 사업성 검토 및 개발’이라는 주제로 시설 관련 제도와 관련 법규, 입지 선정 전략 등을 공유한다.
황문영 종근당산업 벨포레스트 사무국장은 시니어주거와 요양시설의 차이점과 운영 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한다. 전국 실버타운을 직접 방문해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브 채널 ‘공빠TV’의 문성택씨는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기존 실버타운 개발 사례를 집중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