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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로 주택 수요 끊긴 부동산 시장, 무주택자도 집 안 사고 버틴다

    입력 : 2024.03.07 07:20

    [다시 불붙는 부동산 폭등vs폭락 논쟁 ①] “바닥 밑에 지하 있다”…내년까지 집값 하락 가능성

    [땅집고]신규 아파트 분양 가격이 오르면서 전국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5일 서울 시내 아파트 밀집 지역. /뉴시스

    [땅집고] 최근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이 크게 침체하면서 내년엔 가격이 더 하락해 ‘바닥을 넘어선 지하가 찾아온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집값 침체가 지금부터 본격화해 내년 이후까지 장기화한다는 이야기다.

    지난 3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4 KB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전문가 10명 중 7명 이상이 올해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설문조사는 전문가 172명, KB협력 공인중개사 523명, KB PB 7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강민석 KB경영연구소 박사는 “지난해부터 주택공급 감소 이슈가 새롭게 부각되면서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올해 기준금리 인하 시기와 인하 폭, 주택 공급 등의 변수가 부동산시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금리 인상이 연내 이뤄질지 불확실하고 주택 수요가 예전보다 크게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이 금리 인하를 시사하고 있지만, 그 시점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금리가 내려도 인하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수도권에 아파트 공급이 몇 년 간 뚝 끊겨 집값이 오를 것이란 주장에 대해서도 건설사들이 줄줄이 부도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데다 인구가 급속도로 감소해 절대적인 수요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한다. 과연 올 한 해 집값 향방은 어떻게 될까. 땅집고가 집값 하락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 “인구 감소로 절대 수요층 사라져…집 안 사고 버틴다”

    [땅집고] 지난해 10월 이후 전국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 / 한국부동산원


    2024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주택 매매가격은 4.6% 하락해 외환위기(1998년) 이후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 이는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침체한 것으로 2021년 매매가격이 15% 상승해 과열 양상을 보이던 것과 대비된다는 설명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봐도 지난해 11월 이후 14주간 전국 집값은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땅집고]주택 매매가격 전망.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KB연구소는 총선 이후 정책 불확실성 해소와 금리 인하로 인한 회복 가능성이 있으나, 일부 지역 수요 쏠림 현상과 금리 인하 속도가 더딜 경우 회복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실수요자의 저가 매물 거래가 주가 되면서 주택 경기 회복은 한계를 보인단 분석이다.

    집값 하락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들이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없어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한문도 전 연세대학교 정경대학원 교수는 “지난 부동산 호황기 때 집값이 크게 올라 실수요자의 주택 구매 여력이 떨어진 상태이며 집값에 거품이 껴 ‘지금 사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팽배해 매수세가 살아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구 감소로 구매 여력이 있는 수요층도 사라지고 있다”고 했다.

    한 전 교수는 “금리가 인하하면 수요가 되살아날 것이란 이야기는 집값이 안정적이고 경제 상황이 좋을 때 이야기”라며 “물가 상승으로 실질 소득이 낮아지고 있고 인구도 감소하고 있는데 집값은 이미 너무 올라 집값 조정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금리 변수보다 정부가 집값 부양책이 더 큰 변수가 될 수 있지만 이 역시 임시방편에 불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건설사들 일촉즉발 위기지만 정부 부양책 효과 미미”

    건설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내몰려 있고, 부동산 경기 부양책의 파급력이 떨어지는 상황도 주택 시장 침체를 벗어나기 어려운 요인이 되고 있다.

    김정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요는 여전히 많고 주택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말은 양도세 부담이 높은 지금 상황과는 맞지 않다”며 “새로 집을 구입할 젊은 수요층이 많지 않기 때문에 기존에 집을 보유한 사람들이 주택을 더 활발히 구입해야 수요가 살아나야 것인데 과거와 달리 양도소득세 및 보유세 부담에 집을 더 구입하거나 팔고 이사하기 훨씬 어려워진 환경이 됐다”고 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대대적인 부동산 부양 정책이 나온다면 시장에 영향이 있을 수도 있으나 정치적 변동성이 높아 확실한 법안 통과가 이뤄지기 전까지 수요자들은 관망세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올해는 건설사들도 줄줄이 위기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런 상황에선 수요자가 더욱 집을 구입하지 않고 기다릴 것이기 때문에 집값이 상승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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