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3.05 10:40
[땅집고] “3000원짜리 저가 도시락 팔던 한솥이 청담동에 건물을 샀다고요?”
한솥이 지난달 2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한솥도시락 매장이 구찌·버버리·디올 등 명품 브랜드가 즐비한 청담동 명품거리에 개업하면서 화제다. 게다가 이 매장이 임대용 가맹점이 아닌 한솥이 직접 매입한 건물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점포다. 건물 매입 금액은 한솥 자본총액의 약 80%에 달한다.
한솔도시락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한솥은 2022년 4월 청담동 명품거리에 있는 빌딩을 약 450억원에 매입했다. 건물은 지하 2층~지상 8층으로 대지면적 478.5㎡(145평), 건물연면적 2341.3㎡(708평)이다.
청담동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한솥이 2022년 건물 매입 당시 명품거리 대로변 일대는 평당 2억2000만원~2억7000만원에 거래가 됐다”며 “한솥이 매입한 건물은 평당 3억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높은 금액에 매입했다”고 했다.
한솥이 매입하기 전까지 해당 건물에는 마이클 코어스·지미추 등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었고, 명도 후 한솥이 모든 층을 사용 중이다. ‘한솥 청담 플래그십’은 1층 한솥도시락 직영 점포와 2층 오픈형 아카이브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2022년 말 기준 한솥의 자본총액은 약 575억원이다. 2022년 매출은 1269억원, 영업이익은 128억원이다. 매출 대비 이익률은 약 10%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도 95억원과 비교해 35.8% 증가해 처음으로 100억대를 돌파했다.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저렴한 도시락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솥도시락 메뉴 100여 개의 가격은 대부분 5000원 안팎이다. 직장인들의 점심값 지출이 크게 늘어난 ‘런치플레이션(lunch + inflation)’이 한솥의 호실적으로 이어진 것이다.
한솥은 1993년 가맹사업을 개시했다. 당시 서울 종로에 8평 규모로 첫 매장을 오픈했다. 현재 전국 가맹점 수는 약 800개다. 한솥은 향후 국내 3000개 매장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일본과 싱가포르, 미국 등의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30주년을 맞은 한솥은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영덕 대표 체제에서 이하림 씨를 대표로 추가 선임했다. 이영덕 대표가 올해 만 76세로 고령인 점을 감안해 경영승계 작업이 본격화했다. 2022년 이영덕 한솥 대표의 아들인 이하림 전략기획본부장을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공동대표에 오른 아들 이 대표는 1992년생이다. 대표로 선임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을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청담동 명품거리에 사옥을 매입한 것을 두고 한솥 경영 전략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한솥 소비자를 중심으로 저가 도시락을 대량으로 판매한 사업의 종착역이 결국 ‘강남 부동산’이냐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한솥은 도시락 등 식품 사업만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법인등기상 사업목적은 식품, 식당업 외 골프용품제조 수입 및 도소매업, 창고업, 부동산입대사업, 보험업대리 및 중개업, 통신판매업 등 여러 분야가 추가돼 있다. 청담동 빌딩 투자를 발판 삼아 사업 분야를 확장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일본의 대표 도시락 업체인 호토모토의 경우, 매점수가 2400개로 한국, 호주 등 해외에도 출점했으며 매출이 7000억원 전후이다. 한솥 관계자는 “한솥도시락 사옥은 31년만에 처음 생겼다”며 “현재 글로벌 진출에 대한 검토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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