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2.28 14:01
[붇이슈] "GTX 보고 집 샀는데 6억 하락"…GTX 호재 보고 집 사도 될까?
[땅집고] 최근 국내 최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인 ‘부동산스터디’에 GTX 때문에 집값이 급등했다 폭락한 이유에 관해 설명하는 글이 주목받고 있다. 이 글을 작성한 사람은 ‘나는 1000만원으로 아파트 산다’의 저자 시크릿 브라더다. 시크릿브라더는 GTX 노선이 예정된 지역 중에서 인덕원, 일산, 동탄의 대표적인 아파트들의 가격 변동을 살펴보며 가격이 떨어진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시크릿 브라더는 "부동산 시장에서 호재는 발표, 착공, 실현의 세 시점에서 가격이 크게 변하는데, 보통 사람들은 실현 전에 높은 가격에 매수하는 경우가 많다"며 "부동산 시장에서 호재는 상승장에서 가격 상승요인이 되지만 하락장에서는 그 힘이 약해지기 때문에 호재만 믿고 비싼 가격에 매수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했다. 그는 "항상 시장의 사이클을 고려하여 매수 타이밍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하 원문>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1호 초이스 헬퍼 & 부동산 가치평가사 '시크릿브라더'입니다.
오늘은 GTX 때문에 샀는데 집값이 폭락해서 고통받고 계신 분들 그리고 이번 GTX 호재를 보고 집을 매수하시려는 분들을 위한 포스팅입니다.
얼마 전 제가 즐겨 보는 채널인 이현철 소장님 채널에 이런 영상이 떴더군요. 인덕원 A아파트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GTX A 노선 호재를 받은 단지들을 자주 언급하기도 했었고, 소장님께서 말씀하시는 내용과 제가 계속해서 말씀드렸던 내용이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 저도 숟가락을 얹어 한 말씀 드려보고자 합니다.
1. 팩트 체크
실제로 많이 떨어졌던 지역 3곳을 가져와 봤습니다.
■ 인덕원(GTX C 인덕원역 + 월판선 + 인동선)
인덕원을 넘어 의왕의 대표 단지라고 볼 수 있는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입니다. 21년 11월 16.3억을 찍고 23년 1월 9.8억을 찍으며 무려 6.5억이 빠졌습니다. 위에 언급된 단지는 아니지만 이 단지 또한 대장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6억 넘게 빠진 게 팩트입니다. 현재는 2억 정도가 반등한 모습입니다.
■ 일산(GTX A 킨텍스역)
일산 전체 대장이라고 볼 수 있는 원시티입니다. M1,2,3 가격이 조금씩 다르지만 M1 기준으로 봤을 때 22년 3월 전고점 17억을 찍고 23년 5월 10.5억을 찍으며 여기도 6.5억이 빠졌습니다. 현재는 1.5억 정도 반등한 모습이네요.
■ 동탄(GTX A 동탄역)
동탄의 대표 아파트 (대장은 롯데캐슬로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더샵센트럴시티입니다. 전고점 14.8억에서 전저점 10억까지 떨어지면서 약 4.8억이 하락했습니다.
동탄은 교통호재뿐만 아니라 일자리 호재가 크기 때문에 하락폭이 타 지역에 비해 크지 않았고 반등도 빨랐습니다. 현재는 매물이 거의 13.5억으로 나와 있어서 반등폭도 상당한 모습입니다.
2. 왜 떨어졌을까?
가격이 떨어진 이유는 호재가 없어지거나 호재의 내용이 변해서가 아닙니다. 시장이 바뀌었을 뿐입니다. 여기에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호재는 상승기에는 상승의 기울기를 아주 가파르게 만들어줄 수 있는 힘이 있지만, 하락기에는 하락을 막을만한 힘은 없다는 것입니다. 타오르는 장작에 기름을 부으면 미친 듯이 더 타오르지만, 비에 젖어 불씨가 꺼진 장작에 기름을 부으면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과 똑같은 것이지요.
사람들은 상승기 때는 호재가 정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고 이것만 실현이 되면 정말 대단한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습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호재로 인해 입지 가치가 변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호재의 가치만큼만 가격에 반영되었냐 아니면 그 이상으로 반영이 되었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미 오버슈팅 된 가격에서 더 오를 거란 확신으로 꼭지를 잡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이 호재가 얼마나 크고 파급효과가 크냐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이 호재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매력 있는가를 판단하는 일입니다.
3. GTX D, E, F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얼마 전 GTX D, E, F 노선이 발표되었습니다. 말 많았던 D 노선은 B 노선과 연계되어 Y자 형태로 나왔고, 수도권을 순환하는 F 노선까지 나왔죠. 사람들은 우스갯소리로 이렇게 얘기하더군요. 이제는 수도권 전체에 GTX가 들어오니까 'GTX 생활권 VS 비 GTX 생활권'으로 구분을 해야 한다
득실을 생각해 본다면 GTX D, E, F 노선이 발표된 지역은 무조건 득입니다. 발표되면서 나쁠 건 전혀 없죠. 하지만 이것을 보고 바로 그곳으로 달려가야 하느냐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가장 빠르다는 GTX A 노선도 아직 개통 전(올해 3월쯤 개통 예정, 삼성역까지는 28년 개통)이고 B 노선과 C 노선은 아직 삽도 못 떴습니다.
이제 막 발표되었고 예타 통과도 못한 이 노선들이 과연 언제 실현될 수 있을까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과거 사례들로 봤을 때 최소 10년~15년은 걸릴 겁니다. 15년이면 사이클이 2번은 바뀔 수 있는 기간이죠.
과연 일부 사람들 말처럼 지금이 "가즈아"를 외칠만한 타이밍인지 또 그런 지역들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4.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
[호재의 발표]
신분당선 이야기가 나왔던 건 2000년~2001년 정도입니다.
[착공]
신분당선 착공은 발표가 난지 5년 정도가 지난 2005년 6월에 착공을 했습니다
[개통]
11년 : 강남 <-> 정자 구간 개통
16년 : 정자 <-> 광교 구간 개통
신분당선의 개통은 6년 후인 11년에 이뤄졌고 광교까지는 그로부터 5년 뒤인 16년에 개통이 되었습니다.
무려 강남과 연결되는 신분당선의 정자역 초역세권 단지인 상록우성입니다. 착공이 되고 실현이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가격이 계속 빠져서 13년까지 빠졌습니다. 개통은 11년에 했는데도 말입니다.
이유는 서울&수도권이 [하락기]였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호재는 사이클도 이겨내는 무적의 카드가 아닙니다. 아무리 큰 호재도 사이클 앞에서는 무기력하죠. 이것을 절대 잊으면 안 됩니다.
5. 부동산 호구가 되지 않는 법
'그래도 결국 호재 때문에 많이 오른 거 아닌가요? 끝까지 버티면 되지 않을까요?'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이 충분히 있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입니다.
상록우성이 저렇게 오른 것은 신분당선의 역할도 있었지만 서울&수도권의 상승 사이클 + 분당의 입지가치 상승(학군 + 교통 + 환경 등)이 함께했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분당의 입지는 2011~13년(개통 전)이나 2014~16년(개통 후)이나 크게 변한 것이 없습니다. 변한 것은 사이클입니다.
호재의 크기나 타이밍보다 중요한 것이 지금 어떤 사이클에 있느냐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호재가 있다고 해서 무턱대고 들어가기보다는 사이클에 우선하여 매수 타이밍을 보시는 것이 현명합니다.
보통 호재에 의해 가격이 크게 변하는 시점은 3번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호재가 발표되었을 때, 호재가 착공되었을 때, 호재가 실현되었을 때
호재가 발표되었을 때 내가 가장 먼저 가서 1등으로 저렴한 가격에 매수할 수 있다면 저는 이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물론 가격이 고평가가 아니라는 전제하에서 말이죠.
그런데 보통의 경우 호재가 발표되고 나서 호가가 몇 천은 뛰었을 때 그 이상 오를 것을 기대하고 매수를 하게 됩니다. 만약 지금이 상승장이라면 이 호재를 타고 호가가 계속해서 올라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하락장에서는 호재에 아예 반응을 하지 않거나 매물을 거두면서 호가는 오르는데 매수자는 반응이 없어서 실거래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일 때가 많았습니다.
현재 시장의 분위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1기 신도시 같은 확실한 호재가 있는 지역도 매물을 거두고 호가를 올리긴 하지만 매수자들이 잡을 생각이 없으니 다시 급매가에 거래가 되고 호가가 다시 내려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이번에 GTX 발표가 있었던 지역들도 같은 모습이 나올 거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대로 세 번째 가격 점프 시점인 호재의 '실현' 시점은 앞으로 10~15년은 기다려야 합니다. 호재 하나만 보고 이 지역에 10~15년을 묻어두기에는 너무나 큰 기회비용을 날리는 게 아닐까요?
여러 측면에서 고려했을 때 지금 당장 매수하러 달려갈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언제나 그렇듯 기회는 사람들이 아무 관심이 없을 때 있는 것이니까요.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은 이 호재 하나만 믿고 달려가서 비싼 가격에 그것을 잡는 것입니다. 무언가에 홀려 이런 우를 범하지 않게 조심하셔야 합니다. 이 글을 보신 분들이라면 꼭 그러셨으면 좋겠습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 월세 90만원에도 계약 대기까지 있다고? 수익률 끝판왕 임대형기숙사 ☞ 땅집고M
▶ 독보적인 실전형 부동산 정보, 국내 1위 부동산 미디어 땅집고 앱에서 쉽게 보기 ☞클릭!
▶ 꼬마 빌딩, 토지 매물을 거래하는 새로운 방법 ‘땅집고 옥션’ ☞이번달 옥션 매물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