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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개벽은 커녕…" 억대 마피·무피 쏟아지는 15억 청량리 오피스텔

    입력 : 2024.02.20 07:30

    [땅집고] “마피가 많이 나오다 보니까 서로 경쟁적으로 자기 걸 팔려고 할 거 아니에요. 후불 이자 그런 것들을 ‘내가 지원해 주겠다’ 이런 식으로 하면 6000만원 정도 되거든요. 거기에다가 취득세까지 지원하는 분들이 계셨죠.”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땅집고] 서울 지하철 청량리역 인근에 있는 오피스텔. /강태민 기자

    서울 청량리역. 고층 주거 시설이 줄줄이 들어선 이곳에 억대 마피가 붙은 오피스텔 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시 동대문구 청량리동 ‘힐스테이트청량리더퍼스트’는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했습니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전체 315가구 중 매매로 나온 곳만 80가구가 넘습니다.

    [땅집고] 서울 지하철 청량리역 인근에 있는 한 오피스텔. /강태민 기자

    힐스테이트청량리더퍼스트 전용 84㎡는 분양가가 12억~15억원대였지만 현재 매물 호가는 9억~10억원입니다. 이 단지는 지하 5층~지상 최고 43층, 3개 동, 전용면적 37~84㎡, 총 486실 규모의 오피스텔인데요.

    아파트처럼 전용 84㎡를 포함한 평형대를 포함해 아파텔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 단지는 올해 3월 입주를 앞두고 마이너스 피가 억대로 붙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만 해도 분양가보다 1억원대가 낮은 가격으로 나왔더니 현재는 분양가보다 2억원이 떨어진 가격에도 매물이 나와 있는데요.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M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제일 큰 매물 가격이 11억7000만원까지 있는데 계약금 포기하면 1억 1500만원”이라며 “여기에 마피가 많이 나오다 보니까 서로 경쟁적으로 자기 걸 팔려고 하면서 중도금 이자, 후불 이자를 ‘내가 지원해 주겠다’ 이런 식으로 하게 되면 쓰리룸 같은 경우에 한 6000만원 정도 되고, 추가로 6200만원 정도 되는 취득세까지 지원하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입주를 마친 오피스텔도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급매로 나오는 경우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준공한 롯데캐슬SKY-L65오피스텔은 무피 매물이 속출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초 준공한 힐스테이트 청량리역 오피스텔은 분양가보다 3000만원 낮은 가격의 급매 매물이 여럿 나와있습니다.

    분양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나오는 오피스텔이 수두룩하지만 팔리지 않는 이유로 고금리의 여파와 함께 오피스텔 수요가 전세에서 ‘월세’로 옮겨간 점이 지목됩니다. 구축 아파트만 즐비하던 청량리에 2021년 이후로 신축 오피스텔이 줄줄이 공사를 시작하면서 3억대 소형 오피스텔부터 10억을 훌쩍 넘기는 아파텔까지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땅집고] 서울 청량리역 인근 부동산에 붙어있는 갭투자 홍보문. /강태민 기자

    오피스텔 가격이 10억을 넘어서다 보니 청량리 오피스텔에는 갭투자로 매매를 하고 전세 임대차 수요를 기대한 수분양자가 상당수였는데요. 지난해 전세 사기의 여파로 빌라, 오피스텔 전세 수요가 급감하면서 잔금을 치를 여력이 없는 수분양자들이 경쟁적으로 마피 매물을 던졌다고 전했습니다.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S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마피가 2억이어도 현금으로 5~6억 정도는 들고 있는 사람만 살 수 있어 갭투자 수요가 없다”며 “월 임대 원룸은 보증금 1000만원에 임대료 100만원 수준으로 올랐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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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다가 지난해 부동산 침체기를 겪으면서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자 주택 매매 수요마저 아파트에 쏠렸습니다. 청량리에 있는 전용 84㎡오피스텔은 10% 이상 마이너스 피가 붙어도 인근 구축 아파트 급매보다 비싼데요. 힐스테이트청량리더퍼스트 전용84㎡는 1억 마피를 감안한 호가가 10억원인데 인근 구축 아파트 같은 평형이 10억원대 수준입니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청량리역 주변을 한꺼번에 대규모로 개발하면서 아파트 수요는 높은데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땅은 적은 상황이라 아파트 대신 중대형 오피스텔로 다 공급을 했다”며 “중대형 오피스텔은 갭투자로 사서 임대 사업하거나 전세 들어간 사람들인데 전세 수요도 줄어 들고, 아파트 보다 전용률이 확 떨어져 훨씬 좁다”고 했습니다. 최 교수는 “오피스텔 매매가, 전세가는 떨어지고 월세만 올랐지만 그 월세 가지고 이자 내기도 벅찬 상황에 처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땅집고] 정부 부동산 1·10대책 내용 중 일부 발췌. /그래픽=이해석 기자

    정부는 이달부터 2025년 연말 사이에 준공된 전용 60㎡ 이하, 수도권 6억원·지방 3억원 이하의 다가구 주택, 아파트를 제외한 공동주택, 도시형생활주택,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해서 취득세·양도세·종부세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기존 오피스텔 소유주들은 혜택을 받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억대 마이너스피가 붙어 나오는 오피스텔 매물이 한동안 줄을 이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서지영 땅집고 기자 sjy381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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